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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7월 07일 (화)

보건복지부의 보건부 독립, 꼭 필요한가?

보건복지부의 보건부 독립, 꼭 필요한가?

조직 개편의 실효성 문제 및 양의계 독단적인 행보 대해 우려의 목소리 높아져

보건·의료 및 복지 기능간 유기적인 연계성 필요…독립의 역효과 우려도 제기



최근 메르스 사태에 제대로 된 대처를 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보건복지부에서 보건부를 독립시켜 보건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의사협회와 병원협회 등 양의계를 중심으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점차 이러한 주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유는 보건복지부의 독립 주장은 이미 지난 2003년 사스, 2009년 신종 플루 등을 겪으면서 제기됐던 해묵은 주장에 불과하며, 과연 보건복지부 독립이 이 같은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방안이 될 수 있을까라는 의문 제기와 함께 메르스 사태를 이용해 양의계 주도의 의료체계를 구축하려는 편협한 처사가 아닌가라는 의구심까지 불러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전병률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前 질병관리본부장)는 한 일간지를 통해 “보건부를 만들려면 환경부 소관의 환경보건, 고용노동부 소관의 산업보건 등 각 부처에 흩어진 보건기능을 모아야 한다”며 “그럴 경우 정부 조직 전체에 손을 대야 한다”며, 보건복지부 독립의 효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또한 의료전문가들은 “지난해 세월호 참사 이후 ‘국민안전처’가 신설되는 등 정부조직 개편을 했지만 그 실효성에 대해서는 의문”이라고 지적하는 한편 특히 “현재 보건복지부 소관업무 가운데는 기초생활보장과 기초의료보장 등 보건과 복지를 따로 뗄 수 없는 사업이 상당수”라며 “만약 보건복지부가 분리된다면 업무가 이원화되면서 부처간 칸막이로 소통이 약화될 수 있는 만큼 보건과 복지를 분리하는 것이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도 있어, 보건복지부의 독립 문제는 신중하게 대처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정창화 단국대 행정학과 교수도 한 일간지를 통해 “저소득층의 기초생활보장 등과 같이 한국에서는 보건·의료 기능과 복지 기능간 유기적인 연계성이 요구되고 있다”며 “(보건복지부를 독립하려는)정부 조직 개편보다는 질병관리본부 재설계 등을 통해 문제를 개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혀, 이러한 주장에 뒷받침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지난달 26일 국회에서 개최된 ‘메르스 위기 극복을 위한 국가보건의료 발전방안’ 토론회에서도 강민아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는 “행정학 이론이나 경험에서 봤을 때 가장 실현가능성이 없는 대안이 바로 정부조직 개편”이라고 주장하며, 보건복지부 독립의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 같은 각계 전문가들의 우려의 목소리뿐만 아니라 시민사회단체에서도 보건복지부의 독립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높아져만 가고 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의 경우 논평을 통해 “의협이나 병협 등 양의계의 보건부 독립 주장에 우려를 표명하는 이유는 소위 ‘전문가주의’로 포장한 ‘보건의료정책 결정에서의 의료공급자 주도’라는 속내가 깊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보건부 신설과 보건 분야의 정책을 강화하기에 앞서 공공의료를 더욱 강화하고, 한국의료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보건의료인력 확충과 더불어 병원의 안전시스템 강화 및 종국적으로 민간 중심의 의료환경을 바꾸고 의료전달체계·의료공급체계를 공공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재정비하는 것이 제2의 메르스 사태를 방지하는 근본적인 대책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와 함께 양의계 중심의 보건부 독립 목소리에 대해 여타 보건의료단체들도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의료계 관계자는 “만약 보건복지부가 독립되고, 여기에 양의사 출신 인력이 고위직에 진출할 경우 현재 여타 보건의료계와의 갈등을 빚고 있는 양의계 중심의 의료정책이 강화될 우려가 농후하다”고 지적하며, “‘팔은 안으로 굽는다’는 말처럼 현재와 같이 갈등을 겪고 있는 각종 보건의료정책 추진에 있어 과연 형평성 있는 정책이 추진될지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지난 6일 국회에서 보건복지부의 독립을 주장하는 내용 등을 주장하는 기자회견에 의협과 병협을 비롯 치과의사협회, 간호협회, 약사회 등이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정작 기자회견은 의협과 병협만이 참석해 진행되는 등 양의계의 독단적인 행보에 불만이 쏟아지고 있는 형국이다.



이와 관련 의료계 관계자는 “이날 진행키로 한 기자회견은 의협에서 보건부 독립을 주요 내용으로 한 기자회견에 함께 하자는 일방적인 요청이었다”며 “보건복지부의 독립 문제는 우리나라 보건의료체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안인 만큼 모든 보건의료단체들의 상호간 의견 조율 및 협의를 통해 이뤄져야 할 문제이지, 어느 한 단체의 일방적인 추진으로는 결코 해결될 수 없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한 한의계 관계자도 “메르스 사태의 종식을 위해 모든 국가 보건의료체계의 역량을 결집해야 할 시기에 정부조직 개편을 주장하는 자체가 사회적 혼란을 틈타 자직능의 이기주의를 실현하려고 한다는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며 “정부 조직 개편에 앞서 이번 사태에 대한 명확한 원인을 분석하고, 그에 따른 해결방안을 강구해 나가는 것이 제2의 메르스 사태를 막을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일 뿐 아니라 국민건강을 책임지는 보건의료인의 올바른 자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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