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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25일 (월)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개발사업 1단계 성과 공유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개발사업 1단계 성과 공유

최신 임상진료지침 키워드는 환자 관여와 비용

CPG 대부분 서양의학 중심적…전통의학 공정하게 고려돼야

표준화와 더불어 한의학의 강점인 맞춤의학도 함께 발전시켜야

2018년도 한의학 임상진료지침 국제심포지움 개최



한의임상진료지침국제심포지움



[한의신문=김대영 기자]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개발사업단이 출범 3년을 맞아 그동안의 연구 내용과 결과를 공유하고 각국의 전통의학 분야의 임상진료지침개발의 현황과 발전 방향을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지난 11일 포스코 P&S타워 이벤트홀에서 ‘전통의학의 임상진료지침 개발 및 공공분야에서의 활용’을 주제로 열린 2018년도 한의학 임상진료지침 국제심포지움에서 정석희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개발사업단장은 “6년 과제 중 1단계 사업이 마무리되면서 이제 국내 한의임상진료지침연구 인프라는 어느정도 구축됐다고 할 것”이라며 “이를 시작으로 한의보장성 강화와 국내‧외 협력 네트워크를 다져 한의약이 세계로 뻗어 나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인사말을 대신했다.



이어진 심포지움에서 ‘한의임상진료지침 개발의 목표와 전략’을 발표한 박종하 보건복지부 한의약산업과장에 따르면 정부는 한의약 실태조사 결과 한의약에 대한 근거 부족으로 인해 국민의 신뢰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한의학의 과학화, 표준화, 산업화, 세계화라는 4가지 목표로 추진 중인 제3차 한의약육성발전종합계획에 한의약의 과학적인 표준화와 근거수준을 제고하기 위한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개발‧보급 사업을 핵심과제로 포함시켰다.



2016년 선정한 30개 질환에 대한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을 올해까지 개발하고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최종 인증을 거쳐 국내외 네트워크를 통한 세계화로 나아가는 3단계 진행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한의학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기본적인 수요 충족 및 신뢰를 제고함으로써 한의약 자체 위상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한의약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통한 의료비용 절감, 세계 전통의약시장에서 한의약산업의 잠재적 역량 및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한의임상진료지침 개발에 대한 제언’을 발표한 이명수 한국한의학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한의임상진료지침은 의사와 환자 간 의사소통의 도구로서 적용했을 때 환자의 만족도가 높아진 것으로 조사된 만큼 개발단계에서부터 보급과 확산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꾸준한 업데이트가 중요한데 새로운 임상연구 근거가 반영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만큼 Living evidence나 BMJ의 MAGIC 앱 등을 적용해 기간을 단축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제언했다.



특히 최근 임상진료지침 가이드라인의 핵심 키워드는 환자의 관여(patient involvement)와 비용(cost)으로 환자의 니즈와 환자가 생각하는 가치를 분석하고 비용을 추가하면 좀 더 가치있는 임상진료지침이 될 수 있다며 향후에는 양적 근거보다 질적 근거를 통합시키는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민정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개발사업단 팀장은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개발 매뉴얼’에 대해 발표했다.

박 팀장에 따르면 한의학이 가지고 있는 환자중심 맞춤의학의 특성을 객관적 근거에 기반을 두는 의학적 형식에 맞추는 지침개발은 임상논문이 풍부하지 못한 현실에서 어려운 작업임에도 한의계에 적절한 개발방법론을 도출해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개발 매뉴얼을 마련했다.



매뉴얼에서는 한의근거기반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을 개발함에 있어 근거가 부족하다는 한계는 기존 개발 방법론만으로 한의학의 임상 현장을 온전히 담아내기 힘들어 근거창출을 통해 이를 보완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또한 중국이나 일본 등 현재 한의학에서 활용하는 방법과 동일한 도구를 활용하고 있는 국외 연구들을 탐색해 근거를 보완하는 작업이 필요해 이들의 연구 결과 역시 기준에 맞춰 평가를 하되 의료 현실을 고려해 보완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다만 서구에서의 한의학 활용은 대부분 보완적 의료형태로 연구가 되고 있어 한국 의료 현실과 차이가 나는 만큼 서구의 연구결과를 지침의 근거로 활용할 때는 한국의료 현실에 맞춰 해석하는 노력을 더 기울여야 한다.



