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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와 재판 잘 받는 법-23[편집자주] 본란에서는 박상융 대한한의사협회 고문변호사(법무법인 한결)로부터 한의계를 둘러싼 다양한 법적 분쟁의 원인과 효과적인 대응책을 살펴본다 . 박상융 대한한의사협회 고문변호사(법무법인 한결) 의료기관을 운영하다 보면 경찰·검찰에서 사건 관련 조사출석을 해달라는 연락이 오는 경우가 있다. 피해자 입장에서는 고소인, 고소를 당한 가해자 입장에서는 피고소인, 그외 제3자 입장(목격자)에서는 참고인 신분으로 부른다. 고소장을 제출하면 사건이 수사관에게 배당되고 배당된 수사관이 출석을 요청한다. 문제는 출석 관련 출석의무가 있는 것인지 여부와 출석을 하지 않게 되면 어떤 불이익이 있는지에 대해 궁금해 한다. 고소인이든 피고소인이든 출석의무는 없고, 출석하지 않는다고 해서 수사관이 영장(체포, 구속영장)발부 외에는 출석을 강제할 의무는 없다. 출석조사, 강제할 의무는 없어 고소인의 경우 고소장을 세밀하게 자세히 작성하면 구태여 경찰에 또 다시 출석조사를 받을 필요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고소인 보충조서를 받는다는 명목으로 출석을 요청한다. 그것도 수사관이 일방적으로 출석일자를 지정해 출석을 요청하는데, 이러한 경우 피해자의 입장에 있는 고소인은 자신이 조사받기에 편안한 일정을 제시하고, 수사관과 협의해 출석일자를 조정할 수 있다. 평일에 생계(병원진료 등) 문제로 바쁜 경우에는 수사관이 당직인 주말이나 공휴일에 조사를 받을 수도 있으며, 조사시간도 평일의 경우 일과(진료)시간이 종료한 때에 출석해 조사를 받을 수 있다. 또한 조사 때 변호인을 선임해 변호인 참여 하에 조사를 받겠다고 사전에 수사관에게 말을 할 수도 있으며, 조사일정 협의도 변호사를 통해 일정을 수사관과 협의·조율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조사를 받기 전 고소인의 경우에는 고소사실(피해사실) 관련 조사를 받게 된다. 고소사실 관련 피해일시, 장소, 피해경위(가해자와 알게된 경위·가해수법), 피해금액 등에 대해 문답식으로 작성해 준비하는 것도 필요하다. 고소장을 사전에 검토한 조사관은 미리 고소사실 관련 질문지를 작성, 질문을 하면 빨리 조사를 끝마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조사관은 무엇을 물어야 할지 모르거나 고소사실과 관련이 없는 내용을 질문하기도 한다. 이런 경우 미리 사전에 작성한 질문지와 답변지를 보여주면 수사관의 조서 작성에 도움이 되고 빨리 조사를 마칠 수도 있다. 피고소인(고소를 당한)의 경우에는 고소장에 기재된 고소사실에 대한 의견을 질문화해서 물어보게 되는데, 이런 경우 고소를 당한 피고소인 입장에서는 경찰관서에 고소장에 대한 정보공개청구(인터넷 또는 경찰서 민원실방문신청가능)를 통해 고소장사본을 받아본 후 고소사실에 대한 본인의 의견을 작성, 출석 전 또는 출석조사시 준비해 제출하는 것이 사건의 신속한 조사와 수사관의 사건 파악에 도움이 된다. 조서내용 확인, 차분하고 세밀한 검토 필요 조사시간의 경우 필자는 40∼50분 조사 후 휴식시간을 10분 정도 가지도록 조사받는 사람이나 수사관에게 의견을 제시한다. 필자경험상 1시간 이상 연속된 조사는 심신이 피로해 제대로 사실을 말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아울러 야간조사의 경우 조사받는 사람의 동의가 있어야 되므로 야간(밤샘)조사는 되도록이면 동의를 하지 않도록 한다. ‘더 이상 할 말은 없나요?’라는 마지막 조사 질문 관련에 대해서는 사전에 사건에 대한 의견서(자술서)를 작성해 자술서로 대체하거나 변호사와 협의해 차후 의견서로 제출하겠다고 답변을 하기도 한다. 조사를 마친 후 조서내용 확인과정에서 조서기재내용이 사실과 다르게 기재된 경우 조목조목 수정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4시간 이상 장시간의 조사시 조서내용 확인이 어려운 경우에는 조서를 정보공개청구를 해 사본을 받은 후 조서내용을 차분하고 세밀하게 검토해 조서내용이 사실과 다르게 작성된 경우 내용정정을 의견서로 작성 제출하는 것도 좋다. 장시간 조사시 조서에 기재된 내용을 곧바로 꼼꼼하게 파악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수사관은 조서내용 진위 확인 후 서명날인을 해야 조사가 끝난 것으로 간주해 바로 조서내용 확인을 요청하는 경우도 있으나 조서내용 확인은 정보공개청구를 통한 조서열람등사를 통해 차후에 확인해도 된다. 2차, 3차 조사시 첫 질문이 그 이전 조서를 제시하면서 전회에 조서에 기재된 내용이 사실인지에 대한 조서확인으로부터 시작하기 때문이다. 현재 경찰·검찰의 조사방식은 대부분 출석조사방식이며, 수사관의 경력에 따라 조사시간도 천차만별이다. 코로나 확산에 따라 이메일, 우편조사 등 비대면 조사도 실시됐는데, 필자의 생각에는 이제는 꼭 필요한 출석대면조사가 아닌 한 비대면조사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현행 문답식 조사는 시간도 많이 걸리고 핵심조사에 어려움이 있는 점을 감안해 대화내용을 요약해 수사보고서로 대체하는 방법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범죄피해자, 가해자, 목격자로서 경찰, 검찰에 출석하는 경우 심적인 부담이 크다는 점을 감안할 때 필자가 변호사로서 느낀 위와 같은 내용을 준비해 대처할 필요가 있다. -
거동 불편 노인에게 재택 통합의료서비스 제공 돕는다전라북도한의사회(회장 양선호)와 전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건강한마을한의원(이사장 김권희)가 전주시 지역 내 거동불편 노인의 재가생활 지원을 위한 재택의료 제공 체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지난 22일 체결했다. 이에 따라 양 기관은 상호 긴밀한 협력 체계를 구축하여 지역 내 거동불편 노인의 건강관리를 위한 사항을 협의하고, 사업 참여 독려와 서비스 제공 지원 등에 나서게 된다. 이번 협약은 정부가 2022년 12월부터 올해 11월까지 진행하는 ‘장기요양 재택의료센터 시범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건강한마을한의원을 비롯해 의원급 의료기관, 공공병원(지역의료원‧보건소) 등 28개소가 참여하는 이번 사업은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등 각 1인 이상이 다학제 팀을 구성하여, 장기요양 1~4등급 수급자(1~2등급 우선) 중 거동이 불편하여 재택의료가 필요한 사람에게 영역별 포괄평가 실시 후 케어플랜 수립, 방문진료 및 간호, 지역 사회 자원 연계 등 의료-요양 통합서비스를 제공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의사의 경우 월 1회 이상, 간호사는 월 2회 이상 방문의료서비스 제공하게 되며, 사회복지사는 주기적 상담을 통한 요양·돌봄 수요 발굴 및 서비스 연계를 맡게 된다. 전주지역에서 해당 서비스를 신청하거나 문의하고자 하는 경우 전주재택의료센터(010-5599-0525) 도는 건강한마을한의원(063-227-0525)로 연락하면 된다. 이와 관련 양선호 전라북도한의사회장은 “의료필요도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거동 불편 사유로 의료서비스 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노인들의 ‘지역사회 계속 거주 지원’을 위해 요양서비스에 한의방문의료를 연계 제공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
