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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1월 14일 (수)

한의학으로 키운 두 딸 대하는 심정으로 아이들 치료했죠

한의학으로 키운 두 딸 대하는 심정으로 아이들 치료했죠

성조숙증 분야로 최우수 브랜드상을 수상한 정은아 원장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최근 대한민국보건산업대상시상위원회가 주최하는 제12회 대한민국보건산업대상에서 최우수 브랜드상을 수상한 정은아 우아성한의원 원장에게 수상 소감과 전문 분야에 대한 철학을 들어봤다.



우아성2



[한의신문=민보영 기자]



Q. 수상 소감은.

제가 성조숙증에 관심을 처음 갖기 시작할 즈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집계한 성조숙증 환아는 1만명을 갓 넘은 수준이었다. 일반인들의 성조숙증에 대한 인식 역시 전무하다시피 했다. 지난해 기준 성조숙증으로 진료받은 환아는 9만5524명을 기록했다. 이는 기존에 비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 수치다. 저는 이렇게 늘어날 수밖에 없는 원인은 환경과 문화의 변화에 있다고 생각했다. 성조숙증을 알리기 위해 한의원 내에서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을 위해 진료가 없는 날이면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동분서주 뛰어다녔다. 이런 수고를 이제 인정받은 듯 해서 뿌듯하다.



Q. 어떤 점이 수상에 영향을 미쳤을 거라고 보는지.

건강한 생활습관을 보급해 성장기에 일어날 수 있는 질환을 예방하는 것은 의료인의 책임이자 의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성장기 아이들의 성조숙증과 성장부진, 소아비만의 예방을 위해 다양한 규모의 세미나들을 개최해 왔다.

2013년부터 200석 가량의 대규모 강당 세미나를 개최해 왔으며, 30여 명이 모이는 소규모 모임을 통해 질의와 응답을 하는 세미나도 50여 차례 진행했다. 2개월에 한 번씩은 초등학교 학부모회에 강의를 하고 있으며 한국교육개발평가원 강사로 성조숙증과 성장, 성교육에 대한 강의 매월 1~2회 진행 중이다. 지난해 7월에는 국회에서 '어린이건강안전법' 제정을 위한 청원을 했고 지난 2월에는 어린이 건강과 성장에 미세먼지와 실내공기가 미치는 영향에 대한 해법을 찾기 위해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국회의원이 함께하는 토론회도 열었다. 이렇듯 국가의 미래라고 할 수 있는 소아청소년들의 건강을 위해 발로 뛴 것이 가장 큰 이유인 것 같다.



Q. 성장·성조숙증 분야의 임상 트렌드가 있다면.

임상에서 내원하는 아이들을 보면 정말 질병으로 분류가 되어야 할 정도의 성장장애나 성조숙증인 경우도 있지만, 약간 작긴 하지만 정상 범위에 있는 아이를 단순히 키를 몇 cm 더 키우고 싶어서 내원을 하는 경우도 있다. 또 2차 성징을 수치스럽게 생각하는 잘못된 성인식 탓에, 무작정 아이에게 겁주고 너무나 건강하게 성장을 해서 약간 빠른 정상의 초경시기를 무조건 지연시키고자 하는 경향이 있어 보인다. 그러다 보니 성호르몬 억제 주사나 키 성장을 시켜준다는 주사, 각종 건강보조식품들을 오·남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향은 외모에 치중하는 현대 사회적인 트렌드와도 통하는 부분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자신의 아이가 정말 치료가 필요한 상황인지 판단하기 위해 전문의와 상담해 정확한 진료를 받기 바란다.



Q. 성조숙증 분야에 특화된 진료를 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성조숙증은 한방부인과 전문의로서의 제 영역과, 두 딸을 건강하게 키운 엄마로서의 역할을 접목시키기에 가장 좋은 진료 분야라고 생각한다.

저는 임신테스트기 양성 판정이 나오면 그날 바로 임신 초기 한약을 처방해서 먹고, 입덧하고 빈혈이 생겨도 한약을 먹었다. 출산 이후에는 신생아의 태독을 풀어 주기 위해 3일간 황련감초물로 입을 씻어주고, 태열이 생기지 않게 한약재 달인 물로 목욕시켰다. 그 덕분에 14살, 11살의 두 딸이 독감 예방접종 한번 맞지 않았는데도 독감 한번 걸린 적 없다. 항생제를 복용한 횟수는 한 손으로 꼽아도 손가락이 남을 정도다. 이렇게 한의학적으로 아이들을 키우면 정말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데 이 사실을 잘 모르는 현실이 안타깝다. 여성 질환을 보더라도 성인보다도 소아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항상 했다. 성조숙증은 어린이가 성인이 되어 가는 중요한 성장과정에 문제가 생긴 아이들이다. 이 질환은 한의사가 개입해 건강한 성인을 준비하기에 적절하다. 특히 진성특발성 성조숙증은 여아의 발생률이 90%에 달하기 때문에, 이른바 ‘소아청소년부인과’ 영역으로 접근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소아기에 머물러 있게 만드는 것이 치료가 아니다. 현재의 병약함이나 불균형을 해소해서 건강한 소아가 되게 하고 제 때에 신체적, 정신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그에 적응을 잘 할 수 있도록 가이드 해주는 게 한의사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Q. 치료 과정에서 인상 깊은 사례가 있다면.

