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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7월 11일 (토)

윤종원 원장

윤종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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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 예찬



올해도 어김없이 남녘의 꽃소식이 들려온다.

북풍한설의 추운 겨울내내 발동동 구르며 무거운 마음과 두꺼운 외투차림으로 지난 겨울을 보냈다. 요 며칠은 따스한 기운이 자리하니 봄이 오는 것 같아 가슴이 차오르는 설레임에 기운이 날아오를 듯하다.



3월 하순, 아직 이곳은 겨울 기운으로 가득하지만 경남 양산시 원동면 매화마을로 차를 몰았다. 봄을 맞이하는 환영 인파는 거리를 가득 메웠다. 구불양장 고불고불한 길을 3시간이나 지나면서 차창 밖의 봄기온이 흠씬 싱그런 빛으로 희망의 소리를 내면서 한해의 시작을 노래하고 있었다. 고상한 정취, 선비다운 고결함, 인고의 세월을 지내고 나서 미소지우는 강한 생명력이 자꾸만 나를 매화의 환희 속으로 빠져들게 하였다.



달려 도착한 매화 단지! 그곳은 인산인해였다. 겨울의 찬 기온을 이겨내고 핀 봄의 전령이어서일까? 매향이 너무 그윽해서일까? 매향이 코를 찌르고 반가워 인사하듯 눈꽃이 화사하게 마구 운무처럼 날리었다.



아 ! 매향~. 사랑하는 아내와 오래 떨어져 있다가 만난 느낌이랄까? 군대 가 있는 아들 면회 간 순간이랄까? 순간 멍해졌다. 환희의 순간이었다. 청매 사이사이 울긋불긋 수놓은 홍매화의 자태가 너무나 멋있었다. 매화향에 취해 딸아이와 아내와 함께 매화도원의 주인이 되어 기념사진을 찍으면서 인파 속에서 눈맞춤을 하면서 봄을 맞이하였다.



옛 선비들이 왜 매화를 4군자로 칭송하며 가까이서 관조하고 음미하였는지 알 것만 같았다. 문득 조선 중기 학자인 퇴계 이황 선생이 월매도(月梅圖)를 배경으로 한 ‘도산의 달밤에 매화를 읊다(陶山月夜, 詠梅)’란 시가 생각났다.



홀로 산창에 기대서니 밤기운이 차가운데

(獨倚山窓夜色寒)

매화가지 끝에 달 떠올라 진정으로 둥그네

(梅梢月上正團團)

구태여 부르지 않아도 산들바람 불어오니

(不須更喚微風至)

절로 맑은 향기 마당에 가득하네.

(自有淸香滿院間)



매화는 향기뿐만 아니라 몸을 건강하게 하는 한약재로도 좋은 효능이 있다.

매화나무의 열매인 오매(烏梅)는 따뜻하며 산미로서 수렴작용이 있어 만성피로와 만성 기침, 복통, 설사를 치료하며 갈증을 없애주는 생진지갈 작용이 있는 좋은 약재이다(烏梅-溫·酸澁·斂肺·澁腸·生津).



꽃인 매화는 신경과민으로 인한 소화불량 증세나 목 안에 이물질이 있는 것처럼 가슴이 답답한 매핵기 등 신경성 증상에 좋은 효능이 있는 명약이다(梅花-平·微酸澁.開鬱和中·化痰).



오늘은 하루 종일 눈이 부시게 푸르른 시간이었다. 봄을 맞이하는 기운 중에 으뜸인 매향에 취한 하루였다. 지천명의 나이를 지나면서 매화처럼 고매한 인격을 소유한 채 환자 치료를 위한 소명의식을 이행하고 있는지…. 눈을 감고 가만히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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