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한의사협회(회장 홍주의·이하 한의협)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이 18일 건보공단 스마트워크센터(영등포남부지사)에서 2024년도 요양급여비용계약(이하 수가협상)을 위한 수가협상단 상견례 및 1차 협상을 진행한 가운데 이날 한의협 수가협상단은 낮은 한의 건강보험 보장률 상황에서 정부가 양방에 편중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정책 등으로 인해 한의계가 지속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고 지적하며, 올해 수가협상에서는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수가 인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이상일 건보공단 수가협상단장은 “지난해를 되돌아보면 한의협과의 수가협상이 아주 작은 차이로 결렬됐는데, 지금까지도 조금만 더 조율했으면 타결될 수 있었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남아 있다”며 “지난해 아쉽게 결렬됐던 경험이 있었던 만큼 올해에는 협상이 원활하게 타결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한 안덕근 한의협 수가협상단장은 “이번 수가협상에서는 한/양방간 기울어진 운동장이 조금은 평평해질 수 있도록 진행됐으면 하는 바람이며, 더욱이 한의 건강보험의 경우에는 열악한 급여로 인해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음에도 환자들이 마음껏 찾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번 협상을 통해 대한민국 보건의료계의 하나의 축으로써 한의 의료서비스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많은 배려가 있어야 할 것이며, 한의계 상황을 반영한 좋은 협상결과가 도출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안 단장은 1차 협상 후 가진 기자브리핑을 통해 “코로나라는 국가적 위기 상황 속에서 한의계는 국민건강을 위해 열심히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법제도나 보상 측면에서 철저히 소외된 부분이 있어, 이러한 부분들이 이번 협상에 반영됐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전달했다”며 “한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통해 국민들에게 보다 양질의 한의 의료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 또한 제시했다”고 말했다.
실제 건강보험 내 낮은 한의 보장률은 실 수진자 수 감소로 이어져 왔으며, 최근 5개년(‘18∼‘22년) 동안 실 수진자수는 연평균 2.6%씩 감소됐고, 이로 인해 ‘14년 건강보험 총 진료비 중 4.2%를 차지했던 한의 의료기관 진료비 점유율은 ‘22년 3.1%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이와 관련 안 단장은 “한의협은 국민들의 경제적 부담 경감과 최적의 한의 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해 지속적으로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를 요구해 왔지만, 코로나19 상황에서 보듯이 정부의 양방 중심 건강보험 정책으로 인해 한의 건강보험 보장률은 여전히 미흡한 수준”이라고 지적하며, “이번 수가협상을 통해 한의약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는 동시에 한의의료기관 경영의 어려움을 개선할 수 있도록 반드시 현실성 있고 합리적인 수가 인상을 이끌어 내겠다”고 밝혔다.
특히 안 단장은 “지난해 말 한의사의 초음파 진단기기 활용 합법 취지의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판결과 같이 국민건강권 보장이라는 최우선 가치를 위해 한의 의료서비스에서도 현대화된 의료기기의 사용이 필요하며, 이에 대한 수가 마련도 반드시 필요하다”며 “이번 수가협상은 양방 중심의 독점적인 의료환경을 변화시키고, 그동안 소외됐던 한의 의료의 도약과 성장의 출발점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