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귀는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해 오돌토돌한 구진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얼굴이나 손에 발생한 경우 미용적으로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며 한번 생기면 몸의 여러 곳으로 잘 번지고, 나았다가도 재발이 잘돼 문제가 된다. 이런 경우 연구를 통해 효과가 입증된 한의치료를 고려해 볼 수 있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한방피부클리닉 김민희 교수와 함께 사마귀의 한의치료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한다.
여름철 더 많이 발생하는 사마귀
사마귀는 인유두종 바이러스(HPV) 감염에 의해 발생하며, 여름철에 더 잘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이러스가 습하고 더운 환경에서 더 잘 번식할 뿐 아니라 여름철에 맨살이나 맨발 노출이 많아 감염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2년 12월부터 2023년 11월까지 월별 바이러스성 사마귀로 진료받은 환자 수는 겨울 (12-2월)에 비해 봄부터 늘어나 여름에는 겨울에 비해 약 27% 이상 급증했다가 가을부터 다시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사마귀 치료에 가장 흔히 사용되는 방법은 바르는 약, 레이저, 액체 질소를 이용한 냉동 요법 등으로 각질 병변을 제거해 피부 밖으로 보이는 부분을 없애는 것이다. 하지만 시술 중 통증이 심하고 시술로 손상된 부위가 회복되는 데 시간이 걸리며 흉터가 생기기도 한다. 또 재발이 잦고 간혹 더 넓어지기도 한다. 사마귀 처음 발생 후 번지는 속도나 치료 후 재발되는 정도는 각 환자의 면역력이 좌우한다.
한의치료, 부작용 적고 치료개선 효과 높아
시술받기 어려운 어린이나 통증에 민감한 어른, 발이나 손 등 냉동치료 후 바로 시술부위를 사용 못 하면 불편함이 큰 경우, 시술 후 흉터에 대해 두려움이 있는 경우 한의치료를 시도해 볼 수 있다. 특히 바이러스 억제 효과가 뛰어난 봉독약침을 많이 사용한다. 이와 함께 몸 밖에서는 침과 뜸으로 과각화된 피부를 직접 줄이고, 몸속에서는 면역력을 키우는 한약을 통해 바이러스 사멸을 유도하게 된다. 피부 병변 자체는 물론 면역력 개선까지 기대할 수 있어 더욱 효과적이다. 침이나 뜸 시술은 시술 후 상처가 크지 않아 바로 시술부위를 사용할 수 있고 통증이 적으며 흉터를 남기지 않는다.
사마귀 치료에 있어 한의치료의 효과는 여러 연구에서 밝혀진 바 있다. 김민희 교수는 올해 봉침을 사용해 발바닥 사마귀를 완치시킨 증례를 올해 SCI급 저널인 Explore지에 발표했다.
증례에서는 다발성으로 16개가 발생한 발바닥사마귀에 봉독치료를 주 1회 간격으로 8회 시행했고, 그 결과 사마귀가 완전히 없어졌으며 4주 후에도 재발 없이 유지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외에도 인유두종바이러스에 대한 한약치료 효과, 봉침의 사마귀바이러스에 대한 항바이러스 효과 등이 보고되기도 했다.
김민희 교수는 “사마귀 한의치료는 효과가 클 뿐 아니라 부작용도 적다”며 “통증에 대한 두려움으로 냉동치료가 어려운 경우, 너무 넓은 부위에 생겨 시술이 어려운 경우, 면역력이 떨어져 사마귀가 계속 재발해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한 경우 등에 한의치료를 시도해 보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