저희 한의원은 해외로 광고를 하는 것도 아닌데 개원 초기부터 국내보다 유독 해외에서 연락이 먼저 오는 편이다. 그 동생의 동생이나 지인의 지인을 통해 소개받고 진료를 하는 경우가 잦아 감사한 마음이다.

한 번은 호주에 있는 중학교 1학년 여학생이 엄마를 졸라서 꼭 한국에 있는 그 한의원을 가야겠다고 해서 비행기를 타고 한국에 왔다. 하지만 학생의 성장판이 거의 닫혀 있어서 더 해 줄 건 없었던 안타까운 예가 기억이 난다.

이렇듯 어릴 때 한약이나 한의원을 경험을 한 아이는 성인이 되어서도 자신의 건강에 문제가 생길 때 대학병원이나 양방의원만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한의원이나 한방병원까지 사고의 폭을 넓힐 수 있게 될 것 같다. 그래서 아이들이 내원환자의 100%인 한의원 원장으로서 아이들이 오고 싶은 병원을 만들어야 한다는 사명감을 절실히 느낀다.



Q. 대한여한의사회 학술이사와 병행하면서 어려움은 없으셨는지.

27대 대한여한의사회는 대한한의사협회 회장의 탄핵과 신임 회장 선거라는 역사적인 변화를 겪는 중에 갑작스럽게 출범이 됐다. 저도 27대 대한여한의사회의 학술이사 제의를 받고 결정하는 데까지 시간이 넉넉하지 않았다. 학술이사다 보니 세미나 기획과 개최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해야 하는데, 인수인계도 없었던 데다 여한의사회의 사무국장도 공석인 상황이라 시쳇말로 ‘멘붕’이 올 정도였다. 진료 짬짬이 좌충우돌 여기 저기 전화해서 물어가며 준비를 했는데, 최정원 회장님이 가장 중요한 타이밍에서 지원을 해주시고 한의협 관련 부서의 도움으로 보수교육평점 승인을 받았다.한의계 내에서 뿐 아니라 대외적으로 한의사를 알리고 여한의사의 입지를 넓혀가기 위해 기회가 되면 외부 행사와 이벤트에 참석해서 대한여한의사회의 존재를 한번이라도 더 알리고 싶은데, 진료에 매인 로컬 원장이다 보니 답답할 때가 많아 아쉽다.



Q. 지난달 30일 여한의사회에서 멘토링 후속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참여 계기와 소감은?

지난 5월23일에 대한여한의사회에서 한의대 여학생들을 위한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해 여한의사의 진로에 대한 개요를 보여준 적이 있다. 그것만으로도 참석한 학생들의 만족도가 정말 높았었고, 저 역시 학생 때 이런 정보를 접할 수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그러다 여한의사회 회장님이 선배들의 실제를 경험할 수 있게 하는 후속프로그램을 하고 싶다고 하셔서 흔쾌히 저도 동참하게 됐다.

이번 멘토링 후속 프로그램에서 저는 한의원 직원들이 어떤 일들을 하는지도 학생들에게 직접 경험하게 하고, 진료할 때 참관도 하면서 하루 일과를 모두 보여줬다. 의사로서 배워야 할 것들은 배울 기회들이 많은데, 한의원의 각종 살림을 하고 경영자와 직원들의 관계를 설정하는 등 실제 한의원 운영과 경영에 관련된 것들은 보고 배울 기회가 없는 한의계의 현실을 잘 알고 있는 선배로서 그런 부분들을 좀 더 느끼게 해 주고 싶었다.그날 참여한 학생 중 한명이 장문의 메시지를 보냈다. 톡을 보내 주었는데, 그 내용 중에 우아성은 원장의 비전과 직원들의 비전을 함께 공유하며 유능한 선장의 지휘 아래 같은 곳을 향해 노를 저어가는 선원들이 함께 하는 멋진 배를 본 것 같다고 표현했다. 앞으로도 이런 계기가 있다면 또 오픈해 그간에 더욱 성장한 모습으로 후배들을 맞고 싶다.



Q. 한의신문에 남기고 싶은 말씀은.

한 가지 질환에 대한 특화 진료를 하다 보니 ‘한우물을 판다’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하는 느낌이 올 때가 있다. 한의학이 인체기관을 하나하나 떼어서 생각할 수 있는 구조는 아니지만, 하나의 질환이나 증상, 증후를 기준으로 한 진료는 한의학적인 패러다임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한의학이 치료의학으로서 발전할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이라고 생각한다. 이렇듯 한 우물을 파고 있는 전국의 명의들을 찾고 그 명의들이 한의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장을 만들어 주시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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