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의신문] 보건복지부가 추진하는 보건의료 분야 정부 시범사업 54개 가운데 한의계가 참여 중인 사업이 4개에 불과해 관련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대한한의사협회(회장 윤성찬·이하 한의협)는 복지부 보건의료 분야 정부 시범사업 현황을 조사한 결과, 총 54개 사업 중 한의계가 참여하는 사업은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일차의료 방문진료 수가 시범사업(한의) △의·한협진 시범사업(4단계) △첩약 건강보험 적용 시범사업 등 4개뿐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21일 밝혔다.
한의협은 이에 대해 “보건의료의 다양성과 국민의 의료서비스 선택권을 확대해야 할 보건복지부의 정책이 사실상 양방 중심으로 설계·운영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명백한 증거”라고 질타했다.
또 한의협은 “양의계는 소아·환자안전·전달체계·일차의료·재택의료·취약계층·지역사회 연계 등 국민 건강과 직결되는 50개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있다”며 “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 수가 시범사업, 중증소아 재택의료,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각종 재택의료, 장애인 건강주치의, 치매관리주치의, 재활의료기관 수가 시범사업 등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한의협은 한의계가 참여 의사를 밝혔음에도 일부 사업에서 배제되고 있다는 점을 문제로 제기했다.
한의협이 제시한 배제 사업은 △협력기관 간 진료의뢰·회송 시범사업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 △장애인 건강주치의 시범사업 △치매관리주치의 시범사업 △재활의료기관 수가 3단계 시범사업 △소아진료 지역협력체계 구축 시범사업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시범사업 등이다.
한의협은 “54개 중 4개라는 결과는 보건복지부의 보건의료정책이 얼마나 양방 위주로 추진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며 “한의계가 참여 의사까지 밝혔음에도 지속적으로 배제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양의와 한의가 국민의 건강을 담당하는 의료 이원화 국가”라며 “국가가 가진 두 의료체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는커녕 정책 단계에서부터 한쪽을 배제하는 것은 대한민국이 보유한 의료자원의 강점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의사가 장애인복지관에서 장애인 대상으로 진료 봉사를 하는 모습. '장애인 건강주치의 시범사업'도 한의계가 배제된 보건복지부 시범사업 중 하나다.
특히 한의협은 한의계의 참여 여부가 향후 국내 보건의료제도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부 시범사업은 새로운 의료서비스의 효과와 수가, 전달체계 등을 검증해 향후 본사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과정인 만큼, 시범사업 단계에서 한의계가 배제될 경우 향후 제도 역시 양방 중심으로 고착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한의협은 “한의사에게 특혜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의료인으로서 국민을 위한 보건의료정책에 참여할 공정한 기회를 보장하라는 것”이라며 “정부 정책의 판단 기준은 특정 직역이 아니라 국민의 건강과 생명, 그리고 어떤 방식이 국민에게 더 나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가가 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한 한의협은 “보건복지부는 의료개혁과 필수·지역·일차의료 강화를 추진하면서 대한민국이 보유한 모든 의료자원을 국민을 위해 활용해야 한다”며 “현재 시행 중인 시범사업과 향후 신규 사업에서 한의계의 참여 가능성을 전면 재검토하고, 특정 지역에 치우친 보건의료정책을 즉각 시정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