醫史學으로 읽는 近現代 韓醫學(492)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일본에서 1895년 제국의회에서 한의사제도가 통과되지 못하여 서양의학 중심의 의료체계가 구축되어 한의학을 전문으로 하는 집단의 설립의 필요성을 느낀 한방의들은 1927년 東洋和漢醫學硏究會를 결성한 이후 한방의 단체의 설립에 힘을 기울였다. 아래에 그 내용을 정리한다. (이하 潘桂娟의 『日本漢方醫學』, 中國中醫藥出版社, 1994를 참조함) ① 東洋和漢醫學硏究會: 1927년 결성되었다. 취지는 한방의학을 과학적으로 이해하여 현대의학을 보완하는 것이다. 이 연구회에서는 한방의학에 대한 단기적 강습을 제공하는 활동을 진행하였다. 강소로 渡邊熙, 藤本豊吉, 中野康章 등이었다. 이 연구회의 학술연구에 참가하는 인물로 森田幸門, 黑川惠寬 등이 있다. ② 東洋醫道會: 1928년 동경에서 창립되어 『皇漢醫界』라는 학술잡지를 간행하였다. 발기인은 南拜山이었다. 이 모임의 종지는 한방의가들을 연합하여 한방의학을 부흥시키는 것이었다. 성립 초기에 木村博昭와 湯本求眞을 따르는 의가들을 포괄하여 시작하였다. 이외에 新妻良甫, 大塚敬節, 矢數道明 등이 이 모임의 회원이었다. ③ 皇漢醫道會: 1928년 5월 東洋醫道會에서 나온 木村博昭 등이 창립하였다. 6월에 강습소를 열어 교육에도 힘썼다. 1929년 5월에는 『醫道』라는 학술잡지를 창간하였다. ④ 東洋古醫學硏究會: 1932년 5월 湯本求眞의 문인인 佐藤省吾, 荒木性次, 大塚敬節, 山城正好 등이 창립하면서 학술잡지 『古醫道』를 창간하였다. 매달 학술토론회를 개최하였다. ⑤ 日本漢方醫學會: 1934년 3월 창립과 함께 『漢方與漢藥』이라는 월간 잡지를 창간하였다. 한방의학을 중심으로 구미의 서양의학을 연결시켜 한방의학을 부흥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石原保秀, 奧田謙藏, 大塚敬節, 中野康章, 栗原廣三, 矢數道明, 柳谷素靈, 安西安周, 木村長久, 木村雄四郞, 湯本求眞, 淸水藤太郞, 森田幸門 등이 중심인물이었다. ⑥ 일본의학연구회: 1935년 安西安周, 馬場和光, 內山孝一 등이 창립하였다. 1938년 『日本醫學』을 창간하였다. ⑦ 東亞醫學協會: 동아의학협회의 전신은 漢方醫學講習會로 偕行學苑이라고도 불렸다. 1935년 10월 25일 石原保秀, 大塚敬節, 矢數道明, 矢數有道, 柳谷素靈, 木村長久, 淸水藤太郞 등 7인이 한방의학의 계몽과 교육을 통해 인재를 키워 한방의학을 부흥시키기 위해서 창립하였다. 偕行學苑에서는 상한론강의(大塚敬節), 금궤요략강의(목촌장구), 후세요방석의(矢數道明), 화한약물학강의(淸水藤太郞 ), 한방의학사강의(石原保秀), 실험십사경락강의(柳谷素靈) 등으로 구성되었다. 1938년 11월 大塚敬節과 矢數道明이 중심이 되어 偕行學苑에서 시행한 한방강좌를 기초로 東亞醫學協會를 창립하여 1939년 2월에 『東亞醫學』을 창간하였다. 1940년부터 이 협회에서는 ‘漢方夏季大學’을 주관하여 척식대학 원내의 교실에서 오후6시부터 9시까지 교과과정을 진행하였다. ⑧ 千葉大學東洋醫學硏究會: 1939년 4월 千葉醫科大學 학생인 藤平健, 長濱善夫 등이 설립하였다. ⑨ 近畿漢法醫學會: 1940년 5월 中野康章이 회장을 하고, 新妻良輔, 森田幸門이 간사를 맡아 11명의 회원으로 출발하였다. ⑩ 近畿漢方醫學會: 1940년 6월 9일 中野康章 회장, 阿部博行 부회장, 森田之皓가 간사로 구성하였다. ⑪ 일본한방약제사회: 1942년 淸水藤太郞이 회장이 되어 구성하였다. -
텃밭에서 찾은 보약-21권해진 래소한의원장 <우리동네한의사> 저자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제철에 맞는 음식을 한의학적 관점으로 접근한 ‘텃밭에서 찾은 보약’을 소개합니다. 안전한 먹거리에 관심이 많은 권해진 원장은 텃밭에서 가꾼 식재료를 중심으로 한의약과의 연관성 및 건강관리 방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비가 오려는지 어깨가 아프기 시작이다.” “어제 뭔가 또각또각 써는 소리가 나던데 칼질을 많이 해서 그런 거 아닐까? 팔을 아껴야지요!” 어머니는 손이 참 부지런하신 분입니다. 당신의 손은 쉬지 않고 무언가를 합니다. 다행히 손가락 관절은 큰 탈이 없는데 팔과 어깨가 항상 말썽입니다. 어깨를 구성하는 회전근개는 부분파열 되어서 날이 흐리거나 팔을 많이 쓴 날에는 항상 통증이 심해집니다. 겨울 내내 땅속에 저장해둔 무로 김치를 담가요 “가을에 묻어두었던 무 캐서 왔거든. 맛있는 가을 무로 김치 담가야지!” 겨울에 땅이 얼기 전 무 묻을 땅을 팝니다. 깊으면 깊을수록 좋지만 작은 텃밭에 호미로 파니 무릎 정도 깊이밖에 안됩니다. 아래에서 올라오는 찬 기운을 막기 위해 짚을 깔아주고 무를 넣어줍니다. 무청은 말려서 시래기를 만들기 위해 자르고 무의 잘린 부위가 아래를 향하게 세워서 구덩이에 넣습니다. 촘촘한 무 사이로 흙을 넣어 준 뒤 한 번 더 짚으로 덮어줍니다. 위아래 짚으로 찬 기운을 막아야 겨울 동안 무에 바람이 들지 않습니다. 짚 위로 흙을 두껍게 덮습니다. 흙을 두둑처럼 쌓은 후 겨울비가 스미지 않도록 비닐을 덮고 돌로 눌러둡니다. 무가 닿는 쪽에 비닐을 깔면 더 좋지 않겠냐고요? 공기가 통하지 않아 무가 썩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 위에서 내리는 비만 피할 수 있게 겉에만 덮습니다. 새로 담근 무김치 봄처럼 상큼해요 봄이 되어 무를 꺼냅니다. 거꾸로 넣어두었던 무인데도 신기하게 싹이 돋아나 있습니다. 그렇게 싹이 돋은 무는 먹지 않고 그대로 무 전체를 다시 심습니다. 그러면 봄에 무꽃이 피고 여름이 되면 열매를 맺습니다. 그 씨를 채종해서 가을에 뿌려 김장무를 수확하지요. 김장 담그고 남은 무는 또 땅에 묻어둡니다. 그렇게 무는 한 해를 또 순환합니다. 꺼낸 무 중 채종할 것을 빼고는 모두 김치를 담급니다. 땅에서 겨울을 보낸 무는 빨리 먹지 않으면 바람이 잘 듭니다. 그래서 서둘러 김치를 담급니다. 깨끗하게 씻은 후 한입 크기로 나박썰기를 합니다. 소금을 뿌려서 절인 후 채에 밭쳐 물을 뺍니다. 고춧가루를 넣어 색을 낸 다음 새우젓, 액젖, 마늘, 생강, 고추청을 넣고 쪽파와 깨소금으로 마무리를 합니다. 익은 김장김치를 먹다가 새로 담근 무김치를 먹는 기분은 봄처럼 상큼합니다. 추운 겨울에도 죽지 않고 싹 틔우는 쪽파 김치 담그는 데 쓰이는 마늘, 생강, 고춧가루 등 재료야 집집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는 양념입니다. 그런데 쪽파는 어디서 구했을까요? 이것 또한 가을 무와 비슷한 과정을 거쳐 겨울을 났습니다. 지난 김장 때 쪽파를 일부 캐내고 일부는 낙엽을 덮어둡니다. 쪽파 뿌리가 얼지 않도록, 잎은 낙엽이 아무리 보온 효과를 주더라도 추운 겨울에는 얼었다가 시들고 합니다. 하지만 뿌리는 살아서 날이 조금만 풀려도 새로운 싹이 올라옵니다. 낙엽 사이사이로 쪽파의 새로운 싹이 고개를 내밀면 진짜 봄이 온 겁니다. 그리고 그때쯤 낙엽을 한쪽으로 치워줍니다. 그 낙엽은 잘 발효시켜 거름으로 씁니다. 감기 걸렸을 때 발한약의 보조 역할을 하는 파 그렇게 어린 쪽파는 겨울을 견디고 커서인지 달달한 맛이 납니다. ‘움 속에 자란 파’라는 의미로 겨울을 난 파를 ‘움파’라고 부릅니다. 따로 이름이 있을 정도니 예전부터 그 맛을 인정받은 겨울을 난 파입니다. 파는 ‘총백’이라는 이름으로 『동의보감』 같은 의서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감기에 걸렸을 때 땀을 낼 목적의 발한약(發汗藥)에 사용되지만 발한의 주된 약재는 아니고 다른 약들의 보조 역할을 합니다. 겨울을 견디고 단단해져서인지 파는 다듬기 쉽진 않지만 잘 까서 무김치에 넣고 남은 것은 가지런히 해서 파전을 부칩니다. 밀가루 또는 쌀가루에 물을 넣고 소금으로 간을 합니다. 취향에 따라 새우, 오징어, 홍합 등을 넣어도 좋습니다. 꽃망울을 시기하는 봄비가 오면 날은 차가워져도 파전의 따뜻함은 즐길 수 있습니다. 농사는 기다림, 텃밭의 봄을 기다립니다 초봄 텃밭을 둘러보게 하는 무, 파, 시금치, 양파까지 모두 겨울을 잘 보내주어서 고맙습니다. 이제 모두 캐내고 땅 정리를 하고 거름도 좀 뿌려두고 봄비가 오기를 기다립니다. 가끔은 3월말에 서리가 오니 그 서리가 지나고 감자를 심을까 합니다. 밭을 기다리는 모종도 잘 가꾸어 두었습니다. 아이들은 개학을 하고 학교 적응을 한창 하고 있을 시점이지만 텃밭은 아직 새로운 시작을 하려면 날이 더 따뜻해져야 합니다. 농사는 기다림입니다. -
한의약, 다시 열리는 실크로드!백유상 한국한의약진흥원 기획협력실장(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 2022년 8월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로 향하는 비행기 좌석에 앉은 필자의 머릿속에는 많은 장면이 스쳐 지나 갔고 동시에 지금의 타슈켄트는 어떤 모습일까하는 온갖 상상들이 떠올랐다. 15년 전인 2007년 1월에 16일 동안 경희대학교 한방의료봉사단의 인솔자로 우즈베키스탄 출장을 갔던 때의 감회가 다시 새록새록 느껴졌다. 당시 우즈베키스탄의 분위기는 구소련이 남겨 놓은 다소 생뚱맞은 유물들 –예를 들어 브로드웨이 거리 인근의 나보이 극장이나 대리석으로 장식된 화려한 지하철 등을 제외하곤, 시골의 한적한 전원 느낌과 투박해 보이는 사람들의 표정, 폐쇄적이고 조금은 답답해 보이는 일 처리-이 오버랩됐다. 타슈켄트에 도착한 이후 첫 번째 일정으로 남쪽에 건설 중인 뉴랍산 혁신도시로 향했다. 타슈켄트를 벗어나면서 버스 창밖으로 보이는 드넓은 대지와 빼곡히 심어놓은 목화들은 예전 모습과 같았지만, 여기저기 뿌연 먼지 속 건물들과 공사 현장은 무언가 활기찬 인상을 주었고 오가는 사람들의 표정도 한결 여유로웠다. 뉴랍산 혁신도시 건설 현장에 도착하여 개발계획에 대한 브리핑을 받았을 때는 그 큰 규모와 말 그대로 혁신적인 도시 계획에 다시 한 번 놀랐다. 예전에 알던 우즈베키스탄의 모습이 아니었다. 물론 혁신도시 건설에 소요되는 예산 확보가 쉽지 않겠지만 미래를 향해 계획을 세운다는 것은 비전을 갖고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오후에는 우즈베키스탄 보건부 산하 제약산업발전청의 사르도르 카리에프 청장 일행과 회의를 가졌다. 