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신문] 대한한의사협회 윤성찬 회장·서만선 부회장은 24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이언주 의원(더불어민주당)과 간담회를 갖고, 공공의료 분야의 의사 수급난 조기 해결을 위해 ‘지역공공필수 한정의사’ 면허제도 신설과 2년 추가교육을 통해 의사 부족 지역 공공의료기관에 한의사를 투입할 것을 강조했다.
이날 윤성찬 회장에 따르면 지난해 공공의료기관 223곳의 정원대비 부족 의사 수는 무려 2427명(기관당 10.9명)에 달했으며, 더욱이 의대정원 증원에 따른 수업 거부, 전공의 파업 등으로 2025년 배출될 의사 수는 대폭 감소하고, 의사 수급은 더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윤성찬 회장은 “2025년 의대 정원 증원을 늘려도 6~14년 뒤에야 의료현장에 투입될 수 있어 당장 의사 수급난을 해결하는 방안이 되지 못한다”면서 “한의사에게 2년 추가 교육을 통해 의사면허를 부여한다면 현실적으로 빠른 의사 수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윤 회장은 한의사에게 2년간의 추가 교육을 실시해 공공의료기관 근무 및 필수의료에 한정해 종사하도록 하는 ‘지역공공필수 한정의사제’를 추진할 것을 제안하면서, “전국 한의사 및 한의과 공보의들도 참여 의지를 나타내고 있는 만큼 이 제도가 추진된다면 의사 부족 문제를 일정 부분 해소함으로써 의대정원 증가 폭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만선 부회장도 “한의과대학과 의과대학의 교육 커리큘럼의 75% 유사하다”면서 “한의과대학에서 해부학, 진단학, 영상의학, 방사선학 등의 교과과정을 이수토록 하고 있으며, 한의 진료과 중 안·이비인후과·내과·침구과·피부과·신경정신과·재활의학과 교육에 현대 진단의료기기 실습 포함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이와 비슷한 외국 사례로 △대만의 7년제 중·서의 이중전공 과정 △한의대 학위의 러시아 현지 의대 학위(6년제) 인정 △국내 한의대생,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국립의대 3학년 편입 사례 등을 제시했다.
또한 윤 회장은 “이와 관련 8일 열린 국정감사에서 보건복지부가 (양방)의료계의 수용성 문제를 거론했지만 실제 의협 산하 의료정책연구소가 발표한 ‘의대와 한의대 통합을 통한 의료일원화 방안 연구(‘12년)’ 보고서에서도 같은 내용을 다루고 있으며, 이에 비하면 오히려 보수적인 제안”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한의대에서 현재 강의하지 않는 양방의학적 내용을 1년간 더 교육받으면 의대에서 강의하는 내용을 거의 모두 포함할 수 있고, 현직 한의사의 경우 해당 양방의학 교육 영역에서 45학점 이상을 이수하면 의사면허 시험 자격을 줄 수 있다고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윤 회장은 이와 함께 한의과 공보의에게 보건진료 전담공무원과 동일한 수준의 진료권을 부여, 의료취약지의 의료공백에 적극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윤 회장에 따르면 의과 공보의는 지난 2015년 2239명에서 지난해 1434명으로 감소한데 이어 올해는 1215명까지 급감, 전국 1223개 보건지소 중 558개소(45.6%)는 의과 공보의가 배치되지 않고 있으며, 특히 응급실 투입 등으로 보건지소에 배치된 의과 공보의는 721명으로, 한의과 공보의 수(730명)보다 축소된 상황이다.
서만선 부회장은 “지역 어르신들의 요청에 따라 한의과 공보의들이 만성질환 관리 등 일차의료를 담당할 수 있도록 의료취약지에서 만큼은 보건진료 전담공무원이 갖는 처방 의약품 등의 진료권이 확보돼야 한다”면서 “‘농어촌의료법’에서 간호사도 일정 교육을 통해 참여하고 있는 만큼 한의사의 처방·진료권이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윤 회장은 “한의과 공보의가 의료취약지에서 만성질환 관리 등 일차의료를 담당하기 위해선 보건진료 전담공무원이 갖는 ‘경미한 의료행위’의 진료권을 필요하다”면서 “이에 준하는 ‘4주 직무교육’을 실시, 지역 일차의료에 적극 활용한다면 농어촌 지방의료 공백 해소와 함께 의과 공보의도 응급실 진료업무 지원에 더욱 매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밖에도 윤 회장은 △일차의료(장애인건강주치의, 치매관리주치의, 만성질환관리제, 난임치료)에서의 한의사 활용 △실손의료보험 한의 비급여 보장 등 의료이원화 체계에 입각한 의료제도 개선안을 건의했다.
한편 이언주 의원은 “최근 의료대란 문제가 의료영리화로 이어져 환자 부담 증가, 의료격차 심화될 우려가 있도 있다”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지역·필수의료 공백에 대한 공공의료 확대를 위해 이번 사안들을 검토해 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