또 현재의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는 근거를 검색하고 검토하는 노력을 기울이면서도 한의학이 가진 문헌적, 경험적 내용을 담을 수 있는 노력이 함께 병행돼야 한다.

따라서 매뉴얼에서는 기본적으로 근거수준 등급화는 Grade 방법론을 따르되 현의계 현실을 고려해 기성 한의서에는 기록이 있지만 현대적 연구방법론을 활용한 근거연구가 아직 수행되지 않은 경우 고전근거(Classical Text-based, CTB) 등급을 부여하도록 했다.

그리고 권고등급에서 한의계 임상현장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근거가 불충분하더라도 개발 그룹의 임상적 경험에 근거해 권고할 수 있도록 SIGN에서 사용하는 GPP등급을 별도로 뒀다.

단, 논문의 양이 부족하더라도 최대한 관찰 연구까지 포괄적으로 검색하고 문헌을 선정해 가능하면 CTB로 등급화하는 것은 지양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통합의학 임상진료지침 개발’에 대해 발표한 제니퍼 헌터 시드니대학교 교수는 서양의학도 양질의 근거가 그렇게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임상진료지침에서는 명확한 이유나 근거 없이 서양의학을 먼저 권고하는 등 서양의학 중심으로 만들어져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제니퍼 헌터 교수는 임상진료지침에서 공정하게 서양의학과 전통의학을 권고할 수 있는 방법들을 제시했다.

먼저 진료지침의 핵심 임상질문(PICO)에 전통의학을 사용하는 이유, 서양의학에서 충족되지 않은 니즈, 환자가 생각하는 가치 등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

또한 양질의 근거가 있지만 비용과 위해도가 높아 환자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크지 않다면 비록 근거가 낮더라도 전통의학을 먼저 강력하게 추천할 수 있다.

손목터널증후군의 경우 외과적 치료 시 비용이 비싸고 수술로 인한 위험이 많아 먼저 침구치료를 강력하게 권고할 수 있다는 것.



이와함께 국가의 정책, 경제적 문제, 의료접근성, 의료의 품질, 의료진의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권고 등급이 결정돼야 하며 전통의학을 고려하지 않을 경우 그 이유가 명시되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날 심포지움에서는 이외에 공공부문에서의 임상진료지침 활용 방안에 대한 발표들과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개발사업 결과들도 소개됐다.



한편 심포지움에 참석한 최문석 대한한의사협회 부회장은 “앞으로 표준임상진료지침 개발사업단이 표준화와 객관화를 위한 다양하고 심도있는 연구를 통해 한의의료 기술의 신뢰성과 재현성, 효과성 수준을 한단계 더 끌어올리고 한의사의 역할 영역 확대에 중추적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드린다”고 격려했다.



최도영 대한한의학회장 역시 “국민에게 한의약에 대한 신뢰를 높이고 공공의료성을 강화하며 제도권 내에서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한의약의 근거”라며 “임상진료지침개발은 이를 위한 중요한 발걸음이자 한의 보장성 강화를 위한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승훈 한약진흥재단 이사장은 “최근 ICD-11에 한의약이 한 챕터로 들어가 한의학이 본격적으로 전 세계의료의 한 축을 담당하는 계기가 마련된다”며 “이에 발맞춰 국내에서 진행된 임상진료지침 개발은 한의학에 대한 신뢰를 높이고 이를 통해 국가 공공의료에 진입하는 필수적 과정으로 한의계에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응세 한약진흥재단 원장은 “한약진흥재단에서 다양한 일을 진행하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분야가 바로 표준임상진료지침 개발사업이다. 한의약을 통해 국민건강을 확보하고 산업화, 세계화로 나아가는데 가장 기초적 단계이기 때문”이라며 한의계의 많은 관심과 격려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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