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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7월 10일 (금)

이재수 회장

이재수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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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에 선 한의학

개원가 일기



지난 4월24일 대한한의사협회 임시 대의원총회1)가 열렸다. 가장 큰 관심의 대상이 된 직선제와 관련하여 ‘표결(의결 포함) 등에 관한 규칙’ 중 제9조(일사부재의의 원칙)를 ‘부결된 의안은 다음 정기 대의원총회 전에는 다시 발의하거나 제출할 수 없다’로 개정하여 일단은 종결되었으나 다음 총회를 기약(期約)하게 된 것이다.



이번 임시총회를 두고 많은 말들이 무성(茂盛)하였지만 회원들의 정서가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내 우리 한의계의 부끄러운 자화상을 엿보게 되었다. ‘신·구세대간의 갈등’이니 ‘소통의 부재’니 ‘누가 차기 회장을 하려고’ 하는 등 온갖 유언비어가 난무한 가운데, 직선제를 둘러싼 잡음(雜音)이 끊이지 않으니 당연한 처사가 아닐까 한다. 방향을 잃은 한의학계의 형국(形局)에 서글퍼지는 것은 나만의 기우(杞憂)로 끝났으면 한다. 어쩌다 이 지경에까지 이르렀는지 우리 한의학계의 미래를 바라보는 걱정스러운 시각들이 눈에 선하다.



하지만 이러한 갈등을 팔짱만 끼고 강 건너 불구경만 할 수 없는 노릇이기에 우리 한의사들은 가슴이 답답한 심경의 처지가 되었다. 한의학계가 모든 힘을 합쳐 함께 나아가도 모자랄 현실에서 우리는 스스로 성찰을 해본다. 한의학의 위상은 실로 내우외환(內憂外患)2)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일련의 사건을 계기로 작금에는 리더의 역할론(役割論)이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조직 구성원간의 불협화음을 다스릴 리더를 갈망하기에 어떤 인물이 한의학계를 이끌어 가야 할지에 대해 고민해 본다.



비전(vision)과 꿈을 보여주는 리더



한의학의 미래를 책임질 리더라면 한의학적 관(觀)을 가진 능동적인 리더를 꼽을 수 있다. 한의학의 소중한 가치를 사명(使命)으로 실행하여 온 인류에게 높은 신뢰(trust)를 보여준다면 한의학의 미래는 밝을 것이다. 물론 여기에 국민과 함께 하는 한의학이라는 모토(motto)로 전진한다면 좋은 결실을 거둘 것이 자명하다.



의사로서 갖추어야 할 도리(道理)와 근본 철학이 되는 의가십요(醫家十要)에 제일 첫 번째 실천덕목인 ‘존인심(存仁心)’이라는 구절이 있다. 이는 어진 마음을 지녀야만 너와 나의 차별 없는 사랑으로 아름답고 건강한 세상을 이루게 된다는 선조들의 삶의 지혜를 밝힌 것이다.



따라서 한의학을 천직(天職)으로 알고 사랑과 봉사의 삶을 실천하는 희생이 따라야 하는 것은 당연지사(當然之事)가 아니겠는가!



사랑하는 마음을 지닌 리더라면 미래 한의학의 진면목과 꿈을 펼칠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다. 그러므로 공명심에 기초한 구두선이 아닌 존인심(存仁心)의 삶의 지혜로 한의학의 밝은 미래를 위한 비전(vision)과 꿈을 제시하는 리더가 제격이 될 것이다.



회원과의 소통, 열린 자세를 가진 리더



지난 임시총회도 결국 회원과의 이해심이 부족하고 소통 부재가 화근이 된 사례라 여겨진다. 좀 더 회원의 소리를 경청하고 공감하였으면 하는 마음이 든다. 우리 모두가 이번 일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역사적인 사실은 후에 채근(採根)해 보자. 일찍이 공자는 “군자는 서로 다름을 존중하면서 화합하고 소인배는 같아지기를 구하니 화합하지 못한다”3) 하여 지역이나 세대, 계파간 갈등 등을 초월한 다원적인 소통으로 배려와 화합을 강조한 지혜의 말씀을 기억할 것이다.



요즘 같은 시절에 한의학계가 서로 화합하고 발전하려면 투명성과 공정성을 가진 소통의 지혜와 열린 자세를 지닌 배려의 리더십이 필요한 실정이다. 이기심을 저 멀리하면서 상대의 입장을 헤아려주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진실한 지혜 또한 요구된다.



이러한 리더는 아상(我相)을 끊어버린 마음으로 창의적 사고와 긍정적인 마인드로 회원들에게 더욱더 가까이 다가갈 것이다. 여기에는 말의 성찬이 아닌 실천의 덕행을 갖추어야 회원과 하나로 어울리는 소통의 향연(饗宴)이 펼쳐지기에 이를 가볍게 여기지 말아야 할 것이다.



어디에 어떤 리더가 되는지는 리더자신에게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완벽한 리더는 없다. 하지만 겸손과 공감(共感)을 인식하여 많은 이들에게 미래 희망을 나누어주고 보여줄 리더를 손꼽아 기다려 본다. 리더로서 갖추어야 할 여러 덕목에서 가장 모범이 되기에 벼랑 끝에 선 한의학을 그 누가 구할 것인가! “그대의 모든 재능과 지식은 남을 돕기 위한 수단이라고 생각하라”4)는 리더십을 떠올려본다.



얼마 전 한의학계에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3년 2개월 만에 대통령 한의주치의가 부활되었다. 이로 인해 정부가 한의약(韓醫藥)을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발전하였으면 하는 희망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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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표결(의결 포함) 등에 관한 규칙 개정에 관한 건, 2.정관 개정에 관한 건’만을 의안으로 상정키로 의결하여 심의(재석대의원 139명 중 108명 찬성).

또한 일사부재의의 원칙은 현행의 ‘부결된 의안은 같은 대의원의 임기 중에 다시 발의하거나 제출할 수 없다’는 원안은 ‘부결된 의안은 다음 정기총회 전에는 다시 발의하거나 제출할 수 없다’로 개정됐다(재석대의원 129명 중 84명 찬성).

2) 최근 식약청이 암 환자 치료를 위한 한약치료제(넥시아) 사용과 관련한 부당한 수사를 위시한 한의학에 대한 정부의 법적·제도적 불합리성을 비롯한 ‘한의사의 한방물리요법’, ‘무면허 의료행위 관련 의료법’, ‘뜸 시술의 자율화’, ‘침구사 의료기사화’ 등의 현안

3) “君子和而不同(군자화이부동) 小人同而不和(소인동이불화)”

4) J. 러스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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