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신문=강준혁 기자] 본란에서는 한국한의약진흥원이 주최한 ‘제3회 한의약 신제품‧신기술 경진대회’에서 한의약진흥원장상을 수상한 ㈜오투네이쳐 이기훈 대표를 만나 진출 소감 및 ‘한약재를 이용한 피부 화상 개선용 화장품’ 신기술에 대해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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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수상 소감은?
우선 본선까지 올라간 것만으로도 만족스럽다. 그리고 예선에서 발표 심사가 있었는데, 그때 마침 일본 출장 중이라 같은 팀원인 동국대 한의과대학 양인준 교수께서 발표를 대신 해주셨다. 아마도 양 교수께서 발표를 잘 해주셔서 본선에 올라가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Q. ‘한약재를 이용한 피부 화상 개선용 화장품’은 어떤 기술인지?
이번에 출품한 ‘한약재를 이용한 피부 화상 개선용 화장품(이하 한약재 화장품)’은 피부가 열화상을 입어 빨갛게 되거나 화끈거릴 때 이를 해소하는 기술이다.
한약재 화장품은 환자들의 피부 화상에 사용하던 연고에 들어가는 원료를 일상 중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변화시킨 것으로, 부작용이 없어 피부에 수시로 바를 수 있고 이를 통해 피부의 화상을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특히 대조군으로 동일한 온도와 동일한 제형으로 물과 알로에 베라 등 피부 냉각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제품과 비교 실험을 진행했는데, 뿌리는 즉시 대조군으로 만들어진 제품보다 평균 1℃에서 1.5℃ 정도 더 떨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일반적인 화장품 원료보다 한약재 화장품이 피부 온도를 떨어뜨리는 데 유의미한 효과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피부 온도가 1도씩 오를 때마다 피지 분비량이 10% 정도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므로 피부가 뜨거울 때 한약재 화장품을 사용하면 피지 분비량을 줄일 수 있다.
또한 피부 온도가 높을수록 피부 노화가 일어나기 쉽고 기미, 주름 등이 생기기 쉬운데, 이 기술을 활용하면 피부 온도를 낮춰 기미나 주름 완화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Q. 어떻게 이번 기술을 고안하게 됐는지?
피부가 과도하게 일광 노출이 되면 피부는 화상을 입게 되는데 이를 해결할 만한 마땅한 제품이 많지 않았다. 그러나 한약재 중에는 이러한 화상을 완화하는 약재들이 많이 있다. 그중에서도 청열약(淸熱藥)과 보음약(補陰藥), 보혈약(補血藥) 등을 활용한 조합을 응용해 봤다.
화상 치료는 청열약이 군약(君藥)으로 들어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보음약과 보혈약이 신약(臣藥)으로 들어갈 때 피부 화상에 대한 회복력이 빠르고 흉터도 줄어들 수 있다. 때문에 이러한 약들을 적절하게 배합하고 실제 임상에 적용해 보면서 효과를 직접 확인했다.
실제로 우리가 알고 있는 한약재가 단순히 내과적으로 청열과 보혈, 보음할 뿐만 아니라 외용제에서도 이러한 작용을 하고 있다는 것을 실험적으로도 증명했다고 볼 수 있다.
Q. 기존 화상연고와의 공통점 및 차이점은?
한약재 화장품은 화장품 원료 특성상 의약품인 화상연고에 비해 효과는 상대적으로 약하지만 피부 화상을 치료하는 데는 충분히 유의미한 효과가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기존의 화상연고는 의약품으로 대중화가 어렵고 상업화하기에는 많은 허들이 존재하는 데 반해 우리 기술은 의약품에만 사용할 수 있는 원료를 제외한 화장품 원료로 조합했다는 차이점이 있다. 따라서 의약품보다는 대중화가 쉽고 다양한 제형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그리고 우리 기술은 휴대가 간편하고 야외에 들고 나가서 피부에 화상을 입었을 때 즉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연고 타입이 아니라 스프레이 형태로 뿌리는 타입이라 기존의 화상 연고가 가지는 흡수의 불편감을 완화했다,
Q. 기술의 주요 대상층은?
한약재 화장품은 햇볕에 피부가 노출되는 사람 누구에게나 추천한다.
한약재 화장품의 천연 원료 함량은 ISO16128 인증 기준 98.7%다. 그러므로 소아가 사용해도 안전하고 햇볕에 노출된 이후 기미가 걱정되는 여성이라면 수시로 사용해서 기미를 줄일 수 있다. 즉 장기간 사용하는 화장품 특성상 오랜 기간 사용하더라도 부작용의 가능성이 거의 없다.
특히 동남아시아와 같이 햇볕에 노출이 많은 지역에 거주하는데 피부 노화가 걱정된다면 한약재 화장품이 큰 효과를 보일 수 있다. 또한 북유럽과 같이 위도가 높은 곳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여름에 집중적으로 일광욕을 해서 피부에 화상을 입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사람들의 피부 화상을 빠르게 진정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Q. 이 기술이 어떤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심평원 통계 기준 피부암 환자가 2020년까지 5년간 41% 증가했다고 한다. 그런데 자외선에 노출된 이후에 이를 해결할 제대로 된 케어 제품이 없다. 때문에 한약재 화장품 기술을 통해 피부암 발병률을 낮추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자 한다. 피부가 열에 노출됐을 때 제품을 수시로 사용하면 피부 온도를 낮춰주고 이는 피부암 증가율을 낮추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본다.
특히 기술을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분야는 화상에 많이 노출되는 직업인 소방관과 요리사들이다. 실제로 작년에 소방서에 제품을 기부해 소방관들이 노출된 작은 화상 회복에 도움을 줬고 소방서장으로부터 감사패도 받았다.
Q. 향후 목표가 있다면?
올해 유럽 수출과 미국 수출이 예정돼 있다. 유럽은 현재 프랑스를 포함한 4개국에 독점 계약을 체결하기로 예정돼 있고, 미국은 상반기 중으로 수출 계약을 체결하기로 작년에 협의를 마치고 3월에 계약할 예정이다. 또한 기존 수출국인 말레이시아에서는 올해 수출 물량을 더 늘리기 위해서 현지에서 홈페이지 개편 및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국가 R&D 과제를 지원받아 개발하고 있는 제품이 상용화되고 올해 출시가 예정돼 있는 제품이 궤도에 오르게 되면 3년 내에 100억대의 매출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
Q.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은?
현재 한의계에서 다양한 변화가 시도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러한 다양한 시도를 통해 한의약이 얼마나 뛰어나며 좋은 의학인지 우리나라 국민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다면, 한의약이 세계의 의약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