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군이 주최하고, 한국한의학연구원 동의보감사업단이 주관한 ‘동의보감 책판 보존 및 활용을 위한 전문가 포럼’이 지난 7일 동의보감촌 산청한방가족호텔에서 개최, 동의보감의 역사·문화적 가치를 발굴하는 한편 동의보감의 활용방안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안상우 동의보감사업단장의 개회사 및 이승화 산청군수·김남일 한국의사학회 명예회장의 축사로 시작된 이날 포럼에서는 △동의보감 완영책판의 보존현황과 과제(홍성덕 전주대학교 교수) △동의보감 초간본의 현황과 한글 동의보감의 차이(옥영정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국제행사를 통한 세계기록유산 홍보 활용방안(이승철 유네스코 국제기록유산센터 교수) △삼국유사 판각과 동의보감 활자복원 사례(안준영 완판본문화관장) 등의 발표 후 김남일 명예회장이 좌장을 맡아 종합토론이 진행됐다.
이날 홍석덕 교수는 현재 전북대에서 보관 중인 완영본목판의 보존 및 조사과정에 대해 그동안의 경과사항과 함께 어려움에 대해 설명했다.
홍 교수는 “완영본목판은 1899년 전라감영에서 전주향교로 보관 중인 목판을 모두 이관해 보관하다가 1987년 전주향교내에 장판각을 건립하고 현재는 전북대에서 문화재보관방식에 의해 보존하고 있다”며 “완영책판은 2001년 향토사학자들에 의해 관심을 받으면서 시작돼 20여년간 지자체와 전북대 및 각종 문화단체에서 관심을 가지고 지속적인 연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동의보감의 초간본 및 최근 발굴된 한글판 동의보감에 대해 설명한 옥영정 교수는 “동의보감 초간본이 목활자로 간행된 배경에는 임진왜란 이후 아직 사회경제적 복구가 미흡한 상황에서 목판본이나 금속활자로 간행하려고 했지만, 판목을 제대로 수급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부족한 판목을 재활용하기 위해 목활자 방식을 선택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목활자 방식은 목판 방식보다 제작과정이 복잡해 금속활자가 아니면 대부분은 목판방식을 선호하지만, 당시 물자 부족으로 인해 목활자 방식을 부득이하게 선택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이승철 교수는 “유네스코 기록유산은 문화재의 보존가치가 있는 기록물을 유네스코에서 지정한 것이 아니라, 우리 세계가 기억해야할 것들이라는 의미가 강하다”며 “즉 동의보감이 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는 것은 동의보감 초간본의 문화재적 가치보다는 동의보감 안에 담겨진 내용이 전인류가 공유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인정했다는 것에 더 큰 의의를 둬야 할 것이며, 이러한 이유 때문에 동의보감 내용의 현재적 가치에 대해 더 발굴하고 연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안준영 관장은 전주완판본문화관의 관장이며 전통목판 분야의 장인인 홍성덕 관장이 추진하고 있는 ‘동의보감 목활자복원사업’에 대해 설명했다.
주제 발표 후 진행된 종합토론에서는 지난 2009년 의학서 최초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동의보감 책판의 보존과 관리방안, 동의보감을 홍보하기 위한 현실적인 방법 등 동의보감의 문화재적 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한편 산청군은 한국의 전통의학과 한의학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동의보감과 한의학의 우수성, 동의보감촌의 다양한 의료관광 인프라를 홍보하기 위해 지난 2019년부터 ‘동의보감 활용 및 홍보사업’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