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우 충북 보은군 내북보건지소장
[한의신문=강현구 기자] 박정우 충북 보은군 내북보건지소장은 공중보건한의사(이하 공보의)로서 일차의료 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쳐 지역사회에 공헌, 지난 3월 보건복지부장관 표창을 수상했다. 현재 국민과 정부가 의료대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공보의와 보건지소장을 병행해오고 있는 그를 통해 지역사회에서의 한의과 공보의의 역할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주]
Q. 공보의로 지역의료 활동을 펼치고 있다.
가천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경기도 용인시에서 봉직의 생활을 1년간 했으며, 현재 충청북도 보은군에서 공보의로 복무하고 있다.
공보의 1년차엔 속리산보건지소에서 한의과장으로 진료를 실시했으며, 2년차인 올해는 내북보건지소에서 진료뿐 아니라 지소장 역할과 한의약건강증진사업을 병행해오고 있다.
Q. 보건복지부장관 표창을 수상했다.
해마다 보건복지부에서 지역사회 보건의료에 헌신한 공보의 및 공무원에게 표창을 수여하는데 이번에 일차의료사업과 관련해 수상하게 됐다.
보은군 한의과 대표로 공보의 주도의 적극적인 사업 참여가 공로로 크게 인정받았던 것 같다.
정부에서 큰 상을 주셔서 영광으로 생각하고, 특히 혼자서 할 수 없었던 활동들이 많았는데 사업에 동참해 주시고, 여러 의견에도 항상 열린 마음으로 받아주시는 보은군보건소 공무원 선생님들을 비롯해 항상 어떤 일이든 발 벗고 도와주신 박범찬 동부통합보건지소 공보의 선생님께도 감사를 표한다.
Q. 그동안 주로 활동한 내역은?
공보의 주도의 한의과 이동순회진료를 진행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중단됐던 한의과 이동순회진료는 실무자인 공보의가 직접 장소, 시간, 방식을 설정하고 진행할 수 있었다.
지소와 접근성이 가장 떨어진 섬마을 3~4개를 선정, 순회진료를 실시하게 됐는데 특히 공보의가 주도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방식이라 그 의미가 남달랐다.
또 지난해 한의협 소아청소년위원회 산하 공보의교의사업소위원회에서 교육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보은군의 경우 한의약건강증진사업은 주로 노년기·갱년기 환자, 임산부를 대상으로 진행해 왔는데 전국적으로 저조한 편에 속하는 소아청소년 대상 사업의 필요성을 보건소에 건의해 교의사업을 신설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방과 후 보은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방으로 학업스트레스 탈출교실’ 사업을 진행, 학업스트레스가 많은 수험생들에게 기혈을 보하는 쌍화탕 투약 및 거북목 스트레칭 교육, 경추 경근 추나를 진행한 바 있다.
이와 함께 보은군 공보의 대표 활동을 통해 보건소 진료팀과 약품 주문, 사업 논의, 전달 사항 등에 대한 논의에서부터 공무원들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추진 사업에 한의과 공보의가 꼭 들어갈 수 있도록 노력했으며, 전국 지자체에 공문을 보내 ‘한방’ 표기 진료실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팻말이나 문서 등에 ‘한방’ 표기를 ‘한의’ 표기로 수정하도록 요청하는 등 ‘한의명칭 바로잡기’를 진행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열린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대회에서 한의진료센터 운영요원으로 참가해 폭염 속에서도 의료진들 및 한의대생 봉사자들과 함께 운영 시간 끝까지 대원들을 보살핌으로써 전 세계에 한의약의 우수성을 알릴 수 있었고, 이를 통해 국위선양까지 할 수 있었던 소중한 경험을 했다.
Q. ‘의료대란 사태’에서 공보의 역할은?
한의과 공보의는 일차의료는 물론 한의약 관련 건강증진사업 등에서 그 능력과 역할을 인정받아 왔다.
이에 대한공중보건한의사협의회에서도 비상진료체계 참여를 독려하고 있으며, 2024 한의약 공공의료사업 진료 가이드를 배부를 통해 모든 의학적 검사, 진료기록 및 진단서 작성에서 심폐소생술, 하임리히법, 화상 등의 응급상황에 대한 대처 매뉴얼도 마련했다.
또한 한의과전공의협의회와 MOU를 체결하고, 심폐소생술, 드레싱 등 응급상황에 대처한 한의시술 오프라인 실습도 진행하고 있는 만큼 많은 공보의가 참여해 일차의료인으로서의 역량을 끌어올렸으면 한다.
Q. 공보의 제도에 개선될 부분이 있다면?
의사들의 파업으로 인해 의료공백이 심화되고 있는데 이로 인해 지역 내 많은 의과 공보의들이 대학병원으로 파견됨에 따라 지역의료는 더욱 어려움을 겪게 됐다.
공보의로서 다양한 사업과 진료를 병행하며 지역의료 공백을 열심히 메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한의과 공보의는 제한된 진료 영역으로 인해 지역 현장에서 완전한 역할을 하기에는 녹록치 않다.
또한 한의과·의과 공보의 수가 해가 갈수록 줄어 지역마다 필요한 수를 충족시키지 못해 공보의 한 명이 복수의 지소를 담당하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현재 근무하고 있는 지소도 인력이 배치되지 못해 제가 지소장을 맡고 있는 것이다.
수도권에만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 이상이 몰리고 있고, 지역 소멸이 이슈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의료공백은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공보의들이 지역 의료대란에 공헌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도 처우 개선 등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으면 좋겠다.
Q. 이외에 강조하고 싶은 말은?
한의대를 졸업하고, 로컬을 거치면서 한의학이 근골격계 질환에 강점이 있을 뿐만 아니라 환자 개개인의 상태와 체질, 건강 상태와 습관을 고려해 맞춤화된 치료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에 큰 매력을 느낀다.
이를 공보의 복무에 적용해 지역의료에 이바지할 수 있다는 것에 큰 보람을 느끼고 있고, 앞으로 K-Medicine으로서 한의약의 발전도 무궁무진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번에 새롭게 시작되는 제45대 한의협 집행부에서는 한의사가 보건의료체계의 구성원으로서 국민들의 건강을 보다 잘 챙길 수 있도록 의권 확장과 교육 개혁에 힘써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