이번 출장은 한국 외교부 산하 국제교류재단에서 발주한 한국-중앙아시아 전통약재 산업 발전을 위한 연구과제 수행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공동연구기관인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배좌섭 국제의료사업단장, 이지엽 해외사업개발팀장, 제영태, 엄정식 연구원 등이 동행했고, 필자가 속한 한국한의약진흥원의 이영민 홍보협력팀장, 이경민 연구원과 외부 연구자로 부산대한의학전문대학원의 채한 교수 등이 함께했다. 우즈베키스탄 제약산업발전청은 우리나라 식약처와 산자부의 기능을 합쳐 놓은 정부기관으로 규제뿐만 아니라 제약산업을 육성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중앙아시아에서 공통적으로 산출되는 대표적인 전통약재로는 감초가 있다. 그 밖에 우리에게 익숙한 마황, 대황, 애엽, 백작약, 익모초, 산사, 목향, 회향, 황기, 박하 등과 무미요, 낙타봉, 세인트 존스 워트, 홍경천, 오레가노 등의 생소한 약재들도 생산된다. 제약산업발전청 담당자들에게 우즈베키스탄 제약산업의 현황을 질문해본 결과, 법률과 제도, 연구와 개발, 표준화와 산업화 등 모든 분야에서 체계적인 준비를 진행하고 있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선진 전통의약 시스템을 도입하려는 의지가 매우 강했다. 우즈베키스탄은 2018년 ‘전통의학 육성’이라는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모든 의과대학에 전통의학과를 설치하여 전통의사 배출에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중앙아시아의 전통의학은 한의학과 같은 동아시아 전통의학이 아니라 중세 아랍의 명의였던 이븐시나의 의학을 계승한 것이며, 이븐시나는 11세기 초에 활동했고, 《의학정경》, 《치유의 책》 등을 저술했다. 중앙아시아 전통의학은 20세기 초 구소련에 편입되면서 탄압을 받아 간신히 명맥을 유지해 오다가 1991년 소련 붕괴 이후 각국이 민족주의 색채를 띠면서 다시 부흥하게 된 것이다. 현재 우즈베키스탄 정부의 입장을 들어보니 전통의학의 범위를 이븐시나 의학에 국한하지 않고 타국의 전통의학도 함께 아우르는 것으로 넓게 잡고 있다. 우즈베키스탄 전통의학 관련 기관도 방문했다. 타슈켄트 약학대학 노디랄리 노르마카마토프 혁신부총장 일행과 미팅을 가졌다. 우즈베키스탄의 주요 기관들은 대체로 구소련 시대에 설립되어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고, 당시 문화와 과학기술을 유지 또는 발전시켜 중앙아시아에서 비교적 높은 수준을 보여주었다. 타슈켄트 약학대학에서도 체계적인 교육과 활발한 연구가 수행되고 있었으며 건물과 시설 인프라도 국내 대학의 모습과 큰 차이가 없었다. 또한 보건부 산하 전통의학센터를 방문하러 가는 도중에는 재래시장인 철수 바자르에 들러 전통약재 10여 종을 구입했다. 전통약재를 파는 구역의 규모는 크지 않으나 우리나라 경동시장처럼 커다란 포대에 담긴 약재들을 저울에 달아 소량으로 팔고 있어 친근한 느낌이 들었다. 이어서 도착한 우즈베키스탄 전통의학센터에서는 미라히모프 압둘라예비치 센터장과 면담을 하면서 우즈베키스탄 전통의학에 대한 보다 상세한 정보를 들을 수 있었다. 이 센터는 전통의학 부흥 선언 후 사업이 많아져 앞으로 한국과의 교류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였다. 또한 우즈베키스탄 전통약재를 가공하여 만든 알약 형태의 제제들을 보여주었는데, 추출물에 고형제를 섞어 만든 것이 아니라 산제를 바로 굳힌 것으로 아직 GMP 수준이 높지 않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국가에서 설립한 본초성분화학연구소도 방문하였는데, 구소련 시절에 설립되어 규모가 크고 시설도 현대화되었다. 이 연구소는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유일하게 추출-전임상 능력을 갖춘 곳으로 자부심이 대단했다. 쇼만수르 사그둘라예프 소장으로부터 설명을 듣고 시설을 견학했는데, 약효 성분을 추출하여 연구하는 실험실이 많았다. 우즈베키스탄에서의 마지막 일정으로는 한약제제를 생산하는 민간기업과 약용식물 재배농장을 방문했다. 타슈켄트에서 차로 1시간 남짓 걸려 ‘Yuma Bio’라는 업체에 도착했고, 그곳의 파르하드 율다셰프 대표의 설명을 들으면서 공장을 견학했다. 한국한의약진흥원은 대구에 자체 GMP 공장을 운영하고 있어서 그것과 비교하면서 시설들을 살펴보았다. 대략적으로 필수 기계들을 갖추고 있어 외형적으로는 비슷했다. 그러나 GMP 운영에서 핵심인 표준화된 품질관리는 부족한 점이 눈에 띄었다. 아마도 관련 규제에 대한 법률과 제도가 아직 미비한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대표의 활기찬 표정과 목소리에서 회사를 키워나가려는 야심찬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타슈켄트로 돌아오는 길에 약용식물 재배농장을 방문했다. 농장 이름은 ‘Gerbo Farm’이었고 넓은 대지에 낯선 약초들이 많이 자라고 있었다. 우즈베키스탄은 파미르고원의 아래에서부터 펼쳐지는 평원의 초원지대로 수량이 풍부하지 않고 일부 오아시스를 중심으로 수로가 조성된 지형을 가지고 있다. 실제 농장을 살펴보니 여기저기 지나가는 수로에서 비교적 풍부한 수량을 확인할 수 있었다. 중앙아시아 여러 나라는 아직도 약초의 재배보다는 채취를 많이 하는 편이나, 중앙아시아의 중심 국가이면서 농업이 발전한 우즈베키스탄에서는 약초 재배가 상당히 이루어지고 있었다. 허름해 보이는 농장 창고에는 말린 약초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어서 수확량이 적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 이웃집 아저씨 같은 얼굴에 미소를 띤 농장 주인이 안내를 마치고 방갈로 건물에서 하룻밤 묵고 가기를 청했다. 하지만 다음 방문국인 타지키스탄으로 출발해야 했기에 농장 주인과 작별의 인사를 나눌 수밖에 없었다. 여러 기관을 방문하고 결과를 정리하느라 15년 만에 찾은 우즈베키스탄의 변화를 모두 읽어낼 수는 없었으나 예전의 정체된 모습이 아니라 빠르게 발전해 가는 느낌을 확실히 받았다. 일주일 남짓의 짧은 출장 기간에 우즈베키스탄뿐만 아니라 타지키스탄, 카자흐스탄을 차례로 방문해야 하는 일정이라 숙소로 돌아와 미지의 나라들에 대한 궁금증을 품은 채 잠을 청했다. (다음 편에 계속) -
신미숙 여의도 책방-38신미숙 국회사무처 부속한의원 원장 (前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교수) 큰 외삼촌께서 뇌교경색(pontine infarction)으로 목포 H병원에 입원해 계신다는 소식을 접한 건 2월 중순이었다. 우측 상하지 운동마비도, 삼킴장애도 다행히 경미한 상태. 2남4녀로 구성된 외삼촌의 자제분들(나에게는 외사촌 언니오빠들)이 모여 있는 단톡방에서 현재 입원 중인 목포 H병원의 담당 주치의의 전언을 내게 공유해주었다. 그 의사는 “급성기는 잘 넘기셨지만 고령이고 부정맥이 있으니 바로 귀가하지 마시고 재활 혹은 요양병원으로 옮기셔서 1∼2주 요양하신 후 퇴원하시라”, “재활로는 옮기되 한방병원으로는 가지 마시라. 심장 안 좋으신 어르신, 한방으로 갔다가 한약이나 침치료라도 하는 날에는 어떻게 악화될 지 나는 모른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가족분들은 기력도 회복하셔야 하고 나의 추천이라면 그 길이 최선일 게 분명하니 뭐든 의견을 달라고 하였다. “거의 모든 한방병원은 협진 담당으로 내과나 재활의학과 전문의인 의사들이 1∼2명 근무 중이니 심장 걱정은 접어 두시고 급성기 잘 보내셨고 증상 경미하시니 한방병원으로 옮기셔도 좋을 것 같다”라고 말씀드렸다. 동료 교수로서의 인연이 있었던 동신대학교 목포한방병원 김 병원장님께 연락을 드렸더니 10년도 더 된 시간의 간격에도 불구하고 어색함 1도 없이 흔쾌히 그리고 반갑게 전화를 받아주신다. 입원이 가능하다는 말씀을 듣고 바로 언니, 오빠들에게 이 소식을 전했다. 한까 목포지부 운영회장을 맡아도 무리가 없어 보이는 한의학에 대한 반감이 기준치를 한참 초과해 계신 목포 H병원의 의느님을 뒤로 하고 신속하게 퇴원 수속이 진행되었다. 그 다음날 밤이었을까? 간병을 전담하고 있는 사촌 언니에게서 전화가 왔다. 우리나라 고령인구, 2035년 30% 상회 전망 “미숙아. 여긴 호텔이다야!! 목포 H병원 다인실은 비위 약한 사람들은 5분 아니 1분도 있기 어려울 정도로 더러웠거든. 환자들에 보호자들 거기에 간병인들까지 뒤섞여서 시끄럽고 지저분하고 정말 힘들었어. 아부지 간병하는 거니까 참아야지 참아야지 했었는데 며칠간 진짜 밥맛이 떨어져서 식사를 못 했더니 3kg나 빠졌다니까!! 