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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7월 10일 (금)

조현주 원장

조현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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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한의사 미국에서 개원하기



해가 바뀌고 조금 있으면 졸업생들과 병역의무를 마친 한의사들이 임상가로 뛰어드는 시기가 다가옵니다. 한국에서는 개원을 위해서 자리잡기에서부터 시작해 은행 대출, 의료기관 개설 신고, 직원 구인, 소모품 및 거래 약재상 지정 등에 대한 많은 노하우가 공유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에서 어떻게 개원하는지에 대해서는 공유되고 있는 바가 없는 듯 해, 제가 알고 있는 한에서 글을 써 보도록 하겠습니다.



1. 자리잡기 : 한국과 마찬가지로 미국도 자리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한국보다는 훨씬 더 소개나, 의사의 refer에 의한 방문이 잦기 때문에, 접근이 용이하고 주차 공간만 충분하다면 크게 상권에 구애받지는 않는 듯 합니다. 어떤 인종이 모여 사는 곳인지가 가장 중요한 선택 기준이 됩니다. 유럽계 백인들보다는 유태인이나 히스패닉, 동양계 사람들이 한의학에 조금더 우호적입니다. 한국 한의사라면, 교포시장을 아예 무시하는 것은 옳지 않은 듯 합니다.



단독개원이 가장 많은 한국과는 달리, 미국은 한의사, 의사, 카이로프랙터를 막론하고 단독개원을 먼저 하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보통은 기존의 의사 사무실중 방하나만을 빌려서, 대기실이나 접수대는 공유하는 sublease의 형태로 진료를 시작하게 됩니다. 그래서 진료가 어느 정도 자리가 잡히게 되면, 조금 떨어진 동네에 서브리스를 하나 더 구해서 일주일에 세번씩 번갈아 가며 두군데에서 진료를 합니다. 그러다가 온전히 자리를 잡게 되면 그때에서야 자기의 사무실을 오픈하고, 본인이 진료하지 않는 요일에는 다른 의사에게 사무실을 빌려주어 임대료를 절약하는 방식이 일상적입니다.



2. 행정절차 : 미국에서 한의사는 의료인이 아니기 때문에 의료기관 개설 등의 절차는 필요하지 않습니다. 주에 따라서는 의료시설로 간주하여 MEDICAL ZONE으로 분류된 상가에만 오픈할 수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것도 상가에 대한 요건이지, 한국처럼 의료인으로써 보건소에 신고하는 개념은 아닙니다. 오히려 인테리어 공사 등에 필요한 허가를 받는 과정이 훨씬 더 복잡하기도 합니다.



3. 비용 : 한국에서는 병의원 인테리어가 점점 고급화 되면서, 개원 비용이 점점 늘어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도 호화스럽게 하자면 얼마든지 비싸게 하겠지만, 일반적으로 병원 인테리어는 한국사람들이 보면 깜짝 놀랄 정도로 허름합니다. 많은 내과에서 아직도 전자저울이 아닌, 시골 장에서 쌀 무게 달 때 쓰는 추달린 천칭같은 저울을 아직도 쓰고 있다면,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가능하시리라 생각합니다.



특히나 위에서 말씀 드린대로 서브리스의 형태로 진료를 시작하신다면 아주 적은 초기 투자비용만으로도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은행 대출은 영주권자 이상이 아니면 원천적으로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자세히 설명드리지 않겠습니다.



4. 거래 업체 지정 : 미국의 어느 지역에서 개원을 하시던지, 한방 의료 관련 소모품은 거의 LA의 한인타운이나 차이나 타운의 업체를 통해 구매하시게 될 것입니다. 세계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LA지역이 아니고서는 침이나 뜸 등을 구입하기가 힘듭니다. 일반적인 의료 소모품들은 각 지역의 의료기기상에서 카탈로그를 보고 주문하시면 쉽게 구입 가능합니다.



약재의 경우 저희 병원은 한국에서 자체적으로 수입을 하고 있습니다. 동부지역에서는 아직은 한국약재를 구하기는 힘들지만, LA에서는 몇몇 약업사들이 한국약재를 취급하고 있습니다. 몇몇 원장님들은 옴니허브 등을 통해 직접 EMS로 받으시기도 합니다. 탕전을 대리해 주는 곳도 뉴욕, LA, 버지니아 등지에는 꽤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약재를 쓰는 곳이 대부분이고, 비용이 적지 않게 들어 추천할 만 하지는 않습니다.



미주에 계시는 원장님들 중에서 집에서 직접 약을 달이시는 분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미국 FDA에서 한약재의 탕전을 전면 금지한다는 법을 2010년부터 시행한다고 공고했었지만, 절차상의 문제가 있는지, 아직까지 시행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미 공고를 했기 때문에, 언젠가는 현실화 될 것이므로, 미국에 진출하실 원장님들은 미리 준비를 하실 필요가 있을 듯 합니다.



여기까지 간략하게 개원 과정에 대해 소개해 드렸습니다. 미국에서는 사실 한의원을 여는 것이나 구멍가게를 여는 것이나 절차상에서 크게 다를 것이 없습니다. 한의학의 위상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해 조금 속상한 면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아주 쉽게 병원을 2개, 3개 열 수도 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미국 진출을 생각하시는 원장님들께서도, 생각만으로 겁먹고 주저하시지 마시고 실행에 옮겨보실 마음을 먹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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