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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7월 10일 (금)

장규태 한방소아과 교수

장규태 한방소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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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색의 의미

알기 쉬운 한의학-105



보라색은 유채색(有彩色)의 하나로 남빛과 자줏빛이 섞인 빛깔을 말하고 한자어로는 ‘자색(紫色)’, 영어로는 ‘Purple’이라고 불려진다.



남빛과 자줏빛이 섞인 빛깔이라는 것보다 일반적으로 파랑과 빨강이 겹친 빛깔로 더 잘 알려져 있는 보라색은 파랑과 빨강의 비율에 따라 여러 가지로 변하게 된다. 서양에서는 그 변화에 따라 명칭이 달라지는데 파랑과 빨강의 비율이 같은 것을 라틴어로 ‘Viola(본디 ‘제비꽃’의 뜻)’, 빨강이 짙은 것을 ‘Purpura(심홍색으로 염료가 나오는 조개 Purpura에서 유래)’, 파랑이 짙은 것을 ‘Hyacinthus(파란 꽃이 되는 식물 Hyacinthus에서 유래)’로 나누고 있다. 이 가운데에서 Purpura는 그 빛깔의 염료가 비싸서 이것으로 물들인 비단은 특히 귀하게 여겨 고대 로마시대에는 황실의 전용품으로 사용되었다.



동양에서는 자색(紫色)이라고 하여 붉은 흙빛 같은 검붉은색, 즉 흑색과 적색의 혼합으로 만들어진 오간색(五間色)의 하나로 가장 어두운 색으로 여겼다. 천연 안료에는 없는 색이어서 남(藍)과 연지( 脂) 혹은 양홍(洋紅)을 합하여 만든 보라색을 사용했다. 조선 후기의 당상관(堂上官)의 관복을 보면 적색 바탕에 흑색 망사를 이중으로 사용하여 기품있는 자색을 연출한 것을 볼 수 있으며 이를 자주(紫朱)·자지(紫地)라고도 하였다.



동양 천문학의 입장에서 자색을 고찰해 보면 의미가 남다른 것을 알 수 있다. 선조들은 북쪽 하늘의 북극성 주위에 거대한 삼원(三垣)인 자미원(紫微垣)·태미원(太微垣)·천사원(天市垣)이 놓여 있다고 믿었다. 여기서 원(垣)은 담장을 말하는데 눈에 보이지 않는 거대한 우주의 벽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만물의 생장소멸을 주관한다는 북극성을 중심으로 하늘나라의 궁궐인 자미궁이 있고 주위의 담을 자미원이라고 불렀는데 임금님을 모시는 신하별들이 사는 곳이다. 하늘나라의 임금님을 모시고 있는 만큼 자미궁은 각 지방의 제후격인 28수의 호위를 받고 있으며 28수는 또한 일월(日月)과 오행성((五行星) 즉 칠정(七政)의 호위를 받고 있다. 결국 자미원은 바로 임금별인 북극성을 호위하고 있는 것이고, 이 자색의 담벼락은 하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담고 있어 변화의 중심으로 여겨진다.



한의학의 고서인 황제내경 소문 오장생성편을 보면 오장 중 신장에서 만들어지는 것은 그 색이 자색의 명주로 싼 것과 같다고 언급되어 있어 신장의 기능과 자색이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언급하였는데 이는 인체에서 가장 근본이 되는 정력이라고 말할 수 있는 신기(腎氣)의 출발과 변화를 이야기하고 있다. 또한 한약재 중에 자색과 관련된 약재로 자하거(紫河車)가 있다. 이 약재는 사람의 태(胎)를 말하는 것으로 최근 유행하고 있는 태반추출물의 근원이라고 할 수 있다. 그 효능은 정혈(精血) 즉 맑고 깨끗한 피를 생성하는 것을 도와서 우리 몸이 에너지가 매우 부족해진 상태인 허손증(虛損症)을 회복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유사한 이름으로 혼돈피(混沌皮)·혼원피(混元皮)라고 하여 기와 혈이 생성되기 전의 혼돈되고 변화무쌍한 상태를 가진 약재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보라색은 우주만물의 중심에 위치한 색으로서 커다란 변화의 능력을 가졌다고 이해할 수 있으며 이와 유사한 색을 띠는 약재는 당연히 그러한 능력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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