강제로 다이어트했지 뭐. 여기 오시니까 울 아부지, 하루만에 기침도 덜 하시고 잠도 잘 주무시고 재활치료실도 왔다갔다 잘 걸으시고, 환경이 좋아서 그런가? 선생님들이 잘 해 주셔서 그런가? 암튼 상태가 한꺼번에 다 좋아지셨어. 나도 허리치료 같이 받으려고 한다. 너무 고맙다. 잠깐만, 삼촌이 너 목소리 듣고 싶다고 하신다야.” “인자 살살 걸을만 항께 살것다잉, 당장 집에 가서 염전도 봐야 쓴디 느그 언니들이 요로코롬 못 가게 잡고 난리다야. 시금치도 궁금하고 말이여. 밥을 급히 넘길랑께 기침이 자꼬 날라캐싸야. 인자 싸목싸목 묵을라고 맘 묵었응께 괜찮겄제잉? 당장 퇴원을 해야쓴디잉. 병원에 갇혀 있응께 깝깝시러 죽겄다. 그거 말고는 다 괜찮응께 걱정말고잉. 엄니 아부지한테 나 괜찮다고 안부 전해라잉” 전화기 너머로 들리는 외삼촌의 목소리는 37년생 어르신이라고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그야말로 쩌렁쩌렁 짱짱 그 자체였다. 역시 백세를 넘기신 어르신들이 다수인 장수 집안의 장남답게 외삼촌은 구순 가까이에 뇌경색을 겪으시고도 “고깟 중풍? 감기처럼 이겨내브렀다” 금세 툴툴 털어내시고 염전으로 시금치밭으로 마실을 댕기실 게 분명하다. 다행이다. 과정은 위태위태했지만 결과는 늘 그러하듯이 해피엔딩일 것이다. 내국인 중 65세 이상 고령자 비중은 2020년 16.1%에서 2025년 20%를 넘고, 2035년에는 30%를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14% 이상이면 고령사회, 20%를 넘으면 초고령사회로 분류되는데, 한국은 2025년에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예정이라고 한다. 2040년(75년생들이 65세)엔 3명 중 1명이 노인이 되는 셈이다(‘2020∼2040 인구전망’ 발표 : 통계청 자료). 초고령사회의 풍경은 풍경이라는 낭만적인 단어보다는 사태라는 자못 심각한 단어로도 다 담아내지 못할 정도의 비극일 것이라는 예측이 주를 이룬다. 이러한 경고를 서슴치 않는 국내외 인구학자들이 꽤 많다. 한의학이 고령친화적이라는 추정 근거는? 한의학이야말로 고령친화적일 것 같은(?) 이미지가 강한 편인데 이러한 추정의 근거는 무엇일까? 그도 아니라면 근거 없는 막연한 기대일까? 당신 집 드나들 듯 동네 한의원을 습관적으로 다녀가시는 어르신들의 행렬을 보며 떠올린 관습적인 추정에 불과한 것이었나? 뇌경색 급성기 치료가 종료된 그래서 추가적 재활이 필요한 86세 어르신 환자에게 한방병원은 가지 말라며 안티한의학적인 본인만의 의견을 강력하게 피력한 목포의 그 의사를 떠올리며 “한의학은 과연 고령친화적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떠올려 본다. 아산병원 노년내과 전문의 정희원 선생의 『당신도 느리게 나이 들 수 있습니다』와 일본 노인정신의학 전문의 와다 히데키 선생의 『80세의 벽』 두 권을 번갈아 읽으면 답이 좀 보이려나? 두 의사 모두 지나치게 전문화, 세분화된 현대의학의 문제점들을 지적하고 있다. 드러난 현상 자체에만 주목한 나머지 정신건강의학과에서는 신체 문제를 정신적이지 않은 영역으로 판단해 진료 범위에서 제외하고, 내과에서는 검사상 별다른 이상이 없으면 바로 신경성으로 분류해서 대응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증상을 치료해도 잘못된 생활습관을 고치지 않기 때문에 세월이 갈수록 몸은 더 아프고 다니는 병원과 복용하는 약과 건기식의 개수만 한없이 늘어난 채로 고령-초고령 노인에 진입하게 된다. 늙으면 아픈 게 당연하므로 여기저기 아픈 데는 모조리 찾아 다니며 기어이 검사를 해 내고 치료가 되는지 안 되는지 아무튼 손에 들려 준 한 보따리의 약을 다 먹다보면 성큼 죽을 날이 방 안에까지 다가와 있는 것이 대부분의 노인들의 마지막 모습인 것이다. 정 교수는 미국병원협회와 미국노인병학회에서 제시한 “4M: What matters(삶의 목표), Mobility(이동성), Mentation(마음건강), Medical issues(건강과 질병)”을 중요한 개념으로 제시하며 4개 각각의 항목에서의 “내재역량” 즉 회복탄력성을 강화하는 습관을 유지하는 것만이 노화의 속도를 줄이는 핵심이라 주장하고 있다. 삶의 내재역량을 높이지 않고 병원만 다니고 약만 먹는다면 노화에 가속도가 붙은 채 몸도 마음도 아프기만 한 노인이 되는 일만 남아있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이를 예방하는 실천 방법은 특별할 것 1도 없는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온 것들로만 구성되어 있다. 이런 뻔한 지침도 서울아산병원의 교수님이 언급하시니 무슨 대단한 법칙처럼 읽히겠지만, 그 구체적인 내용은 실로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는 것들이다. 지나치게 전문화·세분화된 현대의학 문제점 지적 올바른 자세습관과 운동습관 기르기, 마음 챙김과 몰입(몰입근육, 몰입환경) 그리고 건강한 수면 챙기기, 식습관과 술담배 조절하기 등이다. 습관의 관성을 이겨내고 내재역량을 기르고 이 역량간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추가적으로 많은 항노화요법들은 거짓된 신화이니 비판적인 태도를 가지고 맹신하거나 추종하지 말라고 덧붙이고 있다. 기력 없고 집중력이 떨어져 건망증이 심한 한 노년기의 여성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병원에서 경도인지장애 판정을 받은 후 뇌영양제 처방을 받아서 뇌영양제를 먹기 시작하면서부터 이상하게 식욕은 더 떨어지고 신경마저 바짝 곤두섰다면, 이번에는 며칠 후 배가 아파서 병원에 다시 들러서 소화제를 추가로 처방받았지만 몇 주 복용하고 나니 변비만 더 심해졌다고 호소한다면? 기본 검사와 뇌 정밀검사 상에는 여전히 이상이 없다면? 위와 같은 환자가 한의사들 앞에 놓여진다면 어떤 진단과 치료가 이루어질 수 있을까? 그리고 그러한 진단과 치료는 고령친화적이며 의사들의 기존 치료보다도 접근성이나 효과면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될 수 있을까? 『80세의 벽』의 저자 역시 비슷한 케이스를 예로 들고 있다. “순환기 내과에서는 콜레스테롤을 떨어뜨리라고 말하고 약을 준다. 수치가 떨어지면 면역 기능이 저하된다. 암의 진행이 빨라지거나 감염증 노출이 쉽다. 결국 혈관계 사망은 줄어도 암이나 폐렴 사망자가 늘어난다. 하나의 장기를 치료하더라도 다른 쪽에 문제가 생긴다. 치료한 장기는 좋아졌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건강이 나빠 지는 모순된 결과가 종종 발생한다.” 노년기의 환자들을 정기적으로 또 장기적으로 관리하면서 개별 장기를 정밀 진단해서 특정 장기만을 위한 처방과 치료는 불가능했더라도 진료를 받기 전보다는 뭔지 모를 다양한 증상들이 전체적으로 좋아졌다는 어르신들의 반응을 자주 접하는 의료인들이 바로 한의사들일 것이다. 환자들이 호소하는 증상은 개별적이더라도 변증이든 체질이든 전체적인 시각으로 접근해 가며 제반 증상들의 점진적인 개선과 경과 관찰을 하는 것이 임상 한의학의 목표라면 여러 약제간의 충돌로 인하여 약의 개수를 줄여가면서 다양한 증상을 비약물적 방법으로 개선을 도모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한의학은 고령-초고령 환자들에게 적합한 의학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와다 히데키는 본인이 30여년 넘게 노인환자들을 집중적으로 진료를 하였음에도 의사에게 너무 의존하지 말고 의사도 가려 만나라고 말한다. 처방받은 약을 먹고 상태가 나빠졌는데도 의사가 “좋은 약이니까 그냥 먹어라”, “약 끊고 죽고 싶냐”라고 말한다면 그 병원은 가지 말고, 진료받을 때마다 불편함을 느끼게 하거나 심리적으로 피로감이 들게 하는 의사라면 궁합이 맞지 않는 곳이니 다른 곳을 알아보라고 충고한다. 특히 80세 이후 건강검진은 의미가 없으니 수치는 수치일 뿐, 개인마다 다르고 노년기의 정상-비정상의 경계는 건강-비건강의 경계가 아니며 의학은 불완전하니 본인 소신대로 살아가라고 반복해서 말하고 있다. 전체적인 시각서 질병에 접근하는 ‘한의학’ 정기, 비정기 검진에 목을 매고 먹는 약 가짓수를 세는 것을 소일거리 삼으며 달력을 새로 넘기면 병원 가는 날짜에 빨간색 동그라미를 가장 먼저 표시하고 약 복용을 한 번이라도 놓치면 불안에 떨면서 어찌할 바를 모르며 조금이라도 컨디션이 안 좋아지면 어제 그 약을 안 먹어서 그렇다고 약을 제 때 챙겨주지 않은 가족들을 비난하는 이 시대를 살아가실 흔한 어르신 한 분의 모습을 떠올려 본다. 80의 벽을 넘기셨는데도 바깥 외출이 자유로우시다면 그 자체로 그 어르신은 건강함의 상징이다. 더 이상 검진을, 병원 방문을, 약먹기를 성실히 수행하지 않아도 일상생활에도 여생의 안녕에도 별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와다 히데키는 주장한다. 