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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6월 22일 (월)

신광호 연구원

신광호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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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그라미 규정 그리고 한의학 연구



중국 선종의 귀종 선사란 분이 배추밭에 들어갔다가 한 포기의 배추에 동그라미를 그려 놓고 대중에게 말했다. “아무도 이것을 건드리지 마라.” 이 말에 제자들 중 누구도 그 배추를 뜯는 이가 없었다. 귀종 선사가 몇 일 뒤에 배추밭에서 그 배추가 남아 있는 것을 보고 주장자를 들어 제자들을 마구 때리면서 말했다. “이 한 떼거리 속에 지혜 있는 놈이 하나도 없구나!”



과학을 연구하는 것은 가치있는 발견을 통하여 세상을 이롭게 하는데 그 덕목이 있을 것이다. 요즘 신종 플루가 만연하고 있다. 이것을 퇴치하는데 과학적인 연구를 내세우고 있으며 실제로 정부는 이와 관련하여 매우 효과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타미플루를 투여하는 시점을 임상지침으로 정해놓고 가능하면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신종 플루 예방백신을 개발하여 학생들에게 접종하고 있다. 이러한 제반 행위에는 과학적인 연구가 뒷받침이 되고 정책적인 배려가 존재하기에 가능했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면 한의학을 연구하는 사람은 스스로 반성해야 한다. 지금 한의학은 신종 플루를 퇴치하기 위한 방법을 제시하고 있는가? 연구하고 있다면 이것을 실제 국민보건에 이바지할 정도로 연구하고 있는가?



다행스럽게도 진전된 연구가 있었고 지금도 진행되고 있다고 믿는다. 한약 연구에도 타미플루를 능가하는 성과가 있을 것이라 감히 단정한다. 그런데 기껏 연구해 놓고 이것에 족쇄를 채우는 특허를 걸어 넣는 것으로 의무를 다했다고 생각하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위의 일화는 불법을 깨우치려는 의도만으로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 한의학의 연구 결과에도 해당되는 화두이다. 잘 연구된 결과물의 주변에 동그라미를 그려놓고 이것을 건드리지 말라고 한다. 실제 연구원의 규정들이 그렇게 되어 있다. 개발자가 아닌 한 손도 대지 못하게 하고 있다. 정작 개발자는 기술이전할 책임을 느끼지 않고 있다. 오직 결과물을 손대지 못하게 할 뿐이다. 기술이전 담당자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으며 아무런 열정도 없다.



과학을 연구하는 것은 가치 있는 연구 결과물을 내놓고 이것이 다음 연구자에 의해서 사용되고 뒤집어 질 때까지 가능하면 많이 사용할 때 가치를 인정받는다. 세상 사람은 가치를 잃은 연구결과물을 잘못되었다고 이야기하고 폄하하고 비난하지 않는다. 오히려 발전을 위한 초석이 되었다고 인정한다. 이러한 사실을 한국 한의학 연구를 하는 그 많은 사람들은 모른다. 진정한 과학자의 태도가 무엇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써먹지 못할 연구는 이제 그만해야 한다. 연구 결과물은 반드시 세상의 어둠을 밝히는 빛과 소금이 되어 생활 속으로 녹아들어야 한다. 소중한 연구 결과물은 은밀한 책장 속에 처박아 두고 또 다른 공허한 연구를 계속하게 해서는 안된다. 귀종 선사와 같이 자신의 결과물이 제자들의 한끼 반찬으로 쓰여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연구해야 한다.



지금도 국민이 낸 소중한 혈세를 정부가 정책적 안목을 가지고 투자해 얻은 한의학 연구 자료가 규정이라는 공허한 동그라미 안에 갇혀서 연구자나 연구 관리자에 의해서 썩어나가고 있다. 누가 이 공허한 규정을 걷어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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