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신문] 경추 신경근병증은 목에서 신경근이 압박·자극되어 목 통증과 팔로 뻗치는 방사통과 저림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흔히 알려진 '목 디스크·협착증'이 주요 원인이며, 경추의 퇴행성 변화로 인한 골극이나 추간공 협착으로도 발생한다. 도침(刀鍼)이라고도 불리는 ‘침도(鍼刀)요법’은 침 끝을 납작한 칼날 형태로 가공한 특수침으로 유착, 흉터화, 섬유화된 병리조직을 박리·절개하는 치료법으로, 다양한 척추관절 및 신경계질환에 활용되어 왔다.
다만, 기존 침도 시술은 신경과 혈관이 밀집한 경추에서는 안전성 확보가 과제로 지적되어 왔다. 이에 부산대학교 한방병원 김은석 교수 연구팀은 실시간 초음파 영상을 결합해 경추의 신경근과 혈관을 포함한 주요 구조물을 초음파로 확인하면서 안전하게 시술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연구팀은 퇴행성 경추 신경근병증 환자 32명을 초음파 유도 침도요법(ultrasound-guided acupotomy)을 받는 시술군과 간섭파 전류치료(ICT)와 심부온열요법(Microwave)을 받는 대조군으로 무작위 배정을 했다. 두 그룹은 모두 3주간 주 2회씩, 총 6회 치료를 받았고, 그 경과를 11주까지 추적 관찰했다. 이에 따른 연구 결과, 시술군은 치료 직후 대조군보다 목과 팔의 통증이 더 크게 줄어들었고 이러한 효과는 마지막 평가시점까지 잘 유지됐다.
특히 저림이나 화끈거림과 같은 신경병증성 통증 지표에서는 두 그룹의 차이가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벌어지는 양상을 보였다. 연구팀은 이를 두고 초음파 유도 침도요법이 일시적인 진통 효과에 그치지 않고 통증의 성질 자체가 달라질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했다.
목의 기능장애에서도 시술군이 모든 시점에서 일관되게 더 나은 결과를 보였고, 건강 관련 삶의 질 역시 치료가 끝난 직후와 그 이후 시점에서 시술군의 개선 폭이 더 컸다.
한편 우울·불안·스트레스를 평가하는 심리 지표에서는 치료가 끝난 직후에 우울과 스트레스 항목에서 두 군의 유의한 차이가 관찰됐다. 안전성 측면에서도, 시술과 관련해 보고된 이상반응은 시술 후 일시적인 통증이나 국소적인 뻣뻣함 정도로 모두 경미했고, 별도의 처치 없이 수 일 안에 회복됐다. 중대한 이상반응이나 이상반응으로 인한 치료 중단 사례는 한 건도 없었다.
참여자들의 치료 순응도 또한 높아 시술군은 예정된 치료를 모두 마쳤고 중도 탈락도 거의 없어, 향후 대규모 확증 임상시험을 위한 연구 설계의 실행 가능성도 함께 확인됐다.
연구책임자인 김은석 교수(침구의학과)는 “이번 연구는 경추 신경근병증에 대한 초음파 유도 침도요법의 적용 가능성과 안전성, 임상적 효과를 탐색한 예비 임상연구라는 데 의의가 있다”며 “향후 더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경추 연부조직에 대한 추가적인 평가방법을 도입하는 확증형 임상시험을 통해, 초음파 유도 침도요법의 임상 근거를 더욱 확립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본 논문의 1저자인 조수란 한의사는 “경추 부위에는 신경과 혈관 등 주요 해부학적 구조물이 밀집해 있는 만큼, 실시간 초음파를 통해 신경근과 주변 혈관, 뼈 구조물을 확인하면서 목표 부위에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 초음파 유도하 침도치료의 중요한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재원으로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보건의료기술연구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Feasibility, safety, and effectiveness of ultrasound-guided acupotomy treatment for degenerative cervical radiculopathy: A pilot randomized controlled trial’이라는 제목으로, 26년 8월 15일에 SCI(E)급 국제 학술지 ‘Journal of Pain Research (IF 3.1)’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