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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7월 10일 (금)

論으로 풀어보는 한국 한의학 (3)

論으로 풀어보는 한국 한의학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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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 하나 하나에 대해 정확히 공부하자”

김남일 교수(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丁若鏞(1762~1836)의 저술을 집대성한 『與猶堂全書』 제1집 詩文集 제10권에 ‘醫說’이라는 제목의 다음과 같은 글이 나온다.



“옛날 醫學은 本草를 전문으로 습득하였다. 때문에 모든 초목의 性ㆍ氣ㆍ毒ㆍ變의 법제를 강구하여 명확하게 알지 못하는 것이 없었다. 그래서 병에 대해 약을 쓸 때 혹 병의 원인이 한 가지뿐이어서 단 1性 단 1毒으로 치료할 수 있다면 한 재료를 사용하고, 혹은 병의 원인이 많아서 얽히고 설켜서 풀기 어려운 것은 여러 가지 재료를 사용하여 조제해서 치료하게 하였다. 그러므로 기술도 정밀하고 효력도 빨랐는데 후세에는 本草를 익히지 아니하고 오로지 옛 처방만 왼다. 예를 들면 八味湯은 溫補하는 것인 줄로만 알고, 承氣湯은 凉瀉하는 것인 줄로만 알고서 곧장 全方을 뽑아 사용하기를 마치 한 가지 재료로 사용하는 것처럼 하니, 어떻게 일일이 병에 적중할 수 있는가? 그러므로 이렇게 말한다. ‘小學을 폐하면 文章이 일어나지 않고, 本草에 어두우면 醫術이 정밀하지 못하다.’”



儒學者 치고 한의학 연구를 안한 사람이 없을 정도로 한의학은 시대정신이었다.

정약용의 저술을 모은 『與猶堂全書』 안에는 『麻科會通』과 『醫零』이라는 두 개의 醫書가 들어 있다. 이 두 의서는 그의 한의학에 대한 견해를 정리한 역작이므로 그의 한의학적 견해를 탐구할 때 중요하게 취급된다.



그런데 이 두 의서 이외에도 『與猶堂全書』 안에는 의학 관련 論이 발견된다. 특히 詩文集 부분에 많이 있다.



위의 글은 의학을 학습하는 사람들을 경계하기 위해서 쓴 것으로 보이지만 글 속에 배어있는 그의 의학관을 읽어낼 수 있게 한다. 그는 本草의 학습이 한의학의 기초라는 것을 주장한다. 상고시대에 질병의 양태가 간단할 때는 本草에 담고 있는 개별 약물에 대한 지식으로 하나씩만 사용해도 질병이 치료되었다. 그러다가 문명의 발달과 환경 등의 변화로 질병이 점차 복잡화됨에 따라 치료약물이 점차 複方化되고 치료법도 변화해가게 되었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기성 처방들은 많은 기여를 하였지만 그 내재적 본질은 본초학적 지식을 가볍게 여기게 되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丁若鏞은 폐단이 축적되고 있는 이 지점에서 본초학 학습이 중요하다는 문제를 던져놓고 있는 것이다.



八味湯, 承氣湯을 “마치 한 가지 재료로 사용하는 것처럼 하니, 어떻게 일일이 병에 적중할 수 있는가?”라고 한 것은 처방을 구성하는 약물 하나 하나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상태에서 기성처방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時俗을 비판함이다. 기존 처방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은 환자마다 나타나는 수많은 증상에 대해 변통할 수 없다는 것으로 처방의 加減이 불가능하다는 의미가 된다.



“小學을 폐하면 文章이 일어나지 않고, 本草에 어두우면 醫術이 정밀하지 못하다”고 한 것에서 그의 本草觀을 읽어낼 수 있다. 어린 시절 학문의 기초를 익히기 위해 학습하는 小學을 읽지 않고는 문장을 일으킬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의학학습에서 본초학에 대한 학습은 醫者로서의 학습에 기초가 된다는 것이다.

丁若鏞의 本草論에서 우리는 기초를 중요하게 여기는 그의 醫學觀을 엿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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