최근 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에서 개발된 듀피젠트(성분명 두필루맙)라는 주사치료의 놀라운 치료효과와 효과 만큼이나 비싼 비용이 함께 보도된 적이 있었다(“바로 냄새가.. 너무 좋아” 주사 한 방에 70만원, 2023년 2월13일, SBS뉴스). 1회 주사비용이 70만원인 이 주사제는 중증 아토피 피부염, 제2형 염증성 천식, 만 18세 이상 비용종을 동반한 성인 만성 부비동염의 치료제로 자리매김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급여 적정성을 지속적으로 심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하니 회당 주사제의 가격은 대폭 낮아질 가능성도 열려 있다. 물론 1개월에 1∼2회씩 지속적으로 주사를 맞아야 하기 때문에 급여화가 되어도 그 효과가 탁월하더라도 평생 맞아야 하는 주사라면 환자들의 입장은 또한 제각각이겠지만 기존의 약물, 수술에 별 호전이 없었다가 주사 한 번에 숨이 제대로 쉬어지고 아토피로 인한 그 끔찍한 증상들이 완화되고 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비용면 빼고는 환호와 감탄 뿐이라고 한다. 아토피, 천식, 부비동염은 폐를 다스려야 한다며 00탕만이 살 길이라는 버스광고 문구가 떠올랐다. 70만원짜리 주사 한 방이 현대의학에서 난치로 분류된 많은 질환들에 한의원으로 가볼까 하는 틈새적 시도 즉 대안으로서의 한의학을 향한 발길마저 뚝 끊기게 만들어버린 느낌이다. 드라마틱한 주사 한 방은 위에서 언급된 듀피젠트 하나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만성 난치 알러지성 질환들을 보다 간편하게 치료할 수 있다는 주사제들의 출시가 줄줄이 예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폐를 다스리고 근본을 치료해야 뿌리를 뽑는다(本治)는 한의학적 접근법은 과연 언제까지 유효할까? 아니, 이미 그 유효함을 다한 것은 아닐까? 국회의 또 다른 한의진료실(의원회관)에서 근무하시는 친애하는 나의 동지 이 원장님이 몇 주 전에 정지아 작가의 『아버지의 해방일지』라는 소설을 읽어 보았냐며 안부를 물어온다. 소설은 내가 애정하는 장르가 아니라 아직 못 읽어보았다고 답을 하니 어느 평일 직접 주문한 책을 가슴에 품고 내 진료실 앞까지 친히 와 주셨다. “전기고문으로 아버지의 정자는 활동성을 잃었고, 병원에서는 임신 불가 판정을 내렸다. 어느 날 아버지는 장터 주막에서 지리산에서 죽은 동지의 형을 만났다. 그는 한의사였다. 이런저런 안부를 주고받다 아이를 가질 수 없다고 토로했더니 한의사가 약 한 제를 지어주었다. 믿거나 말거나 그 약을 먹고 내가 태어났다. 그날 이후 최씨 성을 가진 그 한의사는 우 리 집안의 명의로 등극했다. 어쩌면 진짜 명의였을지도 모른다. 삼 년 넘게 나를 괴롭힌 생리통을 약 한제로 멈춘 것도 그였다.” 1990년 소설 『빨치산의 딸』 출간 이후 33년만에 나온 『아버지의 해방일지』 정 작가는 이 소설 역시 아버지의 장례식을 모티브로 쓴 자전적 소설이라고 밝힌 바 있다. 소설에 짧게 등장하는 약 한 제로 임신을 성공시키고 생리통을 멎게 하신 한의사는 실존 인물일 수도 가공의 인물일 수도 있다. 한약 한 제로 이런저런 증상이 씻은 듯이 나았다는 대목을 읽을 때, 가슴이 뛰는 이유는 한의사라면 이런 기가 막힌 치험례들에 대한 강렬한 기억이 적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한의학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기적같은 치험례를 안겨준 의사였느냐?!”(안도현님의 『너에게 묻는다』 시를 개사함) 기적은 자주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기적이라 불리우는 것이겠지만 무탈한 일상을 기적이라 여기며 나는 오늘도 치료실로 달려간다. -
한의사 공학도가 바라본 ChatGPT가 불러올 한의계 미래는?최근 대한여한의사회(회장 박소연) 유튜브 채널에 김현호 침구과 전문의가 출연했다. 김현호 한의사는 전기공학과 광통신을 전공하고, 다시 한의대에 입학해 경희대학교 한방병원 펠로우와 동신대학교 목동한방병원장을 거쳐 현재 ‘주식회사 7일’이라는 IT회사를 창업·운영하고 있다. 이밖에 경희대 한의과대학에서 10년째 진단학을 강의하고 있는 김현호 교수는 진로로 고민 중인 학생들을 위해 아낌없는 조언과 응원을 전했다. 다음은 경희한의대 황정혜 학생이 진행한 김현호 교수와의 일문일답이다. Q. 회사 운영뿐 아니라 대학교에서 강의도 하는데, 하루 일과는? 지금까지 일을 많이 하면서 살기는 했는데 요즘은 정말 일에 파묻혀 살고 있다. 아직 거대한 회사가 아닌 이제 막 성장하고 있는 스타트업 회사다 보니까 한정된 자원으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어 많은 부분에서 대표이사인 제가 직접 뛰고 있다. 경영은 당연하고 재무, 법무, 서비스기획은 물론 무엇보다 중요한 멤버들의 비전 얼라이먼트까지 항상 해야할 일이 많다. 또한 학기 중에는 경희대 한의대 본과 3학년을 대상으로 진단검사의학 강의를 10년째 맡고 있다. Q. 진단검사의학 과목을 소개한다면. 좋아하는 단어는 아니지만 우리가 ‘양방과목’이라고 얘기하는 여러 과목들이 있는데, 그 중에서 진단검사의학이라는 과목을 맡고 있다. 혈액검사, 소변검사 그리고 미생물검사와 같은 실험실적 검사들과 질병 간의 상관관계를 학습해서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 위한 트레이닝을 하는 과목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Q. 강의하면서 학생들이 꼭 알았으면 하는 점은? 강의를 시작할 때와 마지막에 항상 강조하는 것인데, 바로 ‘검사에만 매몰되지 말자’다. 즉 숫자라든가 영상이 가지고 있는 객관성의 파괴력 때문인지 많은 한의사들이 검사결과만 보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한의학 같은 경우에는 더욱 더 검사 이외의 변수들이 중요하다. 이런 검사 결과는 한의사가 고려해야 할 정보 중의 일부에 불과하다. 그런데 이런 숫자에 매몰돼 환자가 줄 수 있는 많은 정보를 놓치게 되면 결국은 그 진단에 있어 정확도는 떨어지게 되고 건강과 질병이라는 실체에 접근하기가 상당히 어려워지는 경향이 있다. Q. 공대 석사학위 취득 후 한의대에 입학한 이유는? 어떤 이유 때문에 새롭게 전공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기존에 전공했었던 공학이 싫다거나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새롭게 선택하는 전공도 기존 전공인 공학이라는 측면과 어떻게 하면 융합을 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었다. 한의학을 선택하는 것이 기존에 남들이 가보지 않은 길이고, 보다 더 재미있고 모험적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한의학을 선택하게 됐다. Q. 전공과를 선택한 기준은? 침구과 전문의지만 박사학위는 한의진단학 교실에서 받았다. 환자들을 보면서 많이 느꼈던 것 중 하나가 잘 치료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지만 환자에게 설명하기 위해서, 또 환자의 질병을 정확하게 판단하기 위해서는 (진단에)공학적인 요소가 반드시 들어가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시 한의학에는 그런 도구들이 많이 개발되고 있지 않았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한의진단학을 전공하기로 결심했고, 침구과 수련의로 병동에서 열심히 뛰어다니면서도 한의진단학을 전공하는 사람으로서 의료기기나 평가도구에 대한 연구를 많이 했었다. Q. 개원이 아닌 창업한 이유가 있다면? 앞서 얘기했듯이 ‘공학과 한의학의 융합’이라는 것이 인생의 목표다.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대학병원에서, 또 학교에서 연구도 많이 했고 논문들도 많이 쓰고 했었는데, 몇 년동안 느낀 점이 있었다. 아무래도 혁신적인 일이다 보니 기존의 잘 구조화된 시스템에서는 혁신적인 일을 일으켜내기가 속도의 측면이나 효율성의 측면에서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다. 따라서 지금의 저를 키워준 대학과 병원을 뒤로 하고 좀 더 환자들에게 다가가기 위해서 사회로 나와서 창업을 하게 됐다. 현재 ‘주식회사 7일’은 한의학과 IT 융합이라는 목표로 지금도 열심히 서비스를 만들고 있다. Q. ChatGPT가 이슈가 되고 있다. 