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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7월 10일 (금)

김호철 교수

김호철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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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편’ 절제의 의미

꼭 알아야 할 한약이야기-26



제대로 만든 한약 ‘음편’은 조제와 추출을 용이하게 한다.



한약재는 조제를 위해 유통될 때 약재마다 고유의 모양으로 절편되어 포장된다. 갈근은 직육면체 조각으로 포장되며, 감초는 비스듬하게 잘려서 포장된다. 또 복령은 얇은 박편으로 포장되어 있다. 같은 한약재라고 하더라도 나라마다 조금씩 다르게 절편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인삼은 일본에서는 우리나라 인삼보다 더 얇고 작은 조각으로 포장된다.

이렇게 산지가공을 거친 한약재를 포제나 조제를 위하여서는 일정한 규격으로 자르거나 조각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편(片), 사(絲), 단(丹), 괴(塊) 등의 형태로 된 약재 조각을 ‘음편’이라고 하며, 이렇게 만드는 과정을 ‘음편절제’라고 한다. 음편은 처음에는 탕제에 넣기 위하여 만드는 약재 조각을 가리켰다. 그러나 현재는 탕제에 넣기 위한 목적뿐 아니라 포제를 하기 위하여 만드는 여러 형태의 약물조각을 통칭한다.



음편절제의 역사는 이미 오래 되었다. 일찍이 한대 이전의 <오십이병방(五十二病方)> 중에는 ‘세절(細切)’,‘삭(削)’, ‘섬(剡)’ 등의 초기 음편절제의 용어가 수록되어 있다. 한, 당을 거치면서 남송시대에 이르러서는 제약사업이 발달되어 <무림구사(武林舊事)>의 작방항에는 “숙약원산(熟藥圓散), 생약음편(生藥飮片)”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하지만‘음편’이라는 용어는 근대에 들어와 중국에서 본격적으로 사용되어지기 시작했다. 누가 만들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우리나라 한약규격집주해서에는‘정약편’으로 규정되어 있다. 그런데 이 용어는 원래의 의미와는 다소 거리감이 있어서 본초 교과서에서는 중국에서 쓰는 용어 그대로 ‘음편’으로 사용된다.



왜 이렇게 약재마다 고유의 모양으로 절편되어 사용될까?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약재를 절제하게 되면 표면적이 증가하고 내부조직이 드러나므로 전탕할 때 약효물질이 쉽게 추출된다.



약재마다 고유의 모양으로 절편되는 이유는 오랜 옛날부터 약재별로 그 모양대로 절편하면 가장 추출율이 높다는 지식이 경험적으로 누적되어 현재의 모양으로 정해진 것이다.



약재는 절제 후에 부피가 감소하고, 깨끗해지며, 건조도가 높아져서 처방의 조제에 편리하다. 음편으로 만들면 또 포제하기 쉽다.



이는 화력을 균등히 받도록 조절하기 쉽고, 약재의 접촉면이 균일하여 보조재료의 흡수가 쉽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음편으로 만들면 내부조직의 특징이 드러나 약물을 감별하기 쉬워진다. 곰팡이가 피는 요인이 감소하기 때문에 보관이 오래 간다.



음편으로 만드는 흥미있는 이유도 있다. 지금은 환자에게 전탕된 추출액을 공급하기 때문에 상관없지만, 예전에는 약재를 첩약으로 포장하여 공급하였다.





이 때 한약재를 고유의 모양으로 절편된 음편으로 포장하면 마치 플라시보 효과처럼 환자에 신뢰를 높여 치료율을 높인다고 한다. 그래서 현재 약재 고유의 음편모양이 이를 근거로 정해졌다는 이론이 있다.



한약재를 자르는 규격은 한약재의 구조 및 유효성분의 물리화학적 성질에 따라 다르다. 일반적으로 한약재를 얇게 자를수록 유효성분이 잘 추출되고 좋다. 그러나 유효성분이 잘 추출되는 약재와 얇게 자르면 부서지기 쉬운 약제, 점액질이 많은 약재는 좀 두껍게 절편하여야 한다. 아직 음편절제의 과정에 따른 품질과 약물의 효과 등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가 진행되어야 한다.



다음에는 약물에 따라 효과적인 음편절제의 원칙에 대하여 이야기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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