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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7월 10일 (금)

장규태 교수

장규태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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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엔탈리즘(Orientalism)



서양인들 중에 동양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 점점 많아진다고 하지만 그들의 관심은 주로 지적 호기심일 뿐 애정이 뒷받침된 경우는 드문 것이 현실이다. 물론 이에 대한 반론이 있을 것이다. 많은 서양인이 동양을 찾아오고 동양의 문화에 빠지는 것으로 매스컴에 비춰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은 일부에 국한된 이야기일 뿐 일반적인 서양인의 입장이라 말하기 어렵다.



보통 서양인은 동양에 대해 머리로 알려고 노력은 해도 가슴으로 느끼려 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이미 서양문명이 세계를 정복한 이상 그들에게 동양문명은 그저 하나의 연구 대상일 뿐이다. 이 점을 잘 보여주는 서적은 이스라엘 출신의 현대 사상가인 에드워드 사이드(Edward W. Said)가 출판한 <오리엔탈리즘(Orientalism: Western Conceptions of the Orient)>이다.



사이드는 오리엔탈리즘을 ‘동양과 서양이라는 인식론적인 구별에 근거한 사고방식’이고 ‘동양을 지배하고 재구성하며 억압하기 위한 서양의 제도 및 스타일’로 정의한다. 서구 국가들은 동양은 비합리적이고 열등하며 도덕적으로 타락되었고 이상(異常)하지만, 서양은 합리적이고 도덕적이며 성숙하고 정상(正常)이라는 식의 인식을 만들어오면서 동양에 대한 지배를 정당화해왔다. 이러한 인식은 문학 등의 예술 작품, 동양의 언어와 역사, 지리, 문화, 의료에 관한 학문과 연구를 통해 형성되고 확산되었다.



오늘날에도 다양한 매체와 문화양식들을 통해 동양을 열등하고 착취 가능한 대상으로 파악하는 오리엔탈리즘이 끊임없이 재생산되고 있으며, 근대의 학문과 지식들을 통해 동양인에게도 무비판적으로 수용되고 있다. 이로써 오리엔탈리즘은 동양과 서양을 구별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동양을 정신적으로 지배하는 기능을 하고 있다.



한편, 오리엔탈리즘과 반대로 나타난 것이 동양의 관점에서 서양(Occident)을 적대시하거나 비하하는 인식과 태도인 옥시덴탈리즘(Occidentalism)이다. 서양은 비인간적이고 천박하며 물질적이지만, 동양은 인간적이며 고상하고 정신적이라는 식의 이분법적인 구별을 통해 서양에 대한 왜곡된 이미지와 편견을 형성한다. 하지만 옥시덴탈리즘은 오리엔탈리즘의 뒤집힌 형태에 지나지 않으며, 동양과 서양을 구별하고 대립시킨다는 점에서 권장할 만한 개념이라 볼 수 없다. 결국 각자의 문화에 대한 대표성을 띠는 용어를 사용하여 의미를 담아내는 것이 가장 좋은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한의사협회 대의원총회에서 한의학의 공식 영문 명칭을 Oriental Medicine에서 Korean Medicine으로 변경하는 안을 통과시켰다. 오리엔탈리즘이라는 용어의 문제점을 해결한다는 의미에서는 매우 반가운 일이라 하겠다. 앞으로 Korean Medicine에 한국 한의학의 모든 것을 담아낼 수 있는 구체적인 대책이 마련되어 충족되기를 기원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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