미래의 한의학 교육·진료 환경에 대해 예상해 본다면? 가장 어려운 질문인 것 같은데, AI를 깊이 연구하는 학자는 아니기 때문에 아주 디테일한 부분까지 이야기를 할 수 없을 것 같다. 다만 환자를 봤던 임상의로서, IT와의 융합을 지속하는 창업가로서,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는 교육자로서의 입장을 간단히 전하고자 한다. 우선 교육환경에서 ChatGPT, AI를 활용하는 것에 대한 견해를 말한다면 기존에는 학생들이 학습할 때 보통 교과서를 찾아보거나 구글·네이버 등 검색 사이트를 이용하는 학습을 해왔다. 그런 형태에서 한 단계 나아간 것이 ChatGPT 인공지능(생산적 지능)이다. 이 두 가지 부분은 분명히 차이가 있다. 전자의 경우에는 학습자가 의도를 가지고 내가 구조화시키고자 하는 자료들을 주체적인 입장에서 취사선택을 할 수 있었고, 방대한 지식을 본인의 의도에 맞춰 본인이 직접 인티그레이션을 하고 컨텍스트를 만드는 과정 중에서 개인의 어떤 전문가적 지식의 함양이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이게 기존에 우리가 학습이라고 부르는 과정이다. 반면 ChatGPT 같은 경우에는 대용량의 정보를 검색한 후에 AI가 그 중에서 일부를 취사선택하고, 정리해주기도 한다. 심지어 컨텍스트를 가지고 정보를 구조화해서 완결된 문장 또는 문단으로 제공한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학습자의 입장에서는 주어진 정보들을 인티그레이션을 하는 과정을 ChatGPT에게 맡기게 될 확률이 높다. 기존의 도구를 활용해 자신의 컨텍스트를 만들어 내는 것보다 ChatGPT를 이용하는 것이 더 빠르고 더 방대한 자료를 검토한다는 측면에서는 더 우월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결국 그 컨텍스트를 만드는 과정이 누구에게 있었느냐라는 점에 보자면 여전히 전자가 더 교육적인 효과에 있어 우세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또한 의료 측면에서는 한의사가 환자를 진료하는 데 있어 ChatGPT의 도움을 받는 것을 상상해볼 수 있다. 한의사는 이미 국가시험을 통과하고 국가로부터 면허를 받은 합법적으로 의료행위를 할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에 취사선택한 정보를 가지고 환자에게 적용하는 것도 오롯이 그 의료인의 책임소재와 관련이 있다. 기존에는 한의사가 컨텍스트를 구축을 하고 그것을 취사선택해서 환자에게 적용을 할지 말지를 판단하게 되는데, 생산성 AI를 접하게 되면 아마 그 판단 부분도 어느 정도 기계에 의존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을 것 같다. ChatGPT를 통해 서포트를 받을 때에는 어떤 명시적인 데이터 구조만 AI에게 명령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의사가 고려해야 할 환자가 주는 정보를 놓치게 되고 그 놓친 상태에서 AI가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환자에게 직접 적용하기까지는 아주 많은 시간이 들어간다거나 섣부른 적용으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창업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조언한다면? 학생들에게 ‘창업은 현실이다’라고 말하고 싶다. 하지만 꿈꾸지 못하는 현실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꿈을 꾸지 않으면 이뤄지는 것도 없다. 혹시 창업에 관심이 있는 학생이라면 언제든지 연락을 주면 창업 선배로서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은 돕고, 함께 가는 좋은 구조를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 -
“회원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이 분회 활성화를 위한 첫 걸음”시흥시한의사회 김혁진 회장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경기 시흥시한의사회 김혁진 회장으로부터 올해부터 추진되는 시흥형 어르신(노인정) 주치의 사업을 비롯해 올해 추진할 중점 사업과 더불어 분회의 역할 등에 대해 들어봤다. Q. 분회장을 맡게 된 계기는? “시흥시는 최근 지속적으로 인구가 증가하면서 경기도 내에서 한의사 회원 증가율 또한 가장 높은 ‘젊은 도시, 성장도시’라고 설명드릴 수 있다. 그동안 시흥시한의사회는 친목모임 위주로 활동했지만, 앞으로 회원의 역량을 결집시켜 모든 회원이 함께 성장과 번영할 수 있는 분회가 되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05년 시흥시에서 처음 개원하면서 어려움을 겪었지만, 주변 회원들의 많은 도움 덕분에 자리잡을 수 있었다. 도움에 조금이라도 보답코자 총무직 등 분회 활동을 열심히 한 덕분에 분회장을 해보라는 추천이 있었고, 예전의 기억을 떠올리면서 도움이 필요한 회원들에게 힘이 되어주고 싶은 마음에 분회장직을 수락하게 됐다.” Q. 올해부터 진행되는 시흥형 어르신 주치의 사업은? “지난해 지방선거 과정에서 시장후보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한의약 관련 정책제안서를 전달하면서 시흥시민들의 건강 증진을 위해 봉사하고 싶은 시흥시한의사회 회원들의 열망을 전달한 바 있다. 그 과정에서 임병택 후보(현 시흥시장)가 바쁜 일정 가운데서도 제안서를 꼼꼼히 살피면서 어르신 주치의 사업에 큰 관심을 나타냈었다. 시장 당선 이후 보건소측에서 ‘시장님이 시흥형 어르신 주치의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니, 함께 향후 사업모델을 설계해 나가자’는 연락을 받게 됐고, 이후 지속적인 논의를 거쳐 시예산 3000만원이 배정받아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현재는 회원들에게 사업 관련 내용을 공유하고, 내실 있고 어르신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사업모델로 만들어가기 위해 사업추진단을 구성해 지속적인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Q. 사업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는지? “보건소와 노인회가 협력해 경로당을 선정하면, 한의사가 직접 방문을 통해 15∼20분간 건강강좌를 진행하게 되며, 이후 이후 30여분 동안은 자유로운 질의응답 시간을 통해 어르신들이 평소 궁금해하는 건강적인 문제들에 해결하는 방식으로 운영하려고 한다. 올해는 첫 사업인 만큼 시범사업 형태로 진행되며, 올해 사업 결과를 바탕으로 내년에는 좀 더 확장되고 발전된 형태의 사업모델로 진화시켜 나갈 계획이다.” Q. 사업을 통해 기대되는 효과는? “이번 사업에서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주치의’라고 생각한다. 즉 주치의란 환자들이 건강을 효율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가장 가까이에서 지속적으로 건강을 관리하며 도와주는 의료인이라는 개념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사업은 어르신들이 한의원을 좀 더 편하게, 그리고 자주 방문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이 사업을 통해 어르신들이 몸이 불편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의료기관이 한의원이 될 수 있다면, 일차의료에서의 한의원의 역할을 더욱 부각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며, 이것이야말로 이 사업을 추진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라고 생각한다.” Q.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할 회무는? “회원들에게 학술·경영 등의 세미나를 통해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야유회 등의 친목활동으로 회원간 단합을 도모하는 한편 한의난임사업 홍보에도 집중해 나가려고 한다. 우선 4월에 초음파 관련 세미나를 진행할 계획이며, 더불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노무환경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도록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노무 관련 세미나도 기획하고 있다. 