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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7월 10일 (금)

김호철 교수

김호철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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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제한약은 따뜻하게 복용해야 하는가?

꼭 알아야 할 한약이야기-23



한약 탕제는 따뜻하게 복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특히 보약들은 대부분 따뜻하게 온복한다. 또 어떤 처방들은 아예 ‘온복(溫服)’을 하라고 구체적으로 처방서에 명시된 것들도 꽤 있다. 매번 한약을 달여서 복용하였던 옛날에는 이 방법이 자연스러웠다. 전탕을 한 다음에 뜨거운 약액을 어느 정도 식히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약을 달인 다음에 약액을 취하여 너무 뜨겁지도 않고 차지도 않게 약 40도 정도에서 복용하는 방법을 취하였다.



하지만 지금은 대부분의 한의원에서는 한꺼번에 달여서 팩으로 냉장 또는 냉동 보관하였다가 하나씩 개봉하여 복용한다. 집에서 복용할 때는 팩을 데워서 따뜻하게 복용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외부에서 복용하기 전에 따뜻하게 하려면 매우 번거롭다. 과연 한약 탕제는 찬 것을 그대로 복용하면 문제가 될까? 그래서 한약은 반드시 따뜻하게 데워서 복용해야 하는가?



우선 이 문제에 대한 답을 생각하기 이전에 온복을 하면 어떤 효과가 있을까 알아보자. 온복을 하면 약효적인 측면에서 두 가지 정도를 생각할 수 있다. 첫째로 따뜻하게 복용하면 일부 약물들의 경우에는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황련(黃連), 대황(大黃), 황금(黃芩) 등 성질이 차고 쓴 맛이 강한 고한(苦寒)한 약물들이나 강활(羌活), 독활(獨活), 세신(細辛) 등 신온(辛溫)한 약물들은 위장관에 자극성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아서 차게 복용하면 오심( 心), 구토(嘔吐)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이 약물들은 따뜻하게 복용하면 이러한 부작용을 피할 수 있다.



둘째로 탕제를 따뜻하게 복용하면 비위의 기운이 손상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한의학 이론에 의하면 찬 성질은‘음(陰)’에 속하는데 많은 환자의 경우에는 소화가 잘 되지 않는 위기(胃氣) 부족이나 비양(脾陽)이 허한(虛寒)한 증상들이 쉽게 수반된다. 이때 한약을 차게 복용하면 질병의 상태가 더 악화되어 더욱 비위(脾胃)가 허한(虛寒)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 온복하게 되면 따뜻한 것은 ‘양(陽)’에 속하므로 위기를 도울 수 있다.





이 두가지가 한약을 따뜻하게 복용하는 주된 이유이다. 반면 한약을 차게 복용하는 것이 좋을 때도 있다. 구역질이 심할 때나 출혈이 있을 때에는 데우지 않고 그대로 조금씩 복용하는 것이 좋다.



한약 복용시 온도가 중요하다는 이론 중에는 약성과 함께 연관짓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찬 성질의 약은 그 효능을 더욱 강하게 하기 위하여 차게 해서 복용해야 한다거나 찬 성질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따뜻하게 복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뜻한 성질의 약도 마찬가지로 따뜻하게 복용하거나 차게 복용해야 한다고 한다.



그러나 이 이론은 근거가 불충분하다. 한약의 약성은 온도에 대한 개념이 아니기 때문에 따뜻하게 복용하거나 차게 복용한다고 하여 그 성질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또 설령 차게 복용한다고 하여도 체내에 들어가면 빠른 시간 내에 체온과 같은 온도로 따뜻하게 바뀌기 때문에 복용시 온도는 큰 의미가 없게 된다.



한약을 따뜻하게 복용하는 것이 좋은 물리화학적인 이유도 있다. 한약을 100도에서 전탕하게 되면 100도에서 녹는 성분들이 추출된다. 그런데 전탕 후 냉장 보관하게 되면 냉장온도인 4도 이상에서 녹는 성분들은 결정으로 석출되어 탕제에 불순물이 섞여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한약팩을 따뜻하게 데우면 이 성분들이 녹게 되므로 결정화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결정에 개의치 않고 그대로 복용한다고 해서 약효에 크게 문제되지는 않는다.



결론적으로 가능하면 한약을 따뜻하게 복용하면 좋지만 비위가 튼튼하거나 자극성이 없는 약물들의 경우에는 굳이 따뜻하게 복용하는 것을 고집할 필요는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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