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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7월 04일 (토)

우리의 장애인 친구들은 어디로 간 것일까?

우리의 장애인 친구들은 어디로 간 것일까?

어떤 사회가 가장 이상적인 사회인가? 장애인의 건강권, 이동권, 주치의 제도 등 장애인이 우리 사회에서 함께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게 ‘장애인이 행복한 사회’

한의사와 장애인 주치의 사업 (下)



2153-10-1미국 유아 그림책에 등장하는 장애아이



이제 저도 부모가 된지 5년이 되었습니다. 즉 저의 딸이 만 5세가 되었다는 얘기입니다. 아이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는 일은 부모로서 매우 행복한 일입니다. 잘 되지는 않지만 동화구연을 한다고 목소리를 변조하며 책을 읽어주다 보면 아이는 까르르 웃기도 하고 때로는 무서워 하기도 하지요.



영어 조기교육이 유행인지라 우리 집에도 동화작가 에릭칼의 책이 여러 권 있습니다. 그 중 ‘Today is monday’라는 책을 우리 딸 연두에게 읽어주었답니다. Today is Monday, today is Monday. Monday string beans. All you hungry children come and eat it up.



이런 식으로 월요일엔 완두콩, 화요일엔 스파게티. 친구들아 이리와 먹자 하는 노래인데, 이 책을 신나게 읽어주다 맨 마지막에 이 그림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아이들이 식탁에 모여 식사를 하는 장면인데 맨 왼쪽의 아이를 보십시오.



무제



휠체어를 타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아이들을 위한 일상을 그린 그림책에 장애 아이를 그린 책이 있을까요? 단언컨대 없을 것 같습니다. 아마도 이 그림처럼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는 장애를 가진 친구들과 어울리는 게 흔한 일인 듯합니다.



우리의 장애인 친구들은 어디로 간 것일까요? 우리나라는 어려서부터 장애인 친구들은 비장애인 친구들과 동떨어져 생활하게 하고 심지어 관리가 편하다는 이유로 사회로부터 격리돼 장애인 시설에서 자라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리고 그 시설 속에서 자라는 아이나 장애인들이 얼마나 비인간적인 처우를 받는지 우리는 ‘도가니’ 같은 영화나 심심치 않게 들려오는 뉴스를 통해 알고 있습니다(물론 모든 시설이 그렇지는 않겠지만 시설의 취지와 속성이 대개 그러합니다).



서두에서 얘기하였듯 분명히 더 많은 장애인들을 만날 수 있어야 하고 함께 공동체를 이루어 지내야 하는데 우리에게는 그런 기회가 많이 부족합니다. 장애인을 음지에 두지 않아야 합니다. 사실 부끄럽지만 저도 이런 생각을 가진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독립진료소에서 장애인 진료를 시작하면서부터 인 듯합니다.



그러니까 저도 장애인을 만나게 되면서부터 이런 생각들을 가질 수 있게 되었던 것이지요. 우리가 더 많은 장애인들과 같은 공간과 시간들을 나눈다면 우리가 가진 편견들을 깨뜨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한의사 선생님들에게도 적극적으로 장애인 환자분들을 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아무리 좋은 제도와 법안이 만들어진다 해도…



제가 버스에서 겪은 일화를 끝으로 글을 마무리할까 합니다. 버스를 타고 퇴근 하는 길이었습니다. 한 정류장에서 장애인 한 분이 타셨습니다. 만원버스는 아니었지만 사람이 꽤 많은 버스, 장애인석에 앉아 있던 사람이 일어나고 느릿느릿 저상버스의 연결 부분이 내려가고 장애인 분이 올라오고 버스 한가운데 공간을 차지하니 사람들이 불편해 하는 기색을 보였습니다.



대놓고 불만스런 얼굴을 하는 사람도 있고 어떤 사람은 문장을 완성하지는 못했지만, “아이 참..” 이라며 노골적으로 불편함을 표시했습니다. 장애인 분은 민망한 얼굴이 되어 그렇잖아도 움추렸던 몸은 전동휠체어 안으로 더 오그라 들고 말았습니다.



우리는 장애인의 건강권, 이동권, 주치의 제도 등 장애인이 우리 사회에서 함께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제도들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제 생각에는 그 버스 안의 사람들이 느끼는 ‘불편함’, 그리고 장애인 분이 느끼는 ‘미안함’. 이런 것들이 해소되지 않는 한 아무리 장애인을 위한 좋은 제도와 법안이 만들어진대도 그것이 제대로 실현되기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사회가 가장 이상적인 사회인가?라고 묻는다면, 저는 단언코 ‘장애인이 행복한 사회’라고 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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