이와 함께 코로나19로 인해 교류가 많이 줄었던 회원간 소통 강화를 위해 정기모임과 야유회 등을 통해 시흥시한의사회를 활성화해 볼 예정이다. 이밖에 시흥시한의사회에서 기획·추진하는 다양한 사업에 대해 온·오프라인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소통에 나서 회원들의 참여율을 높이는 데도 더욱 관심을 갖고 추진해볼 계획이다.” Q. 분회의 역할이란? “민심은 천심이라고 했듯이, 대한한의사협회를 나라에 비유한다면 회원들은 백성이 될 것이며, 분회는 백성의 뜻을 모아 나라에 전달하고, 나라의 뜻을 받아 다시 백성에게 전달하는 소통의 역할을 하는 기구라고 생각한다. 즉 분회는 회원들이 번영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회원들의 뜻을 올바르게 수렴해 협회에 전달해야 할 것이며, 협회는 회원의 의견이 반영된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해 회원들의 권익 향상에 이바지해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분회는 바닥에서 회원들의 필요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라며, 협회와 회원들이 끊임없이 소통하며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 더불어 지역사회 연계를 통회 회원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것이야말로 분회가 존재하는 이유일 것이다.” Q. 분회의 활성화 방안이 있다면? “분회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회원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회무정책을 기획하고 실천해 나간다면 자연스레 회원의 참여가 높아질 것이고 분회 역시 활성화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사업을 발굴하기 위해 가장 최우선돼야 할 것이 회원들이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여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일일 것이다. 회원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야말로 분회 활성화를 위한 가장 중요한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 Q. 이외에 강조하고 싶은 말은? “요즘 들어 참으로 내 자신이 행복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많은 일들이 처음 접하는 일이라 다소 좌충우돌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러한 부분들을 회원들과 함께 극복하고 성과물로 만들어가는 과정이 참으로 의미깊고 즐겁기 때문이다. 회원들이 보기에 다소 부족한 부분도 있겠지만, 임원진은 물론 모든 회원들의 많은 관심과 지원 덕분에 시흥시한의사회가 하나 둘씩 결실을 맺어가고 있는 것 같다. 지면을 빌어 시흥시한의사회 회원들에게 감사한 마음과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
“한의계에도 용기 있는 창업자가 많이 배출되길”이병욱 대표 ㈜동제메디칼 동국대 한의과대학 부학장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최근 충남 K-한방 정밀의료 국제포럼 세션에서 ‘온침 시술 겸용 전자식 뜸기 개발’을 주제로 발표한 ㈜동제메디칼 대표이자 동국대학교 한의과대학 부학장인 이병욱 교수를 만나 회사를 설립한 계기 및 한의사의 창업, 향후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Q. ㈜동제메디칼을 설립하게 된 계기는? ㈜동제메디칼은 부산대학교 재직 시절 한의학전문대학원의 연구성과를 산업화한다는 목표로 세워진 회사다. 그래서 처음 회사 이름은 PNU동제메디칼이었다. 한의학계에선 새로운 치료기술이 끊임없이 개발되고, 디지털 약까지도 개발되고 있지만 가장 기본적인 치료는 침·뜸·약 3가지라고 생각한다. 침은 별 무리 없이 사용되고 있지만, 뜸의 경우에는 현대사회에서 많은 사람이 원하는 치료기술은 아닌 것 같다. 즉 뜸에는 약점이 존재하기 때문에 한의사들이 사용하는 빈도가 떨어지고 있다고 생각된다. 첨단기술도 중요하지만, 현재 한의사들이 사용하는 중요한 치료기술 중 하나가 사라질 수도 있겠다는 우려가 들어, 현대에서도 잘 활용할 수 있는 뜸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연구를 시작했다. 침구과 교수와 공학 교수. 두 분야의 연구자가 만든 기술을 통합해 ㈜동제메디칼을 설립하게 됐다. Q. 온침 시술 겸용 전자식 뜸기를 개발했다. 온침은 침을 놓고 침을 가열하는 방식으로, 침 단독 치료나 뜸 단독 치료보다 온통경맥, 선행기혈 효과가 큰 치료법이다. 특히 만성 퇴행성 슬관절염에 대한 무작위 대조군 연구에서 온침이 침에 비해 통증 감소 및 기능 개선에 효과적이라는 논문도 발표된 바 있고, 체계적 문헌고찰 연구에서도 온침이 침에 비해 통증 감소 및 기능 개선에 더 효과적이며 moderate한 근거가 있다. 또한 한의약진흥원에서 발간한 한의임상진료지침에서도 온침이 침보다 나은 효과가 다수 보고되는 등 많은 이점이 존재한다. Q. ㈜동제메디칼의 최종 목표는? 최종 목표는 대학의 연구 결과가 임상에 적용될 수 있도록 산업화한 모범 사례를 만드는 기업이 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현재 진행 중인 온침 시술이 가능한 전기식 온구기의 품목허가 후 시판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것과 원래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지속했던 한의약 분야 정보화 관련 프로그램을 개발해 사업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기존의 온침술의 약점을 보완한 기술을 개발했고 새로운 기기의 보다 안전한 사용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개발했으며, 의료기기 품목허가를 위한 시험검사를 마치고 GMP 인증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까지 품목허가를 마치고 생산이 가능한 상태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Q. 제품 개발까지의 과정 중 기억에 남는 일은? 연구를 위한 개발이 아니라 실제 임상에 적용할 수 있는 제품화를 목표로 연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기성 부품을 최대한 활용하고자 했지만, 기존 부품이 없는 맞춤형 부품의 경우에는 조달이 매우 어려웠다. 다행스럽게 한의약진흥원의 신의료기술 개발 경진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이후 진흥원의 경제적 지원으로 좋은 협력업체를 만나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또한 피부에 접촉하는 발열판의 설계에서 회로와 발열판을 하나의 구조로 만들기 위해 금속 소재의 회로판을 설계했는데, 생산을 담당해줄 업체를 찾기가 어려워서 고생했었다. 그때 소규모 생산임에도 불구하고 연구를 위한 여러 차례의 구조 변경을 반영해 생산을 지원해준 업체를 만난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Q. 의료기기 품목허가를 신청 중이다. 전기식 온구기에 필요한 의료기기 안전성 관련 시험 검사는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의 첨단의료기기개발지원센터를 통해 모두 적합 판정을 받았다. 의료기기 품목허가를 위해 ㈜동제메디칼 본사에 GMP 인증을 위한 인력, 설비, 문서화 분야의 준비를 진행 중이다. 3월 말에 GMP 인증을 신청하고, GMP 인증 후 5월에 품목허가 절차를 마치고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Q. 비즈니스와 후학 양성의 역할들을 어떻게 분배하는가? ‘22년까지는 한의과대학에서의 교원 역할과 ㈜동제메디칼의 대표를 겸한 상태로 연구개발을 진행했다. 교원으로서의 역할에 해당하는 ‘후학 양성’에 30%, ‘보직업무’에 30%, ‘한의학교육평가원 등 외부봉사활동’에 20% 정도로 시간을 할애했고, 기업의 경영과 기술 개발에 20%의 역량을 사용했다. 올해부터는 온침기 품목허가와 관련된 업무를 잘 마무리하고 기업이 정상적인 운영이 가능하도록 외부에서 응원할 예정이다. 