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지난해 질환별 한의중점연구센터로 지정돼 한의암중점연구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윤성우 강동경희대한방병원 교수(센터장)로부터 센터의 운영 목표 및 그동안의 성과, 향후 계획 등에 대해 들어본다.
Q. ‘한·의협진을 통한 암 관련 증상 한의완화치료 및 항암증진효과에 대한 연구개발’ 과제의 일환으로 한의암중점연구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번 과제는 한·의 협진 시스템을 토대로 한의 암 치료의 암 관련 증상 완화와 표준 암치료에 대한 항암 증진 효과에 대한 근거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임상연구, 실험연구, 문헌연구 및 레지스트리등록사업 등의 방법을 통해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보면 △한·의 협진을 통한 암 관련 증상의 한의치료에 대한 유효성과 안전성 임상연구 △한·의 협진을 통한 항암 효과 증진 기술에 대한 임상연구 △한의치료의 항암 효과 증진 기술 및 항암 기전 규명을 위한 실험연구 △한의 치료 기술의 암 관련 증상에 대한 효과와 항암 증진 효과에 대한 체계적 문헌고찰 연구 △한의암등록시스템(KMCARE)의 개발 및 레지스트리 등록사업 등 크게 5가지의 범주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연구를 통해 장기간의 다면적 한의암중점연구센터를 체계화하는 한편 한·의 빅데이터 연구 체계 및 한의 암 치료의 제도적 진입을 위한 토대를 마련해 나갈 예정이다.”
Q. 그동안 진행됐던 사업 및 성과는?
“강동경희대병원 한방암센터에서는 이전 연구과제로 ‘암 관련 증상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을 통해 △암성통증 △암성피로 △불면증 △식욕저하 △오심구토 △말초신경병증 등의 다양한 암 관련 증상에 대한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을 개발해 왔다.
한의암중점연구센터는 기존에 수행해왔던 연구들을 토대로 한·의 협진을 위주로 한의 암치료 연구를 확장시키기 위한 것이다.
지난 1년 동안은 향후 7년간의 장기간 연구 진행을 위한 기초를 다지고 다양한 연구들을 시작하는 시기였다. 현재 전향적 임상연구 2건을 진행하고 있고, 레지스트리연구를 위한 연구계획서를 개발하고 있으며, 실험연구 및 문헌고찰도 진행 중에 있다.”
Q.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은?
“올해는 한의암치료의 유효성과 안전성 규명을 위한 한·의 협진 임상연구 2건의 수행과 더불어 한의암등록시스템(KMCARE)을 통한 한의암치료의 전향적 다기관 대규모 관찰연구의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목표다.
현재 진행 중인 임상연구는 방사선치료를 시행하는 유방암 환자에서 한방 연고 자운고와 비스테로이드 보습제의 방사선 피부염의 예방적 효과를 비교 분석하는 연구 및 항암치료를 시행하는 수술 불가한 3·4기 췌장암 환자에서 건칠단 위주의 한의치료 병행을 통한 한약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규명하는 연구를 진행 중에 있다(참여 문의: 02-440-7272, 010-2302-7235).
한의암등록시스템(KMCARE)은 질환별 중점연구센터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다. 이는 한의암치료의 특징과 장점을 평가할 수 있는 한의학적인 중앙암등록시스템의 역할을 기대하는 것으로, 한의학적 암치료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할 뿐만 아니라 암의 축소에만 집중돼 있는 현대 암치료의 관점을 전환시킬 수 있는 근거로 활용될 것이다. 이에 전국의 암 전문 교수진들과 함께 수집 항목 선정, 임상 적용 가능성 등을 토론하며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Q. 협진을 통한 장점은 무엇이며, 향후 전망은?
“초기암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암 환자의 근치가 힘든 상황에서, 현실적 치료목표는 생존기간의 증가와 삶의 질의 향상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한·의 협진치료는 이러한 현실적 치료목표에 가장 잘 부합하며 그 과학적 근거는 매우 많다. 한의암치료는 자체적으로도 △종양 진행의 억제 △재발전이 억제 △수술항암방사선치료 부작용 완화 △암 관련 증상 완화 △삶의 질 상승 △종양미세환경 개선 등의 효과를 가지고 있다.
또한 협진을 통한 암 치료는 개체적 특성을 가진 다양한 암 환자들에게 개별적 맞춤치료를 제공함으로써 최선의 치료 전략을 펼칠 수 있다. 현대 암치료가 ‘암’에 중점을 두는 반면, 한의암치료는 ‘암 환자’에 집중함으로서 부정(扶正)과 거사(祛邪)의 균형을 잃지 않게 도와주고 암환자의 정기(正氣)가 손상되지 않도록 도움을 줄 수 있다. 특히 면역저하자, 고령자 등에서 이같은 협진 치료는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암’이 아닌 ‘암 환자’를 중심으로 하는 통합암치료는 전 세계적으로 활발하게 성장하고 있는 상황인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협진암치료나 통합암치료가 의료진에 의한 판단이 아닌 암 환자에 의해 선택되는 경우가 다른 나라에 비해 월등히 높다. 이렇게 되면 전체 의료진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한의학계와 의학계의 소통과 이해가 증진되고 국민과 의료진이 협진에 대한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게 된다면 한·의 협진암치료의 전망은 매우 밝다고 할 수 있으며, 우리나라의 특징적 의료경쟁력으로도 부각될 수 있을 것이다.”
Q. 한의암치료의 발전에 있어 장애는 무엇이며, 개선될 부분은?
“국가에서는 한·의 협진 암치료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는 국민의 건강을 증진시키고 사회적·경제적 부담을 줄이며 국가경쟁력 또한 제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현실은 한의학의 필요성이 의도적으로 외면당하고 있으며 한의학의 제도권의 진입에도 많은 장애물이 있어 보인다. 한의계 내에서도 한의학의 궁극적인 발전에 대한 이견도 많다.
지난 2017년 저희 센터에서 발표한 암 환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암 환자가 한의치료를 선택하지 않는 이유로 △한의치료가 비싸고 건강보험이 되지 않으며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고 △장기적 치료가 필요한 점 등을 꼽았다.
앞으로 더욱 많은 암 환자가 한의치료를 선택하려면 건강보험 혜택이 늘어나야 하고, 한의암치료의 과학적 근거를 구축해야 하며, 암 환자의 한의 치료 만족도가 높아져야 한다. 이와 함께 한의계의 통일된 미래발전계획을 가지고 국민건강 증진을 위해 상생과 균형이 잡힌 국내 의료제도 개선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나가야 할 것이다.”
Q. 향후 센터의 운영방향 및 계획은?
“질환별 중점연구센터인 만큼 한의암치료의 근거 구축을 위해 매진할 예정이다. 또한 한의암치료의 장점이 무엇인지, ‘암 환자’에게 한의치료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규명하기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다. 내년부터 전국 다기관 한방암대학병원을 중심으로 시작할 한의암등록사업(KMCARE)은 이러한 연구 목표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암 관련 증상 완화와 항암효과 증진을 목표로 하는 다양한 한·의 협진 연구들을 수행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한·의간의 소통과 이해의 증진, 공동 연구수행 결과를 바탕으로한 임상경로(clinical pathway) 적용을 통해 실질적인 암 환자의 한·의 협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나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