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신문] 1980년대부터 2000년대 초까지 출생한 MZ세대는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최신 트렌드와 남들과는 다른 특별한 경험을 추구하는 특징을 보입니다. MZ세대는 전체 인구 중 약 34%를 차지, 경제활동인구로만 보면 60%를 넘어서고 있는데요. 한의계에서도 MZ세대들이 진출해 다양한 트랜드를 바꿔나가고 있습니다. 본란에서는 스타트업 CMO, 서울특별시 청년정책조정위원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한진석 학생(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본과 4학년)을 만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편집자주>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본과 4학년에 재학 중인 한진석입니다. 한의학을 배우기 전에는 서울대학교에서 사회복지학과 미학을 전공했습니다. 현재는 캠퍼스타운에서 창업 프로젝트에 참여해 ‘카이로스 전자’라는 기업의 CMO(마케팅책임자)로 재직 중이기도 합니다.
이외에도 서울특별시의 청년정책조정위원, 대통령 자문기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멘사코리아 테스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고, ‘서울비전 2030’ 시민위원, 서울특별시 홍보매체 시민개방 심의위원을 맡은 바 있습니다. 또한 매거진 SWEET의 의학 및 여행 칼럼 에디터, 학보사 대학주보의 기획팀 기자로 글을 쓰고 있기도 합니다.
Q. 3년째 서울시 청조위 민간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느끼신 점이 있으실까요?
청년정책을 심의·조정하는 청조위는 국무총리실 소속의 중앙 청조위, 그리고 전국 17개 시도 소속 지방 청조위로 구성돼 있습니다. 서울시 청년정책조정위원회에는 2021년부터 참여했습니다. 19명의 위원 중 대학에 재학 중인 위원은 3명 정도이고, 나머지 위원분들은 시의회 의원, 사회복지사, 관련 분야 교수 등으로 구성돼 있어 활동 중에도 다양한 의견을 들으며 배울 기회가 많았습니다.
분기별로 서울시의 청년정책을 심의하는 회의에 참석하는 일이 기본이지만, 이외에도 청년과 관련된 지표 연구, 향후 청년정책 계획 의제 발굴, 정책 제안, 청년친화위원회 지정 및 해제, ‘청년의 날’ 행사 참여 등 다양한 외부 일정에 참여하게 됩니다. 서울시의 ‘2025 청년정책 종합계획’에는 6조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된 만큼, 책임감을 갖고 학기 중에도 청년들의 입장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Q. 어떤 계기로 청조위에서 활동하게 됐을까요?
한의학도이자 사회복지사로서 청년들의 의료 및 복지에 늘 관심이 있었습니다. 특히 청년정책은 한 구성원이 사회로 나아가 겪을 수 문제들을 예방적으로 다룬다는 점에서 의학적인 관점이 반영될 때도 많습니다.
서울시의 청년 마음건강 지원 사업, 고립은둔 청년 지원 사업 등이 대표적입니다. 서울시의 정책은 그 영향을 받는 집단의 크기가 절대적으로 크고, 중앙 정부의 정책에도 많은 참고가 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청년들의 문제에 가장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고, 창의적인 시도와 개선이 끝없이 반영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서울시의 청년으로서 직접 해당 정책의 영향을 받는 입장에서 더욱 절실한 마음으로, 또 청년들의 현실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기쁜 마음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Q. 한의학과 학생으로서 배운 내용들이 청조위 활동에 도움이 되고 있나요?
현재 각 청조위의 분과는 교육, 문화, 주거, 일자리, 참여, 복지 등으로 구성돼 있어, 청년들의 의료나 건강 문제가 별도의 분과로 다뤄지고 있진 않습니다.
하지만 청년들의 목소리를 반영해 심리 지원 사업이나 기초 체력을 기를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청년 시절부터 관리 및 예방이 필요한 질환들도 많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건강 문제 역시 청년 정책의 주요한 문제로 다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발언 기회가 주어질 때마다 각종 대사 질환, 난임 문제 등 청년 시절부터 미리 검사하고 예방할 수 있는 문제들에 대해 관심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청년을 둘러싼 환경, 가정, 주거, 운동, 심리 문제 등을 다양하게 살펴보고 심의할 기회가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한의학적인 지식과 관점을 반영할 기회가 많고, 발언하기 전에도 사회적인 문제와 더불어 의학적인 공부도 병행하게 됩니다.
Q. 청조위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뜻깊었던 일이 있을까요?
서울장학재단의 공익인재 장학생으로 활동하면서 장학금 제도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민간재단은 물론이고, 많은 공공기관의 장학금 역시 성적을 기준으로 주어지는 경우가 많아 정작 장학금이 필요한 학생들은 장학 기회로부터 소외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마침 회의 중에 서울장학재단의 담당자분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고, 성적보다는 청년들의 필요를 적극적으로 발굴하는 장학사업의 방향에 대해 공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회의 중 나눈 의견이 정책에 반영되기까지는 실무자분들의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지만 현장에서 그 일을 담당하고 있는 분들에게 의견을 전달하고 사업의 방향을 함께 조정해 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큰 기쁨을 느꼈습니다. 교육, 문화 분과의 위원으로 3년째 활동하면서 회의 중 나온 의견들이 어떻게 반영되고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에서도 큰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Q. 앞으로의 목표나 각오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청년 중 한 명으로서 지금까지는 청년정책에 주로 초점을 두고 활동해 왔습니다. 앞으로는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의료 정책이나 다른 인구집단을 대상으로 한 정책에 대해서도 공부해 보고 싶습니다.
한의사의 본분은 의학을 익히고 사람들을 치료하는 데 있겠지만,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기에도 가장 좋은 직업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사회복지학과 한의학을 공부한 사람으로서, 이웃들의 이야기를 듣고 전달하는 역량에 조금 더 중점을 두고 발전시켜 나갈 계획입니다.
Q.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으실까요?
정책과 관련해 꼭 필요한 역량과 경험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이나 기회를 접하지 못한 학생분들을 많이 만나 봤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도시와 주변의 이웃을 위해 의견을 내고, 배운 지식들을 사회적인 가치로 만들어낼 수 있는 과정들에 대해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한의학적인 관점과 본인만의 관심사를 살려 여러 사회 참여활동에 함께하고, 서로의 다양한 활동을 격려하는 한의계가 됐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