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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7월 07일 (화)

論으로 풀어보는 한국 한의학 (76)

論으로 풀어보는 한국 한의학 (76)

“자연계의 六氣는 실증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丁若鏞의 六氣論…六氣學說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 제기



kni-web丁若鏞(1762〜1836)은 한국을 대표하는 대학자이다. 그의 글들을 모아놓은 『與猶堂全書』안에는 『麻科會通』, 『醫零』 등 의학 저술들이 포함되어 있다. 이 가운데 『醫零』은 1808년에서 1811년 사이에 저술된 것으로 보이는 의학이론서적(김대원의 「丁若鏞의 ‘醫零’ 1」, 한국과학사학회지 제15권 제2호, 1993을 따름)이다. 이 책의 제일 앞부분에는 ‘六氣論’이라는 제목의 세조각의 글이 포함되어 있다. 그 일부를 아래에 소개한다.



“저 추위와 더위는 자연의 기후에 따라 나타나는 사실이고, 마르고 축축함은 사물의 사실의 모습인 것이다. 火라는 것은 본디 사물의 본체이고, 風이란 것은 본디 사물로 말미암아 이루어진 것으로 흙비 종류인 것이다. 이들의 동아리가 같지 않음이 이와 같은데, 그 이치가 어찌 홀로 분명할 수 있으리요. 지금 사물의 사실의 모습을 논한다면 네 가지가 있는데, 오직 차가움, 뜨거움, 건조함, 습기참뿐이다. 겨울철에 추위에 감촉하면 사물의 사실은 차고, 여름철에 뜨거움에 감촉하면 사물의 사실은 뜨겁고, 風에 감촉하면 건조하게 된다.…네 가지 가운데 차가움과 뜨거움은 서로 겸할 수 없고, 건조함과 습기참도 합칠 수 없다.



뜨거움은 건조함과 습기참을 서로 같이 겸할 수 있으며, 서로 거치적거림이 있지 않다. 이처럼 사물의 사실은 본디 그런 것이다. 사람의 온갖 병도 또한 이 네 가지 사실이 치우치게 지나쳐서 이루는 경우가 있으니 의사는 이에 따라 마땅히 바로 하나둘과 같이 서쪽과 동쪽을 분별해야 한다. 다만 이에 六氣에 깊이 빠져 분명치 못하게 그 두서를 분별치 못하니, 또 어떤 병의 내력을 어찌 족히 논할 수 있으리요.……내경의 이 말은 이치에 어긋난 것이다. 맑고 깨끗한 공기는 어떤 기운인가? 곧 건조한 공기가 아니겠는가? 천하에 火보다 건조한 것이 없는데 폐만이 홀로 그를 오로지하는가? 천하에 물보다 축축한 것이 없는데 土가 도리어 그를 차지하는가? 사실이 서로 짝이 되는 경우는 뜨거움과 건조함인 것이다. 이미 火가 지나치다고 했거늘, 어찌 건조함이 사기를 받겠는가?



2042-33-1……대저 겨울과 여름에 추위가 많고 더위가 왕성하여 사람이 다치게 되는 것은 빌미가 그 가운데 숨어 있다가 계절이 바뀌어 일어난 것이다. 형체가 정말로 그러한 것이다. 봄바람이 화창한데 어느 곳에 병인이 들어 있으며, 가을의 날은 맑고 시원한데 어찌하여 병을 얻겠는가? 가을은 金에 속하고 이미 금은 건조함이라고 했는데 어떻게 가을이 습기라고 이르겠는가? 네 계절 가운데 가을의 기운이 특히 건조한데 어디 가서 습기를 얻어서 다치기에 이르겠는가? 여름에 설사함은 더위가 하는 것이고, 겨울의 해수는 추위가 하는 것이다.



병이 앞의 빌미로 말미암는다는 것 또한 계절과 관련된 감촉에 말미암아 반드시 모든 시간을 건너뛰고 차례를 뛰어넘어서 일어난다면, 어떻게 오늘날 추위에 감촉되어 살과 살갗이 벌써 얼고 그리고 낮을 만나 곧 더위를 먹어 저녁에 벌써 뱃병이 생기겠는가? 의사의 가중 중요한 것은 이치를 밝히는 것인데 진실로 억지로 맞추는 설을 어리석게 나누어 짝지어 받들어 믿는 해로운은 적지 않다. (『麻科會通』, 정약용 저, 김남일, 안상우, 정해렴 역주, 현대실학사, 2009의 번역을 옮김)



위의 글은 風寒暑濕燥火의 여섯 기운 즉 六氣에 대해 논한 것으로서 의학계에서 사용되고 있는 六氣의 개념을 보다 실증적으로 규명하고자 노력한 것이다. 추위와 더위, 마르고 축축한 것은 자연계에서 직접 느껴지는 사실적 현상으로서 추상적인 六氣의 순환적 五行生克論만으로 설명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는 이 글을 통해 한나라 시대부터 통용되어 오던 六氣學說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함으로서 전통의학의 연구법이 실제적인 측면에 의해 보완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자 하였던 것이다.



김남일 교수·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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