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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7월 10일 (금)

論으로 풀어보는 한국 한의학 (24)

論으로 풀어보는 한국 한의학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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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일 교수(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1723년 從五位下守大學頭의 관직에 있었던 日本人 藤原朝臣이 『訂正東醫寶鑑』을 간행하면서 다음과 같이 서문을 썼다.



“『東醫寶鑑』 25卷은 朝鮮의 國醫인 許浚이 모은 것이다. 內景, 外形, 湯液, 鍼灸, 雜病으로 分辨되어 있음에 古今의 衆說들이 마치 손바닥을 살피는 것 같으니, 가히 醫를 業으로 하는 자들이 본받아 머무를 하나의 도움되는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가지고 온 것이 적기에 세상 사람들이 드물게 보게 되었다. 이에 醫官인 法眼 源元通에게 命하여 訓訂을 덧붙이고 인쇄하여 小臣에게 서문을 맡겼다. 살펴 보건데, 의학도 또한 학문의 도이다. 그 가르침이 術이 많으나, 그 학문이 밝지 못하고서 그 術이 정미로운 경우가 없으니, 그 학문을 밝게 하고자 한다면 독서를 많이 하지 않을 수 없다. 近世의 의사들은 항상 ‘병을 치료할 따름이니, 어찌 반드시 독서한 다음에 병을 치료할 것인가’라고 말하니, 어그러진 말이다. 병을 치료하는 법이 어찌 그 책의 밖에 있겠는가? 지금 의학의 기술이 있는 자들이 경험이 없는 것이 아닌데도 소견이 다르니, 소견이 다르면 의혹이 있고 어그러지게 된다. 그 폐단이 죽고 사는 큰 일에 관계되는 것이므로 가히 삼가지 않을 것인가? 그 학문이 밝으면 의혹이 없을 것이고, 그 術이 정미롭다면 어그러지지 않을 것이다. 그 치료한 醫案이 분명한 것은 靑囊이 풍부한 자가 아니면 말하지 못할 것이다. 의학의 서적은 무릇 무수하니, 비록 넓게 본 사람이라 하더라도 감히 하루 아침 하루 저녁에 궁구하여 예측할 수 있겠는가? 더구나 재산을 의서 사는데 쓰지 않는 무리가 어찌 능히 저장하여 축적시킬 수 있겠는가? 진실로 讀書한 然後에 병을 치료하면 數十年間의 헛수고들이 어찌 이익됨이 있겠는가. 이 책이 사용된다면 이러한 누됨이 없을 것이다. 무릇 백성들의 질병이 사망을 면하여 위생의 도가 크게 후세에 보탬이 될 것이다. 오호라. 관리로서 현세와 후세를 염려하는 것이 가히 대등할 것인져. 이에 인하여 서문을 붙인다. 1723년 정월 중순에 從五位下守大學頭 藤原朝臣이 信篤한 마음으로 삼가 識함.”



이 서문은 몇가지 사항을 우리에게 문제로 던진다.



첫째, 『東醫寶鑑』의 우수성에 대한 찬양이다. “內景, 外形, 湯液, 鍼灸, 雜病으로 分辨되어 있음에 古今의 衆說들이 마치 손바닥을 살피는 것 같으니, 가히 醫를 業으로 하는 자들이 본받아 머무를 하나의 도움되는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는 것이 그러한 것으로, 이를 통해 藤原朝臣이 이 책을 간행하는 의미로서 의사들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우수한 책이라는 것을 가장 우선으로 꼽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둘째, 당시의 폐단이라 할 수 있는 공부하지 않고 환자를 진료하는 학구적이지 못한 의사들에게 교과서라 할 수 있는 책을 공급하고자 『東醫寶鑑』을 간행한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近世의 의사들은 항상 ‘병을 치료할 따름이니, 어찌 반드시 독서한 다음에 병을 치료할 것인가’라고 말하니, 어그러진 말이다”라는 것은 당시 의사들의 독서를 경시하는 풍조에 대한 일침으로서, 학문의 발전과 치료술의 제고를 위해서 『東醫寶鑑』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이 이에 작용된 것이다.



셋째, 치료방안의 표준을 『東醫寶鑑』으로 하고자 한 의도가 엿보인다. “지금 의학의 기술이 있는 자들이 경험이 없는 것이 아닌데도 소견이 다르니, 소견이 다르면 의혹이 있고 어그러지게 된다. 그 폐단이 죽고 사는 큰 일에 관계되는 것이므로 가히 삼가지 않을 것인가?”라는 것은 이러한 염려의 일환이며, 이러한 염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표준이 될 치료체계를 갖고 있는 의서가 절실히 요구되는 것이다.



넷째, 『東醫寶鑑』이 현세뿐 아니라 미래에까지 의학의 기준이 될 의서로 판단하고 있다. 이것은 현재에도 한의계에서 이 책을 중요한 의서로 여기고 연구, 활용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할 때 매우 뛰어난 통찰력이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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