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진 대전광역시한의사회장
[한의신문=강현구 기자] 대전광역시한의사회(회장 김용진·이하 대전지부)는 지난달 25일부터 27일까지 베트남 빈증성과 호찌민에서 현지인과 한인 교포 등 500여 명을 대상으로 의료봉사를 실시, 첨단 한의약 술기 등을 선보여 큰 호응을 얻었다. 이에 봉사단장인 김용진을 회장으로부터 성과와 소회를 들어봤다. [편집자주]
Q. 베트남에서 의료봉사를 하게 된 계기는?
대전지부에서 5년째 회장직을 수행해오고 있는데 취임 당시 공약 중 하나가 바로 한의학의 글로벌화에 기여하고자 해외 의료봉사에 나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취임 초기 발생한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이를 보류해야만 했으나 올해 코로나19 상황이 종료됨에 따라 지부 사업으로 추진하게 됐다.
기획 과정에서 대전시장님을 비롯해 대전관광공사, 경제사절단 등의 관계자들이 대전시 자매 도시인 베트남 빈증성으로 방문한다는 소식을 듣고, 대전지부에서도 17년 전 빈증성에서 의료봉사를 한 경험이 있었기에해당 지역으로 결정하게 됐다.
이에 실제 준비에 돌입한 것은 두 달 남짓한 기간으로, 회장으로서 해외 의료봉사 추진 경험이 없던 상태여서 소위 ‘맨 땅에 헤딩’하는 식으로 부딪혀 하나 하나 준비했다.
이 과정에서 발 벗고 나서서 하나부터 열까지 고생하며 준비한 윤제필 대전지부 국제이사님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Q. 봉사는 어떻게 진행됐나?
해외의료봉사단에는 대전지부 임원진들뿐만 아니라 대전대한방병원 및 필한방병원 수련의 선생님들, 원광대 한의대 본과 4학년 학생들도 동참했다.
특히 동아일보 이진한 중앙일보 의학전문기자도 봉사단에 합류, 베트남 출국부터 우리나라 입국까지 밀착 취재해 일간지와 유튜브에도 소개될 수 있었다.
현지에선 빈증성의 배려로 두 군데 병원에서 봉사를 진행할 수 있었다. 진료실과 치료실을 제공 받았지만 시설이 좋다고 하는 곳이었는데도 기온이 39도가 넘는 환경에 많은 환자들이 몰려 예진팀, 진료팀, 약국팀 등이 많은 고생을 했다.
국내와 마찬가지로 근골격계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많았고, 특히 현지인들이 짜고, 매운 음식을 즐기는 식습관 때문인지 중풍 후유증 및 고혈압 환자들도 많았다.
▲초음파 가이드 약침 시술 중인 봉사단(김기병 원장)
Q. 이번 봉사에서 초음파진단기기를 활용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 승소 이후 대전지부는 회원들에게 초음파 활용을 독려하기 위해 매달 관련 강의를 개최했으며, 초음파 교육 강사 육성 스터디도 진행해 왔다.
이에 이번 봉사에서 초음파 활용 침 치료나 약침 술기를 통해 발전된 한의학의 우수성을 외국에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 삼성메디슨, 메디스트림으로부터 포터블 초음파진단기기 2대를 지원받아 진료할 수 있었다.
현지에서 많은 관심과 찬사를 들을 수 있었던 좋은 기획이었다.
또한 대한약침학회에서 약침을 지원받았는데 베트남 의료진들이 한약으로 만든 주사제에 신기해했으며, 약물의 성분, 효과 등에 대해서도 매우 궁금해했다.
특히 빈증성 보건국 고위급 간부와 병원 관계자들이 우리 의료진들이 초음파 가이드를 통해 약침을 주입하는 모습을 보고 대전지부와 교류를 통해 교육 여부를 공식적으로 제안한 상태다. 환자들 또한 초음파 진료실에 더 많은 환자들이 몰리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빈증성 전통병원 관계자와 협력 방안 회의
Q. 베트남의 전통의학은 어떠한가?
첫째 날은 전통의학·양방의학을 병행진료를 하는 병원에서 봉사를 했으며, 다음날은 우리나라 한방병원과 같은 전통병원에서 실시했다.
