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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24일 (일)

백유상, 정혁상

백유상, 정혁상

근현대 한의학 속의 해부학(Ⅲ) 해방 이후 교육을 중심으로



해방직후 1940년대 후반 동양대학관 설립때부터 해부학 본격적으로 교육돼



1949년 동양대학관의 교육과정을 보면 이미 屍體解剖實習 및 組織實習, 病理解剖 細菌實習 등 시행





해방 이후 한의계는 한의사 제도 제정과 고등 교육기관 설립이 한의학 발전의 가장 중요한 밑거름이라 판단하고 발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1945년에 건립된 경기도의생회(회장 김동훈)를 기반으로 광복 직후 조선의사회(회장 박호풍)를 결성하고 1946년에 식민지의 유산인 限地限年制의 철폐와 ‘의생’이라는 기존의 명칭을 ‘한의사’로 개정해줄 것을 요청하게 된다.



1950년 보건부는 한의사를 의미하는 의생은 보건부 장관이 정한 범위에서만 진료가 가능하고, 기존에 활동하던 한지의사, 의생, 한지의생에게는 면허를 부여하되 신규 면허는 불허된다고 하여 새로운 한의사의 배출을 법률적으로 차단하려 하였으나 이후 제헌국회가 끝나고 제2대 국회에서 국민의료법을 통화시키는 과정에서 논란 끝에 한의사가 포함된 국민의료법이 통과되어 한의사를 중심으로 한 본격적인 한의학 발전의 계기를 맞게 되었다.



한의계에서는 해방이 되던 1945년에 이미 동양의학전문학교와 부속병원 기성회 조직 구성에 착수하였고, 그 결과 1946년에 미군정청으로부터 허가를 받아 동양의학전문학교가 최초의 한의학 고등교육기관으로 설립되었다. 조선의사회는 다음 단계인 대학 설립을 추진키로 하고 미군정청에 재단인가를 신청하여 1947년에 설립 인가를 얻었고, 동양대학관으로 명칭을 변경하여 이듬해 인문학과와 동양의학과의 2개 학과로 구성된 4년제의 을종대학으로 동양대학관(학관장 박호풍)을 설립하였다.



1950년에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피난지인 부산 동대신동에 천막교사를 세워 강의를 시작하였고 같은 해 행림학원 이사회를 구성하여 문교부로부터 행림학원 인가를 받았다. 행림학원 이사회는 동양대학관을 서울한의과대학으로 개편키로 하고 문교부 장관에게 인가를 신청하였으며, 1953년에 4년제 정규대학으로 설립허가를 받았다.



이후 1955년에 동양의약대학으로 명칭을 바꾸고 1957년에는 부속한의원의 개설 인가를 얻었다. 1959년 말부터 학교 재단이 표류를 거듭하는 상황에서 1961년 516군사정변이 발생하고 군사정권은 대학시설 기준령을 새로 만들어 시행하여 동양의약대학의 설립이 취소되었다가 1963년 개정된 의료법에 따라 다시 부활하게 된다. 이후 동양의약대학은 경희대학교 운영재단인 고황재단에 합병되고 1965년에 문교부로부터 정식 인가를 얻어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한의학과로 다시 발족하게 된다.



이러한 한의계의 고등 교육기관 설립 과정에서 해부학이 교육되었는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949년 동양대학관의 교육과정을 보면 이미 屍體解剖實習 및 組織實習, 病理解剖 및 細菌實習이 시행되었다.

1953년 서울 한의과대학의 교육과정을 보면, 1학년에 解剖, 本草, 中國語, 生理, 軍事學, 漢文, 哲學, 法通, 國語, 英語, 文化史, 心理, 物理, 數學, 生物, 化學 등이 강의 되어 그 가운데 해부학이 포함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1955년도의 동양의약대학의 교육과정을 보면, 2학년 과정에서 漢總1, 漢總2, 內科1, 內科2, 診斷, 本草, 漢原, 經穴, 病理, 解剖, 細菌, 有機化學, 衛生, 英語, 漢文 등의 강의되어 역시 해부학이 포함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후 동양의약대학이 경희대학교에 합병된 1965년 전후의 교육과정을 살펴보면 본과 1학년 과정에서 체육, 의학사, 해부학 및 실습, 조직학 및 실습, 생리학, 경혈학, 약리학, 원강1(내경), 원강2(중경), 양방생리, 생화학, 유기화학 등이 강의되어 여전히 해부학이 중요 과목으로 포함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의과대학의 한의학과에서 벗어나 한의과대학으로 독립되는 1970년대 이후에도 본과 1학년 과정에서 교련, 의학영어, 원전, 양방생리학 및 실습, 해부학 및 실습, 조직학 및 실습, 양방생리학 및 실습, 생화학 및 실습 등이 강의 되어 해부학이 교육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종합해 보면 해방 이후 한의계에서 고등교육기관 설립을 위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그 과정에서 초기인 해방 직후 1940년대 후반에 동양대학관이 설립된 때부터 이미 해부학이 본격적으로 교육되었다는 점을 알 수 있으며, 이는 해부학이 한의학 발전에 매우 필수적이 학문 분야라는 공통적인 인식이 있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이는 인체 구조에 대한 기본적이 지식이 의학 분야에서 필수적인 요소라는 것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매우 당연한 사실이라는 점을 다시 확인시켜주는 역사적 근거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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