최대 주주로서 관심과 지원은 계속하겠지만, 본업인 대학에서의 교원으로 돌아가 교육과 연구에 전력을 기울일 생각이다. 대학에서의 교육과 연구 과정에서 얻은 성과를 다시 산업 현장에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Q. 두 분야를 병행하면서 얻는 가장 큰 장점은?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서 교류를 할 수 있고 견문이 매우 많이 넓어진다. 대학에만 있다면 상상만 하고 말았을 일들을 직접 시도하고 경험해 봄으로써 다음 단계로의 진화가 가능하다. 대학에서 한 수 또는 두 수 앞을 생각할 수 있다면, 두 분야를 병행하면 그 한 수, 두 수가 현실이 돼 또 다른 한 수, 두 수를 생각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Q. 창업을 준비하는 한의사 회원들에게 조언한다면? 창업을 희망하는 분야에서 조언을 구할 수 있는 선배를 찾아 신뢰 관계를 형성하고 초기의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으면 좋겠다. 또한 시장성에 대한 희망뿐만 아니라 위험 요소도 함께 고민하길 바란다. 또한 회사를 운영하다 보면,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일들이 많이 발생할 것이다. 그 번거롭고 어려운 일들을 해결하는 것이 회사의 실질적인 자산이 된다는 것을 꼭 잊지 말았으면 한다. Q. 강조하고 싶은 말은? 최초의 디지털 카메라는 1975년 코닥에서 만든 무게 4㎏, 1만 화소의 이미지센서를 장착한 것으로, 당시 필름 카메라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그러나 현재는 1억 화소가 넘는 이미지센서가 개발돼 필름 카메라의 성능을 월등하게 뛰어넘는 제품이 됐다. 한의계에서도 용기 있는 창업자가 계속 많이 배출되고, 그 중에 성공하는 사람들이 많아 한의계의 발전에 큰 도움이 되면 좋겠다. 많은 창업자의 도전이 계속되고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 한의사 회원들의 많은 관심과 격려가 필요하다. 초반의 부족한 결과물도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현재의 디지털 카메라처럼 훌륭한 결과물로 재탄생할 수 있을 것이다. -
“한의약 육성 조례, 광주시민의 건강 증진과 직결”[편집자 주] 박미정 광주광역시의원(더불어민주당)이 대표발의한 ‘광주광역시 한의약 육성 조례안’이 지난달 6일 광주시의회 제313회 임시회 2차 본회의를 통과하며, 향후 체계적인 한의약 육성을 위한 근거가 마련됐다. 본란에서는 박미정 의원으로부터 조례안을 발의하게 된 계기 및 조례안의 내용, 나아가야 할 방향 등을 들어봤다. Q. 자신을 소개한다면? 광주광역시 동구 주민을 대표한 더불어민주당 광주광역시의원이며, 사회복지 전문가로서 광주대·성균관대·서강대 겸임교수로도 활동했다. 2018년 지방의회로 정계에 진출한 후 2022년 재선돼 ‘내 삶이 변화하는 책임정치, 지금 시작하겠습니다’라는 슬로건 하에 열심히 의정활동을 진행 중이다. Q. 한의약 육성 조례안을 발의하게 된 계기는? 우선 세 가지 측면에서의 계기가 있었다. 첫째는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 두 번째는 순환과 균형의 조화, 세 번째는 입법정책결정권자로서의 지방과 중앙의 결합이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저는 시골 태생으로 산·들·강·바다를 통해 사계절의 순환과 사람들의 삶이 일치하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배우면서 성장했다. 하지만 산업화와 근대화를 거치면서 경쟁과 속도 중심의 경제성장은 일방적·사후적 치료 중심의 서양의학을 중심으로 의료계가 돌아가게 바꿔놨고 이로 인해 우리 몸에 대한 스스로의 건강주권 또한 상실하게 됐다고 생각했다. 우리 몸과 마음도 자연의 일부로서 순환돼야 하는데, 서로 속도경쟁에만 집중하면서 언제부터인가 하나 둘씩 순환이 막히기 시작했고 그 최악의 결과로 ‘저출산 고령화’, ‘만성피로와 질환’ 같은 사회 현상이 나타나게 된 것이다. 때문에 이제는 한·양의학의 순환과 균형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했고, 우리 시와 지역 한의계가 그 계기를 만들어주면 좋겠다는 생각에 ‘한의약 육성 조례안’을 대표발의하게 됐다. 또한 사람이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다치거나 아플 때 치료와 진단 중심의 사후적 역할과 기능을 담당해줄 병원과 의사도 필요하지만, 건강할 때 건강을 챙기고 관리할 수 있는 예방·보완적 역할과 기능을 담당해줄 의사와 의료기관도 필요하다. 바로 그것이 한의계와 한의사들이 해야 하는 역할이라고 생각하며, 이를 위해 국가 차원에서도 ‘한의약육성법’을 제정해 지방자치단체의 책무를 규정하고 각 지역 특성에 맞는 시책을 수립해 시행토록 규정하고 있다. ‘한의약육성법’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조례로서 세부사항을 규정해 둬야 하기 때문에 이번 조례를 발의하게 됐으며, 이를 통해 한의약 육성 발전을 위해 광주시의 특성을 고려한 한의약 기술 진흥시책을 마련하고 예산이 수반되는 시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을 명확히 했다. 이 모든 것은 광주시민의 건강 증진을 위함과 동시에 한의학이 우리의 일상생활과 친숙하기 때문에 가능했다. Q. 가장 중점적으로 여긴 것은? 보건산업에도 구조 변화가 오고 있으며,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기반 정보통신기술과 융합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한의약 기술에도 과학화·정보화·표준화·객관화·데이터 구축 등 연구개발이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기에 보다 원활하게 한의약산업을 지원·육성이 가능토록 하는데 중점을 뒀다. 더불어 한의약산업에서 건강 취약계층인 노년층의 수요가 점점 높아지고 있음을 감안해 조례안을 발의할 때 시민건강 증진에 얼마나 도움이 될 수 있을지, 그리고 고령화사회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기여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부분도 중점적으로 생각하면서 진행했다. Q. 조례안 내용과 나아가야 할 방향은? 이번 조례에는 한의약 육성의 기본방향을 제시하고 지역계획을 수립·시행할 시장의 책무를 담고 있다. 또한 계획에서는 한의약 육성 발전에 관한 목표와 방향, 주요 시책 및 재원조달, 연구기반 조성지원, 한의약 활용 치료사업, 실태조사 등을 담고 있다. 이와 함께 한의약 육성을 위해 한의약 활용 건강 증진 및 치료사업, 한약시장 지원 육성, 의료관광객 유치를 위한 한의의료 특화상품 개발, 한의약 육성 교육 홍보, 한의약 이용 감염병 예방치료 등의 사업도 규정하고 있다. 이 사업들은 한의약 관련 전문성 있는 기관·단체에 위탁할 수 있고, 경비가 필요한 경우 보조금을 지원받을 수 있게끔 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것들은 광주시에서 단독으로 진행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때문에 광주광역시와 한의계가 면밀히 협력해 위의 사업들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이를 통해 시민건강 증진은 물론 지역경제 발전에도 기여하는 성과가 뒤따랐으면 하는 바람이다. Q. 강조하고 싶은 말은? 조례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함께 공부하고, 토론회와 간담회 등에 참여 및 숙의하면서 모든 과정을 함께한 광주광역시한의사회 김광겸 회장·최의권 수석부회장 및 각 구별 분회장, 광주 동구 천지인한방병원의 박종기 병원장, 박옥희 간사 등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그리고 광주시한의사회가 함께 열심히 노력해 줬기 때문에 이번 조례가 성공적으로 만들어지고 실행될 수 있었으며, 그 이전에 광주광역시 난임부부 한의치료지원 조례도 대표발의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던 난임부부들에게 한 줄기 희망을 전달할 수 있었다. 이렇듯 여러 사람들과 단체·기관이 조직적으로 참여하고 협력해야만 공동체와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광주시의회와 저는 한의약 육성과 발전을 위해 열심히 최선의 정성과 노력으로 동행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