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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7월 10일 (금)

황성연 한의학 박사

황성연 한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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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의사다…’

개원가 일기



“모두가 이기고 싶습니다. 모두가 승리자가 되길 소원합니다. 그러나 그런 강렬한 욕구에 앞서, 나는 사력(死力)을 다했는가를 반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노래방을 갑니다. 소가 도살장을 끌려가듯 노래 못하는 내게 노래방은 지옥의 옆방과도 같습니다. 그러나 노래방에 가면 창피당하지 않으려 못하는 노래나마 목청껏 소리높여 부르며 최선을 다합니다.



그러면 함께 노래방을 찾은 동행자들은 속은 어떨지 모르지만 ‘앵콜’을 외치고, 박수를 치며 흥을 돋굽니다. 그러나, 그 즈음에서 나는 마이크를 놓습니다. 거기서 주제를 모르고 앵콜에 화답한답시고 노래 한 곡조를 더 뽑다보면 분위기가 급냉(急冷)하여질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노래방을 갈 때면 흥겹고, 좋습니다. 그간의 스트레스를 훌훌 떨쳐 버릴 수도 있고, 노래를 잘 부르지 못했다고 하여도 ‘탈락’시키지 않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요즘 ‘나는 가수다’가 회자(膾炙)되고 있습니다. 공정성과 감동을 무기로 연일 사람들의 이야기 중심에 서 있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아닐 수 없습니다.

‘나는 가수다’에 출연한 모든 가수들은 생(生)과 사(死)의 갈림길에 선 사람들처럼 정말 사력을 다해 노래 부릅니다. 마치 ‘나는 가수다’에서 탈락하면 그 프로그램에서만의 탈락이 아닌 가수 인생 전체의 삶에서 탈락이나 하는양 자신의 모든 열정을 쏟아 붓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시청자들은 비디오형 가수들의 식상했던 레퍼토리에서 벗어나 오디오형 가수들의 성심을 다한 열창에 화답을 하며, 높은 시청률이란 보너스를 건네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물론 거기에는 치열한 경쟁과 탈락이라는 반전의 극적인 구성 요소를 마련한 것도 크게 작용하였을 것입니다.



탈락과 재도전을 함으로써 논란의 중심에 섰던 가수 김건모마저 “이번 시행착오가 새로운 발을 내딛는 출발선에 똑바로 서게 해준 계기가 됐다”고 말했을 정도였으니까요.

결국 ‘나는 가수다’는 자신이 처한 자리에서 최고의 실력을 닦아 하는 일에 진력하라는 말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문득 이같은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한방의료시장’으로 옮겨 보고 싶었습니다. 물론 무대의 중심에 선 사람들은 당연히 ‘나는 한의사다’라고 외치는 우리들이겠죠.





‘나는 가수다’라는 무대에 7명의 출연자가 서 있듯 내 한의원 곁에 6곳의 한의원이 오밀조밀 경쟁적인 상권을 형성하고 있는 형국이 오늘날 한방의료시장의 현 주소입니다.

약국 간판이 골목 골목을 차지했던 풍경은 정말 옛날에 지나지 않습니다. 지금은 한의원 건너 또 한의원이 자리잡고 있는 모습을 쉽사리 볼 수가 있습니다.



이 한방의료시장이라는 곳은 ‘나는 가수다’라는 무대보다 더 치열한 생존의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현실 세계입니다. ‘탈락’하면 갈 곳이 없는 정글입니다. ‘낙오’라는 수렁에 빠지면 다시 솟구쳐 오르기 힘든 곳이 바로 우리가 서 있는 삶의 현장입니다.



아무도 탈락하고 싶지 않습니다. 누구나가 성공을 꿈꿉니다. 좌절하지 않고 희망을 품고 싶습니다. 그렇다면 ‘나는 가수다’에서 보여준 출연자들의 자기 파괴와 혁신, 창조와 열정의 모습을 본받을 필요가 있습니다. 그들이 노래 부르듯 진료 현장에서의 나 또한 내 안의 모든 에너지 불꽃을 활활 태워야 합니다. 말 그대로 사력을 다해 전력투구(全力投球)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생존할 수 있습니다.

당장 아침 출근을 당기고, 점심 시간도 줄여 보고, 야간 및 공휴일 진료도 하여 보고, 필요하다면 늦은 밤 왕진이라도 달려가 봐야 합니다. 신치료기술을 배우기 위해 천리길도 마다하지 않아야 합니다. 생존이라는 절박함이 배어야만 탈락의 아픔을 겪지 않을 것입니다.



모두가 이기고 싶습니다. 모두가 승리자가 되길 소원합니다. 그러나 그런 강렬한 욕구에 앞서 나는 사력을 다했는가를 반문해 보아야만 합니다. ‘나는 가수다’에서 살아남은 자를 진정한 가수로 평하듯 ‘나는 한의사다’라는 이 냉혹하기 짝이 없는 무대에서 살아 남을 때 진정한 한의사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나는 가수다’라는 오락 프로그램 하나가 많은 것을 떠오르게 하고 있습니다.

‘나는 한의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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