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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7월 10일 (금)

이상곤 원장

이상곤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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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과 입이 삐뚤어진다는 ‘구안와사’



눈과 입이 삐뚤어진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인 구안와사. 심형래, 남희석, 김민희 등 유명인들이 안타깝게 이 병을 앓았다고 고백한 질환이다. 현대의학으로는 안면신경마비인데 발견자의 이름을 붙여 벨마비라고 한다. 벨은 어떤 사람일까? 벨의 본명은 찰스 벨로 영국 에딘버러고등학교를 다닌 예술지망생이었다. 데이비드 알랜이라는 예술가와 함께 그림 그리기를 좋아한 그는 의학적 목적이 아니라 화가로서 얼굴표정을 연구했다.



마음의 움직임으로 표정에 나타나는 변화를 잡아내기 위해 해부학과 근육의 움직임을 공부했다. 진실한 표정과 특징을 이끌어내기 위해 골격과 근육의 긴장, 이완 등을 관찰한 것이다. 안면신경마비는 특히 표정근육의 핵심이므로 그의 관찰작업 중 핵심이었다. 삼차신경과 안면신경을 구분하여 증명하기 위해 벨은 당나귀를 실험재료로 이용하였다. 안면신경을 귀의 전방에서 절단하면 턱을 제외한 안면근 전체가 마비되는 것을 증명하면서 안면신경마비를 벨마비라는 공식 병명으로 등재한 것이다. 예술로서 승화하기 위한 신경계 연구라는 점은 그의 저서의 제목이 ‘회화에 나타난 표정의 해부학적 시론’인 것으로도 잘 증명된다.



이 병의 원인은 몇 가지로 분류되지만 세 종류로 나눌 수 있다. 람세이헌트증후군은 어릴 때 수두 바이러스가 신경절 속에 숨어 있다가 면역기능이 약해지면서 신경계를 자극하면서 생기는 것인데 바이러스성 질환의 특성인 수포가 곳곳에 나타나는 것이다. 벨마비는 전형적인 안면신경마비로 신진대사기능이 떨어졌을 때 나타나는 것이다.



이 두가지를 제외하면 에어컨, 선풍기, 바람을 쐬거나 자동차 창문을 열고 운전하는 것, 찬 방바닥에 얼굴을 대고 잠잔 후에 발생하는 것이다. 이런 것들은 쉽게 잘 낫는 것으로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현대의학이 안면신경 자체로만 설명하지만 한의학에서는 안면신경마비를 위(胃)장의 기능과 관련해서 설명한다. 동의보감 「구안와사」 조문에서는 이렇게 적고 있다. “입과 눈이 삐뚤어지는 증상은 위(胃)에 속한 근맥에 병이 든 것으로 본다. 위장경맥은 입을 끼고 입술을 둘러쌌기 때문에 이 경맥에 병이 생기면 입이 삐뚤어지고 입술이 찌그러진다.”



우리가 알고 있는 소화기로서의 위장이 아니라 토(土)의 기능을 수행하는 위장경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신화를 이해해야 한다. 장자의 설화에는 중앙(土)의 임금 혼돈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남해의 임금을 숙이라 하고 북해의 임금을 흘이라 하며 중앙의 임금은 혼돈이라고 했다. 숙과 흘은 혼돈의 땅에서 서로 만났는데 혼돈은 그들에게 아주 융숭한 대접을 했다. 그래서 숙과 흘은 서로 의논하여 혼돈의 덕을 갚으려 했다. 이렇게 하여 하루 한구멍씩 뚫어 7일째가 되니 혼돈은 죽고 말았다.”



혼돈은 소화기를 담은 몸통이고 일곱 구멍은 두뇌를 상징한 것이다. 이 점을 두고 한의학은 소화기의 대행자로서 두뇌의 탄생설화라고 본다. 예를 들면 진화론적 가설과 같다. “하등동물 히드라는 온몸이 소화관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단순한 구조를 갖고 있지만, 입과 항문을 겸하는 윗쪽의 구멍 주위는 신경세포가 둘러싸고 있다. 동물의 신경세포는 뇌와 관련이 있으므로 히드라의 신경세포 같은 것이 위쪽으로 뻗어 뇌가 형성되었을 것이다”라는 주장이다. “물이나 뻘 속에 사는 원시동물에게 있어 미각과 후각은 거의 구분되지 않는다. 진흙 속에서 접촉함으로써 감각이 일어났고 그 후 입을 벌린채 진흙을 토해내며 미각이 좀 더 효율적으로 멀리 떨어진 곳의 영양물질을 맛볼 수 있을 필요성에 의해 후각이 생겼다. 그 후 청각과 시각이 발달한 것은 물론이다.” -라이언 왓슨-



이런 추론은 먹이를 구하는 위장기능의 최대한으로 뇌가 생겼다는 것을 증명한다. 한의학은 신화에서처럼 머리가 몸통 속 혼돈의 대행자이므로 얼굴이 위장의 영향 하에 있다고 보고 동의보감에서도 위장기능을 보강하는데 주력한다.



몸통 속 위장은 뇌의 지령을 받는 것이 아니라 자율신경계를 통해 혼돈이 스스로 조절하고 있는 곳이다. 실제적으로 음식물이 소화되고 위가 잘 움직이며 장운동이 일어나는 것도 모두 자율신경계가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작용하는 것이다.





스트레스나 피로가 쌓이면 자율신경계의 조절작용은 힘이 떨어진다. 특히 안면신경은 부교감신경이 지배하며 음식물소화와 장운동과 깊은 관련을 맺고 있다는 것이 현대의학적으로도 증명되었다. 위장의 기능은 스트레스로 교감신경이 긴장하면 둔해지고 부교감신경이 우위에 놓이게 되면 활발해진다. 앞에서 말한 안면신경마비를 앓았던 분들은 대부분 스트레스 후에 왔다고 말한다는 점을 보면 결론은 스트레스로 위장, 토의 기능이 떨어져서 생기는 질환으로 보는 것이다.



안면신경마비는 언제 시작되었는지 모르는 경우도 있다. 아침에 일어나 거울을 보거나 양치질할 때 물이 새어 알게 되는 경우도 많다. 발견 후 수시간 내에 증상이 약간씩 악화경로를 밟는다. 때로는 혀 앞부분 미각상실이나 희귀하게 청각과민도 나타난다.



마비 전에 약간의 징조가 나타나는 경우도 많다. 목 뒤가 뻐근하든지 귀 뒤에 있는 높이 솟은 뼈에 이상하게 불쾌한 느낌이 있다. 그 이전에도 위장이 먼저 불편해진다. 잘 얹힌다든지 가스가 생겨 빵빵한 느낌이 생기고 무기력해지는 것이다. 이런 조짐에는 속을 따뜻하게 안정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죽이나 소화시키기 쉬운 것을 먹고 핫팩을 배에 올려서 위장 기운을 보호하는 것이 가장 급선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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