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최근 외국인환자 유치지원센터 운영 수행기관으로 서울특별시한의사회 컨소시엄이 선정됐다. 여기엔 원격의료상담을 돕는 ‘마이코디’ 서비스 운영기관인 ㈜메디라운드도 서울시한의사회와 함께 짝을 이루게 됐다. 이에 서비스 플랫폼을 제공하게 될 메디라운드 신영종 대표에게 ‘포스트코로나’를 대비한 한의약 외국인환자 유치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Q. ㈜메디라운드에 대해 소개를 부탁드린다.
메디라운드는 ‘누구나, 언제나, 어디서나 편리하게 의료서비스를 이용하게 한다’를 비전으로 삼고 외국인환자와 한국의료를 연결하는 서비스 기술회사다.
외국인환자에게 한국 의료서비스 정보를 제공하고, 예약 및 원격의료상담을 돕는 ‘마이코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마이코디’의 글로벌 버전은 중국을 포함한 해외의 외국인과 한국 의료기관 중개플랫폼이고, 국내 버전은 한국에 체류하는 외국인을 위한 한의의료기관 예약·통역 연계 전문서비스이다.
Q. 외국인환자 대상 헬스케어 사업을 하게 된 계기는?
제가 중의학을 공부하면서 중의와 서의(의학)가 서로 융합해가며 발전하는 모습을 목도했다. 그리고 IT기술 발전과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중국내 다양한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들이 태동하는 모습도 지켜봤다.
그런 변화를 보면서 의료인으로서 환자를 직접 ‘케어(Care)’하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좋은 의료서비스를 ‘큐레이션(Curation)’해서 환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쉽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도 충분한 가치가 있겠다고 생각했다.
Q. 외국인환자 유치 지원센터 운영에 메디라운드가 서울특별시한의사회와 컨소시엄을 구성·선정됐다. 이번에 어떤 역할을 맡게 되는가?
이번 사업에서 메디라운드가 담당하는 역할은 크게 3가지다. 첫 번째는 외국인환자가 한국 한의약서비스를 이용하는 이유를 만드는 것이다. 두 번째는 한국 한의약을 이용하는 외국인환자에게 충분한 가치를 제공하는 서비스인프라를 만드는 것이다. 마지막 세 번째는 전 세계에 한의약 서비스를 알리는 것이다.
첫 번째 역할을 위해 중국인환자 대상 수요조사와 중국 의료소비자 분석을 병행한다. 두 번째 역할을 위해서는 통역을 포함한 외국인환자를 위한 한의약 컨시어지(Concierge: 고객의 요구에 맞춰 일괄적으로 제공해주는 서비스) 인프라를 구축한다. 한의약 전문 국제의료관광코디네이터 풀(Pool)을 구축하고, 역량강화 교육도 우리가 담당한다.
세 번째 역할을 위해 메디라운드의 해외 현지 네트워크를 통해 한의약 홍보 채널을 구축할 예정이다. 올해 말 중국인 500명을 대상으로 한 한의약 비대면 유치사업도 준비 중이다.
외국인환자를 위한 진료서비스 인프라는 서울특별시한의사회의 김정국 부회장, 남호문 국제이사, 이재희 기획이사, 김승기 차장께서 완벽히 커버해주고 있다.
Q. 중의약이 있기 때문에 한의약 의료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크지 않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의약만의 강점이 있다면? 저는 사고의 전환의 필요하다고 본다. ‘한의약 수요’로 이야기하는 것은 공급자 중심이다. 어떤 비즈니스라도 수요자(소비자) 중심으로 가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한의약 수요’ 대신 ‘건강한 삶에 대한 수요’로 접근해야 한다. ‘건강한 삶에 한의약이 어떻게 기여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계인의 건강을 위한 한의약의 역할을 분명히 한다면, 외국인환자 유치를 포함해서 한의약의 글로벌 시장 확대에도 더 긍정적일 것이다.
이번 사업에서 중국인을 대상으로 수요조사를 하고, 중국의 의료통계를 분석하는 것도 모두 ‘수요에 기반한 한의약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서다.
한의약만의 강점은 서비스 인프라에서 우선 찾을 수 있다. 중국 중의학은 병원급 의료기관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지만, 한국은 의원급 한의의료기관이 훨씬 비중이 높다. 그렇기 때문에 한의약은 중국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유니크한 진료서비스와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이는 외국인환자 유치에 좋은 자원이다.
Q. 외국인 대상 비대면 의료서비스로 계속 성과를 내고 있다. 향후 비대면 서비스를 통한 의료시장의 규모를 어떻게 예측하고 있나?
중국을 예로 들면, 코로나19 기간 동안 중국 내 온라인 의료서비스 시장은 46.7% 성장했다. 그리고 그 중 50%는 MZ세대다. 어릴 때부터 온라인에서 의료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비대면이 일상이 되었기 때문에 비대면 의료서비스 시장도 성장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
코로나19로 외국인이 한국에 입국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비대면은 유일한 대안이지만, 한국에서 비대면 의료서비스를 이야기하는 건 아직도 조심스럽다. 하지만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비대면 의료서비스는 적극적으로 시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한의약은 ‘문진(問診)’과 ‘망진(望診)’으로도 환자 상태에 대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비대면 의료서비스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Q. 한의약 해외 환자 유치에 있어 한의계에 바라는 점은?
우선 수요자 중심의 시각을 넓혀주었으면 한다. 보통 의료서비스라고 하면 의료인은 ‘진료’를 떠올리지만, 외국인환자(소비자)는 의료기관 정보 파악에서부터 예약, 진료, 그리고 귀국 후 사후관리까지의 모든 ‘경험’을 의료서비스로 인식한다.
이 전체의 과정을 한의사 개개인이나 한의의료기관이 혼자서 완성하기는 어렵다. 관광이나 컨시어지, 헬스케어 플랫폼과 같은 분야와도 적극적으로 협업해야 한다.
그리고 임상데이터 구축에도 관심을 더욱 높여주시면 좋겠다. 이번 중국인 대상 수요조사에서 해외 의료관광을 이용하는 주요 이유가 ‘진료 효과’로 나타났다. 한의약적 진료의 효과를 객관적으로 보여줄 데이터가 많다면 해외에 홍보할 때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Q. 강조하고 싶은 말은?
한의약은 의료서비스로서의 중요성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역사적, 문화적 가치를 함께 가지고 있다. 다만 가치를 제대로 보여주기에는 한의약이 아직 ‘원석(原石)’ 형태인 것 같아 늘 아쉽다. 글로벌 의료시장 변화에 맞춰 ‘세공(細工)’한다면, 누구나 한 번쯤은 가지고 싶어 하는 보석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