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의신문] 한국이 한의학 국제표준 개발에서 입지를 한층 넗혔다. 한국이 참여해 개발 중인 국제표준 5건이 다음 단계로 진입한 데 이어, 신규 국제표준 3건 개발에 공동 참여하는 성과를 거뒀다.
한국한의학연구원(원장 고성규·이하 연구원)은 국제표준기획팀(팀장 이유정)이 한국이 참여해 개발 중인 국제표준 개발과 관련한 이 같은 내용을 7일 공개했다.
이번 성과는 지난 5월31일부터 6월4일까지 일본 도쿄에서 열린 2026년도 제1차 국제표준화기구(ISO) 전통의학 기술위원회 한의학 분과위원회(ISO/TC 249/SC 1) 총회에서 확정됐다.
이번 총회에는 한국, 중국, 일본 등 19개국에서 160여 명의 전문가가 온·오프라인으로 참석해 총회와 작업반 회의 등 9개 회의를 진행하며 전통의학 분야 국제표준 개발 현안을 논의했다.
의장단 회의에서는 전통의학 기술위원회의 구조 변화에 따른 향후 업무계획을 논의했으며, 작업반별 회의에서는 개발 중인 국제표준 문서 검토와 신규 국제표준안에 대한 심의가 이뤄졌다.
특히 이번 총회에서는 한국이 참여 중인 국제표준 5건이 모두 다음 개발 단계로 진입했다.
먼저 ‘DNA 바코드를 이용한 한약의 유전자 분석 일반요건’은 작업초안(WD) 단계에 진입했다. 이 표준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원하며 한약재의 유전자 기반 품질관리 체계 구축을 위한 기준을 마련하는 내용이다.
또 ‘일회용 도침’과 ‘설진기 시험방법’은 위원회 단계(CD)로 진입했다. 도침 표준은 동방메디컬이, 설진기 시험방법은 한국한의학연구원이 각각 개발을 지원 중이다.
더불어 ‘경혈 전자약’ 기술보고서는 기술보고서 질의(DTR) 단계로, ‘진단정보를 위한 임상지식구조-2부: 맥’은 국제표준안 질의(DIS) 단계로 각각 진입하면서 국제표준 제정을 위한 논의가 더욱 본격화 할 전망이다.

연구원은 이번 성과를 통해 한약재 품질관리뿐 아니라 한의 의료기기와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의 국내 기술과 연구성과를 국제표준에 반영할 수 있는 기반이 확대됐다고 의미를 평가했다.
이번 총회에서는 중국이 제안한 신규 국제표준안 3건에도 한국이 공동 프로젝트 리더를 맡기로 결정됐다. 대상은 행인, 고삼, 노회 등 개별 한약재의 품질 규격을 정하기 위한 국제표준안이다.
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은 중국과 함께 프로젝트를 공동 주도하면서 국내에서 유통과 활용 비중이 높은 한약재의 품질·안전성 기준 마련 과정에 직접 참여하게 됐다”며 “이를 통해 국제표준 개발 과정에서 국내 산업계 의견을 보다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국내 한약재 품질기준을 국제 수준으로 높일 수 있는 기반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총회에서는 국제표준 문서에 한자(병음 포함)를 표기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한국 전문가들은 ISO 표준 작성원칙을 근거로 특정 언어 문자의 추가 사용이 국제표준의 보편적 이해와 회원국 간 일관된 적용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하며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논의 결과 해당 안건은 보류됐으며, 국제표준 문서의 표기 원칙과 관련된 사안인 만큼 향후에도 지속적인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ISO의 공식 언어는 영어·프랑스어·러시아어이며, 대부분의 국제표준은 영어를 기반으로 개발되고 있다.
한편 연구원은 식품의약품안전처 지정 표준개발협력기관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이번 국제표준화 성과는 한국한의학연구원 기본사업과 식품의약품안전처 표준활동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