전통병원은 지어진지 오래돼 시설이 낙후돼 있었으며, 침·전침 치료, 물리 치료를 시행하는 모습을 봤지만 약제실 등에선 한약을 적극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것 같았다.
빈증성 보건국, 전통병원 관계자들과 각각 간담회를 통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고, 베트남 의료학제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4년간의 양방의학을 공부하고, 이후 전통의학과 양방의학을 선택해 2년간 공부하게 된다.
베트남 의료시스템의 장점은 레이저 등 현대 의료기기 활용 가능 여부가 전통의학, 양방의학에 따라 나뉘는 것이 아닌 관련 교육 이수에 따라 나뉘는 ‘실사구시(實事求是)’ 제도라는 점이다.
▲빈증성 청사 보건복지국 방문 회의
Q. 봉사를 마친 소감은?
봉사 후 정말 만감이 교차했는데, 불과 두 달 동안 약재·물품 구입에서부터 초음파진단기기·약침 지원과 더불어 통관 절차 및 예산 수립까지 최선을 다해 준비했던 게 떠오른다.
정신도 없었고, 많은 걱정으로 불면의 시간도 보냈지만 이번 봉사는 처음부터 끝까지 어느 것 하나 막히거나 부족함 없이 진행돼 뿌듯하다.
대전지부 임직원 여러분의 수고에 정말 감사드린다.
특히 최창우 대전지부 명예회장님께서 직접 의료 봉사에 참여해 주셨고, 대전시장님, 시청 공무원분들, 빈증성 공무원분들이 유대에 큰 역할을 해주신 덕택으로 봉사단이 한마음 한뜻으로 큰일을 치를 수 있었다.
▲대전시 의료웰니스관광 홍보설명회·K-한방 세미나
Q. 대전시가 글로벌 바이오헬스로 부상 중이다.
이장우 대전시장님께서 이번 봉사현장에 오셔서 직접 봉사도 도와주시며 격려해 주셨다.
대전시, 대전지부, 대전대 한의대, 한국한의학연구원 등 산·학·연으로 똘똘 뭉쳐 ‘K-Med’의 선두로 나가기를 당부하셨다.
이에 대전지부는 대전시가 우리나라 바이오헬스의 메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해나갈 것이다.
▲봉사현장을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Q. 올해 대전지부 중점 추진 사업은?
그동안 온라인으로 소통하던 회원들이 대면을 통해 더욱 가까워질 수 있도록 모임의 장을 많이 마련코자한다.
신규 사업인 동아리 지원 사업을 통해 회원들이 진료실 밖에서도 취미로 유대 관계를 갖도록 하고 있다.
대면에서 서로 직능 관련 이야기 등을 나누며 친밀해진다면 한의계가 더 단결할 수 있을 것이다.
Q. 한의협 제45대 집행부에 바라는 점은?
부족하지만 제가 올해 전국시도지부장협의회장을 맡게 됐다. 지부장님들께 이번 집행부가 더욱 잘 할 수 있도록 많이 돕자고 말씀드렸다. 윤성찬 회장님과 집행부를 적극 도와 성공으로 이끄는 것이야말로 강하게 단결하는 협회가 되고, 미래 한의학을 위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또 제45대 집행부는 회원들과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미래 10년, 20년을 준비하는 협회가 되길 바라며, 저 또한 미력하지만 힘껏 돕겠다.
집행부 임원진들이 어려운 상황에도 열심히 뛰시는 모습에 죄송함과 감사함을 동시에 느낀다.
우리가 힘들수록 회원들이 조금이라도 행복해질 수 있다는 생각으로 맡은 바 일을 꿋꿋이 해나간다면 분명 좋은 일이 생길 것이다.
“대한한의사협회 제45대 집행부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