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율적 전시 운영으로 기능과 가치 격상
한의계와 연계 학술행사 등 업적 재조명
“전통문화 가치의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우리나라가 이 만큼의 경제성장을 이룩한 것도 우리 고유의 문화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아이디어 창출에서 산업화를 일궈낸 것이 주효했다. 특히 오랜 전통문화에서 창출되는 우리만의 독특한 가치와 생각은 아이디어의 보고라 할 수 있다.”
강서구 구암공원 일대에 조성된 ‘허준박물관’의 초대관장으로 임명된 김쾌정 관장. 그는 1964년 4월 27일 개관한 우리나라 최초의 전문, 기업박물관(한독약품)으로서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의약학 자료를 수집·전시하고 있는 한독의약박물관의 관장을 오랜기간 역임하며, 박물관 운영에 상당한 노하우를 지니고 있는 인물이다.
하지만 그가 바라보는 한국의 전통문화의 보존 수준은 한참 부족하기만 하다. “박물관·기념관·자료관·과학관 등 문화기반시설이 많이 늘어나야 한다. 문화는 곧 새로움을 창출하는 문화전쟁으로 번져 나가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 박물관 기념관 등의 문화기반시설은 전국에 걸쳐 500여개에 불과한 실정”이라는 김 관장.
■ 허준 역사적 사료 지속 수집
그는 또 “문화와 역사적인 전통에서 우리와 큰 차이가 나는 이웃 일본의 경우는 5000여개 달하는 문화기반시설을 운영, 역사적인 사료의 보관 및 성찰의 깊이가 깊다. 이는 우리가 본받을 점이기도 하며, 우리 자신을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김 관장은 또 “허준 선생에 대한 기록이 매우 많다. 또한 드라마로도 재조명되는 등 활발한 논의가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만큼 혼란스러움도 많았다. 따라서 그의 한의학 서적 집필과정 및 진료 등 생애 전반에 걸쳐 정확한 고증 작업을 이뤄내는 것도 박물관의 운영 과제”라고 강조했다.
물론 허준 선현의 생애 전체에 걸친 고증 작업은 단기간에 끝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따라서 허준박물관의 기본적인 운영 방향은 일단 의성 허준 선현 관련 저서 등 학술적 자료 및 내의원 복원 등 의학적 업적을 전시, 연구함으로서 그분의 위대한 업적을 일반인들에게 올바로 알리는 과정서 한의학의 우수성과 자부심을 고취시켜 나간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유물의 전시에 있어 아쉬운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다. 김 관장은 “자료 수집이 큰일중의 하나다. 하다못해 그분께서 직접 사용한 유물 한 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친필 서간문, 먹, 벼루, 붓, 약방문 등 무엇 하나라도 보존돼 내려오는 것이 있을 법도 한데 그분 유품의 발견이 아직까지는 전무하다. 따라서 실제 유물의 유무 파악과 수집 노력이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 문화·역사 체험의 장 승화
김 관장은 또 현재 전시된 공간의 효율적 사용은 물론 박물관의 기능을 최대한 살려 전통과 현대가 접목돼 오늘날 허준의 업적이 더욱더 부각돼 재조명될 수 있는 전시공간 마련에도 중점을 둘 것임도 강조했다.
김 관장은 이와 더불어 전시만이 아닌 다양한 부대사업을 펼쳐 나갈 계획이라며, “오는 5월 한의학연구소 및 대한한의사협회 회관이 허준박물관 옆으로 입주하게 되면 한의계와 연계해 의성 허준의 업적을 대내외에 알릴 수 있는 학술세미나 개최 등 많은 부분에 걸쳐 협의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김 관장은 특히 “허준박물관의 운영은 우리나라 민족의학의 우수한 문화와 역사를 직접 체험하고 인식을 제고함으로서 한국 한의학의 위상을 한층 더 높일 수 있는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재규 기자 hajg@akom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