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신문] 대한한의사협회 윤성찬 회장·서만선 부회장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박수현 의원(더불어민주당)과 7일 간담회를 갖고, 국가대표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위해 진천선수촌 한의진료실의 운영 확대 및 공적 지원의 필요성을 전달했다.
윤성찬 회장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대한한의사협회의 지원으로 운영되고 있는 진천선수촌 한의진료실은 일 평균 20명 내외의 국가대표 선수들이 이용하며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자체 부속의원 형태의 양방의과(재활의학과, 가정의학과, 정형외과) 운영과는 다르게 민간단체의 봉사·지원 형태로 진료가 이뤄지고 있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선수 지원에 대한 공익성, 한의의료 지원의 연속성·책임성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윤 회장은 “선수들이 훈련을 마치고 진료가 밀리는 저녁 시간 이후부터 9시까지는 10분 간격으로 예약제로 운영했으며, 진료가 다 차면 다른 요일을 이용하도록 돌려보내야 했을 정도로 한의진료에 대한 선수들의 수요가 높았다”면서 “하지만 선수들이 훈련이나 경기에서 입는 부상은 즉각적인 치료가 필수임에도 상시 진료가 지원되지 않아 체계적·지속적 관리에 한계가 드러났으며, 특히 경기력 향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수현 의원도 지난달 열린 문화체육관광부 및 대한체육회 대상 국정감사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의 한의진료서비스 상시 제공을 촉구한 바 있다.
윤 회장은 “이번 국정감사를 통해 대한체육회에서도 진천선수촌 한의진료실에 대한 공적 지원을 약속한 만큼 우선 한의진료실 운영을 주1회에서 주3회로 확대하고, 인건비·진료물품 지원과 함께 추후 한의사를 메디컬직원 채용 형태로 부속의원에 포함토록 해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한의진료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윤 회장은 “그동안 서울올림픽 및 아시안게임 등 한의진료가 지원되는 국제경기에서 세계 여러 나라 대표선수들의 한의진료 요구도를 확인했으며, 선수촌 한의진료실 등에서 한의진료를 찾는 선수가 타 종별의료에 비해 높고, 외국선수들의 한의의료에 대한 접근성도 높다”면서 “국제경기에서의 한의사 팀닥터의 제도적 참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우리나라 스포츠계 팀닥터 파견 규정 미비로 인해 한의과는 개별 종목협회 등에서 자체 운영하거나 없는 경우가 상당수이며, 특히 최근 파리올림픽에서 안세영 선수가 별도로 진료 한의사를 요청하는 사례가 발생, 국가대표선수에 대한 의료지원 시스템 미비가 대두된 바 있다.
이에 박수현 의원은 “세계 위인 중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 다름 아닌 허준 선생으로, 그의 애민정신은 국회에서 국민을 섬기는 데 있어 가장 필요한 덕목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저도 중·고등학교 배드민턴 선수로 활동한 적이 있는데, 스프츠 선수의 관리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치료의 실효성인 만큼 한의진료가 지속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사안들을 살피겠다”고 말했다.
이어 같은날 윤성찬 회장·정유옹 수석부회장·서만선 부회장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김영진 의원(더불어민주당)을 만나 국립한의약임상연구센터 및 연구특화 한방병원 건립 추진에 대한 협조를 당부했다.
이날 정유옹 수석부회장은 “국내 한의 관련 공익적 임상연구를 전담하는 기관과 의료기관이 전무한 상황이며, 현재 전국 공공의료기관 중 국립한방병원은 대학 교육을 목적으로 하는 부산대학교 한방병원 1개소로서, 의과의 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국립암센터 등과 같은 공익적 연구 및 의료 인프라는 부재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윤 회장은 한의진료의 사회적 수요를 반영해 △양질의 서비스 제공 △공공의료체계 확대 △정책 테스트베드(Test-Bed) 연구·교육 등 국가 한의보건의료정책 지원의 구심점 역할을 수행할 국립 한의약임상센터 및 연구특화 한방병원 건립을 요청했다.
서만선 부회장도 “이들 기관이 건립된다면 공익적 임상연구를 통한 근거 기반 한의약 정책 수립 및 제도화 지원과 공익적 한의약 R&D 지원을 통한 한의약 의료기술 발전과 해외환자 유치 등 세계 전통의약 시장 주도권도 선점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이에 대해 김영진 의원은 “저출생·초고령사회를 앞두고 효율적인 예산 책정·지원이 절실한 상황으로, 특히 난임치료, 만성질환 관리 등에 대한 한의계의 목소리가 차별없이 전달될 수 있도록 토론회 등의 각종 사회적 논의 방법 등을 강구해 보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행정안전위원회 채현일 의원(더불어민주당)과도 만나 국립소방병원에 한의과 설치를 건의했다.
국내 최초로 충북 음성에 건립 중인 국립소방병원은 소방공무원을 주 대상으로, 19개 진료과목·302개 병상 규모로 내년에 개원하는 국립병원이다.
윤 회장은 “지역별로 소방공무원의 특수한 근무환경에 따른 질병 및 상해와 관련해 한의진료가 많이 시행되고 있고, 해외에서도 선호도 및 효과성을 고려해 공공의료기관에 한의과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는 반면 이번 국립소방병원 설립에는 한의과가 포함돼 있지 않다”고 토로했다.
이에 윤 회장은 국립소방병원에 한의과를 설치를 통해 소방공무원이 재난·재해 현장에서 겪는 부상과 만성통증, 불안, 우울, 중독, 정신적 고통을 상시적으로 치료·치유할 것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채현일 의원은 “국민들을 위해 불철주야 위험에 노출된 소방 공무원분들의 건강을 살피고, 공공의료에서 한의과를 비롯한 모든 보건의료 직능이 그 특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사안들을 살피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