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장성 광주광역시 서구한의사회장
[한의신문=기강서 기자] 지난달 보건복지부와 한국한의약진흥원이 개최한 ‘2024 한의약 건강돌봄 사업 성과대회’에서 광주광역시 서구한의사회가 한의약을 통해 지역주민의 건강 복지 증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한국한의약진흥원장상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본란에서는 배장성 광주 서구한의사회장에게 수상 소감 및 돌봄사업에서 한의약이 공헌할 수 있는 방안 등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Q. 한의약진흥원장상 최우수상을 수상한 소감은?
먼저 사업에 함께 참여해준 동료 원장님들과 방문진료시 동행하는 간호보조인력 선생님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다. 점심시간이나 휴진일에 시간을 내 방문진료를 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인데 선뜻 참여해줘 사업을 성공적으로 진행할 수 있었다. 그리고 방문진료가 잘 진행될 수 있도록 여러 가지로 협조해준 서구청 스마트통합돌봄과 담당자 분들에게도 감사드린다. 전국에서 한의건강돌봄사업을 하고 있는 분회가 많은데 먼저 상을 받게 돼 송구스럽고 앞으로 더 많은 책임감을 가지고 일할 것을 약속드린다.
Q. 돌봄사업을 통해 어떤 활동을 진행했는지?
주된 활동은 직접 환자의 집에 찾아가 진료를 하는 한의방문진료다. 서구청은 각 지역 행정복지센터에서 대상자를 추천받아 심사·선정 후 명단을 서구한의사회에 전달한다. 우리는 이 명단을 받아 가까운 원장님에게 방문진료를 요청해서 일을 진행했다. 이렇게 도시권이라 할지라도 의료혜택이 부족한 환자를 발굴해 한의사가 자택에 직접 방문진료를 함으로써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일조하고 있다.
Q. 사업을 진행하면서 기억에 남았던 일은?
방문진료는 환자의 집에 방문해 1대1로 진료하고 대화하기 때문에 개인적인 사생활(고향, 배우자, 자녀 등)부터 주거환경, 식사상태 등 환자에 대한 정보를 많이 알게 된다. 어느 날 이런 대화를 통해 환자가 위로받고 있음을 알게 됐을 때, 원내에서 무뚝뚝하거나 냉정하게 대화를 나눴던 과거의 내 모습이 부끄러웠다. 그 후로는 환자와 대화할 때 좀 더 따뜻하게 대하고, 집중해서 들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또한 방문진료가 종결된 환자 중 혼자 사시는 경우에는 잘 지내고 있는지 안부전화하거나 근처 방문진료시 잠시 들려 인사하고 오고는 한다. 그러던 중 작년 8월 지속된 열대야로 더운 날 자택에 방문을 했는데 방 자체가 찜통에 땀을 뻘뻘 흘리고 고열로 혼자 있는 모습을 보게 됐다. 상황 파악 후 응급처치를 하고, 행정복지센터와 서구청에 연락해 수속 조치를 취하도록 한 경험이 있다. 다행히 그 환자는 지자체에서 오신 분과 병원에 동행해 치료받고 지자체에서 새로운 선풍기도 지원받았다. 다행히 그날 관심차 잠시 방문해 발견한 덕분에 더 큰 사고를 예방할 수 있었다.
Q. 사업을 진행하면서 아쉬웠던 점은?
각 지자체에서는 의료 관련 사업에서 한의과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잘 모르고 있다. 그래서 광주 서구청이 2019년 ‘복지부 지역사회 통합돌봄 선도사업’에 선정된 후 방문의료사업을 추진할 때에도 초기에는 한의과가 제외됐었다. 광주광역시가 2013년부터 6년 동안 경로당주치의 사업에 한의과, 의과, 치과가 참여해 한의과가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많은 성과를 도출한 상황에서도 그러했다.
이런 상황은 복지부에서 의료 관련 시범사업시 의과를 최우선으로 선정하고 진행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는 이런 사업에서 한의과가 배제되지 않고 처음부터 함께 참여하도록 대한한의사협회 및 학회가 더 관심을 가지고 노력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분회나 지부에서 사업을 진행할 때 필요한 자료나 사업결과를 통계처리할 때 어디에 도움을 요청할지 막막할 때가 많았다. 그런 와중에 한국한의약진흥원에서 개발된 자료들은 사업을 진행할 때 큰 도움이 됐다. 그리고 인근 지역에 있는 김동수 동신대 한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님과 김경한 우석대 한의대 교수님 두 분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이렇게 대한한의사협회와 지역 한의대 더 나아가 학회가 도움을 준다면 각 지역에서 사업을 진행할 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한의약이 지역주민 건강돌봄에 더 공헌할 수 있는 방안은?
지역 내 주민건강돌봄은 결국 생애주기별로 다르게 접근을 해야 한다. 현재 각 지자체마다 ‘생애주기별 한의약 건강증진사업’이 이뤄지고 있고, 매년 중앙정부에서 평가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그런 정보나 자료에 대해 접근하고 열람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지금까지 각 지자체별로 시행한 ‘생애주기별 한의약 건강증진사업’의 총정리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대한한의사협회와 학회가 TF팀을 구성해 자료의 수집, 결과분석,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 지자체별로, 학회별로, 연구기관별로 각자 해왔던 것을 2~3년에 1번씩은 한곳으로 모아서 자료를 구축하고 열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것을 기반으로 타 지역에서도 사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또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고 진행 되도록 협회가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생애주기별 중에서 특히 노인 부분이 현재 화두인데 다양한 돌봄 정책들과 시범사업들이 진행되고 있다. 한의약이 노인의학 파트에서 영역을 구축해야 하지만 현재는 너무 미비한 상황이다. 의과에서는 노년내과라고 진료과가 개설돼있지만 한의과는 노인전문 진료과가 없는 상태다. 앞으로 협회와 학회, 대학병원이 더욱 분발해서 한의사가 노인의학의 전문가로 인정받도록 힘써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Q. 이밖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2019년 사업을 처음 시작할 때는 7명의 원장님들뿐이었지만 현재는 27명의 원장님들이 함께 하고 있다. 요즘같이 무덥고 습한 날에 외출해 방문진료를 하는 게 쉽지 않은데도 묵묵히 참여해 주시는 원장님과 간호보조인력 선생님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그중 특히 김슬기 원장님(명제한의원)과 간호조무사 박영미 선생님께 감사를 전하고 싶다. 김 원장님의 헌신으로 육아휴직 중 2019년부터 2022년까지 방문진료를 전담해 주셨기 때문에 이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또 전담 간호보조인력으로 함께해 주신 박영미 선생님 덕분에 2인 1조로 방문진료를 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었다. 지금은 간호사의 꿈을 이루기 위해 올해 간호대학교에 입학해 열심히 공부 중이신데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처음 사업을 진행할 때는 막막하고 혼란스러웠지만 손을 내밀어 주고 함께해 주신 여러분들 덕분에 시작하고 성장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처럼 항상 많은 관심과 애정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