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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7월 10일 (금)

윤지연 원장

윤지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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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선생님 아니잖아요~~

개원가 일기



우리는 평소에 ‘우리’라는 말을 많이 쓴다. 우리 학교, 우리 선생님, 우리 나라... 물론 지금도 쓰고 있지만, ‘우리’라는 말은 상대방과 내가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무언가가 존재한다는 얘기인지라 이 말을 쓰면 왠지 더 가까워지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아이들도 ‘우리’라는 말을 잘 쓴다. 아니, 아주 많이 쓴다. 우리 유치원, 우리 반, 우리 선생님, 우리 엄마, 우리 아빠 등등... 아이들이 생각하는 ‘우리’의 개념은 생각보다 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어서 아이들이 ‘우리’라고 불러주는 순간 아이와 나는 아주 친밀한 사이가 되어버리는데 반대로 선의의 피해자가 생기기도 한다.



아이들이 몰리는 오후 시간이 되면 아이들이 뛰어오는 소리, 까르르 웃는 소리 등이 복도를 채우기 시작하면서 이내 정신이 없어진다. 복도를 함께 쓰는 다른 과의 선생님들 중에는 아이들의 시끄러운 소리에 정신이 없다고 불평을 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이 소리에 귀를 쫑긋 세우고 반기는 사람이 2명이 있으니 바로 나와 원장님이다.



원장님은 아이들을 너무 좋아하셔서 소아과에서 아이들 소리가 들리면 진료실 밖으로 나오셔서 아이들의 모습을 흐ant하게 바라보시면서 말을 건네시고는 한다.



하지만, 원장님이 아이들에게 “안녕?”하고 인사를 하면 아이들은 원장님의 마음도 모른 채 자기들이 보던 의사선생님이 아닌 처음 본 어떤 아저씨의 등장에 적잖이 당황을 하고 방어자세를 취하는 경우가 많아서 재잘재잘 말을 잘 하다가도 엄마 뒤에 숨거나 대기실에 있는 놀이집으로 들어가 버리기도 한다.



하지만, 한참 걸음마를 시작하고 엄마와의 분리불안이 어느 정도 해소된 유아들 중에 원장님에게 관심을 보이면서 안기기도 하고 볼에 뽀뽀도 해드려서 원장님이 기분을 한층 올려놓는 아이들도 있고, 소아과에 오래 다니면서 원장님과 친해져서 원장님 손을 잡고 진료실로 들어가서 먹을 것을 얻어오는 아이들도 있다.



그런데 오랫동안 소아과에 다니면서 원장님을 많이 봤는데도 도대체 원장님께 관심을 보이지 않은 한 아이가 있었다. 그래서 원장님이 최후의 수단을 준비하셨는데 바로 아이가 좋아하는 과자였다. 어느 날 복도에서 아이와 만난 원장님은 아이와 인사를 한 후 친근한 말투로 좋아하는 과자를 줄 테니까 선생님 진료실로 같이 가서 과자를 받아오자고 얘기를 했는데, 그 얘기를 들은 아이가 복도가 울리도록 크게 한마디를 하는 것이었다.

“우리 소아과 선생님 아니잖아요!!”



그렇지! 원장님은 우리 소아과 선생님이 아니시잖아요~.

이 얘기를 들은 나는 원장님께 약간 죄송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우리 소아과’라는 이름으로 똘똘 뭉친 우리의 관계와 아이의 투철한 의리에 어깨가 으쓱해졌다. 이 날 아이도 자신이 반소아과세력에 대항한 독립투사인양 무용담을 얘기하며 아주 자랑스럽게 진료를 받고 갔다.



이렇게 ‘우리 소아과’로 뭉친 아이들은 나의 든든한 지원군이다.

얘들아~~ 우리는 그렇고 그런 사이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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