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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8월 19일 (수)

한의사 처방 없는 한약사 한약제제 판매·조제…“급여 대상 아니다”

한의사 처방 없는 한약사 한약제제 판매·조제…“급여 대상 아니다”

서울행정법원, 한약사의 ‘요양급여비용 환수처분 취소’ 청구 기각

한약제제.png
AI 생성 이미지.

 

[한의신문] 한약사가 한의사의 처방 없이 일반의약품인 한약제제를 판매·조제한 경우, 해당 약제비와 행위료를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비용으로 청구할 수 없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제14부는 13일 한약국을 운영하는 한약사 A씨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요양급여비용 환수 고지 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한약사, 처방 없이 한약제제 판매 후 요양급여 청구

원고 A씨는 한약국을 운영하는 한약사로, 일반의약품 한약제제인 한신연교패독산연조엑스(단미엑스혼합제)’한신형개연교탕(단미엑스혼합제)’을 한의사의 처방 없이 판매한 뒤 약가·행위료 등 총 510원을 요양급여비용으로 청구해 지급받았다.

 

이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해당 비용은 요양급여비용 지급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고, 이에 피고인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국민건강보험법에 근거해 A씨게 요양급여비용 510원 환수처분을 하션서 전산상계 방식으로 금액을 환수할 예정이라고 통보했다. 이후 건보공단은 소득세 등을 공제한 48360원 환수처분하면서 그 금액을 현금으로 납부할 것을 통보했고, A씨는 이를 취소해 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한의학 분야에서는 의약분업이 실시되지 않아 한약사는 약사법 제23조제1항에 따라 한의사의 처방 없이도 한약제제의 조제가 가능하다면서 이 사건 한약제제는 모두 보건복지부장관이 요양급여대상으로 결정·고시한 것으로서, 한약사가 이를 조제했다면 그에 상응하는 요양급여비용을 적법하게 청구·지급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법원, 단순 판매가 아닌 조제했다고 평가하기 어려워

하지만 재판부는 원고가 이 사건 한약제제를 판매한 것은 건강보험요양급여규칙 [별표2] 4호 자.목에 따른 비급여대상에 해당한다고 봐야 하고, 그 행위료와 약가를 요양급여비용으로 지급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없다면서 원고가 그 비용을 요양급여비용으로 청구·지급받았다면 이는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으로 보험급여비용을 지급받은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고 밝히며,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판결문을 통해 원고가 이 사건 한약제제의 판매과정에서 두 가지 이상의 의약품을 배합하거나 이 사건 한약제제를 일정한 분량으로 나누는 등 별도의 조제행위를 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오히려 이 사건 한약제제는 제조업자가 일정한 분량을 포에 담아 포장한 완제품으로 원고가 이를 포장된 상태 그대로 구매자들에게 판매했을 것으로 추정되므로, 원고가 이 사건 한약제제를 조제했다고 평가하기는 어려우며, 이 경우 일반의약품을 판매한 것에 불과해 애당초 그 행위나 약제가 요양급여대상에 해당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한약사에게 조제권 있어도 건보 급여 당연히 인정되는 것 아냐

법원은 또 약사법 제23조 제1항이 한약사에게 일반적인 의약품 조제권을 인정하고 있고, 한의학에 관한 의약분업이 실시되지 않았기 때문에 일반의약품인 한약제제에 있어 한의사의 처방을 요구하지 않으며, 건강보험요양급여규칙에선 약사법 제23조에 따른 일반의약품을 비급여 대상으로 정하고 있으므로 마치 한약사가 한의사의 처방 없이 일반의약품 한약제제를 조제한 경우 요양급여대상에 해당하는 것처럼 해석될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약사법상 허용되는 행위인지와 국민건강보험법령상 요양급여로 인정할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법원은 건강보험요양급여규칙 제1조의2에 의하면 요양급여대상 여부는 의학적 타당성, 비용효과성, 환자의 비용부담 정도, 사회적 편익 및 건강보험 재정상황 등을 고려해 결정되는 것이 원칙이라며 국민건강보험법과 약사법은 각각의 입법목적과 규율대상이 서로 다르므로, 한약사가 한의사의 처방 없이도 일반의약품 한약제제를 조제하는 것이 약사법상 허용된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국민건강보험법령상 요양급여대상성을 충족한다고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원고의 주장대로라면 약사가 의사·치과의사의 처방 없이 일반의약품을 조제한 경우에는 비급여 대상이 되는 반면, 한약사가 한의사의 처방전 없이 일반의약품을 조제한 경우엔 요양급여대상이 되는 결과가 초래된다면서 이는 기능적으로 유사·대등한 역할을 수행하는 약사와 한약사 사이의 형평에 반하므로, 요양급여의 구체적인 범위설정에 관해 재량권을 부여받은 보건복지부장관이 특별한 고려 하에 정책적 결단을 하여 명시적인 근거규정을 둔 경우가 아니라면 그러한 해석론을 채택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약제제 급여목록에 있어도 급여 인정의 근거는 안돼

이와 함께 법원은 해당 한약제제가 보건복지부 고시의 한약제제 급여목록 및 상한금액표에 등재돼 있다는 점도 급여 인정의 근거가 되지 못했다.

 

현재 약제와 관련한 요양급여행위는 약사가 의사·치과의사의 처방에 따라 약국에서 의약품을 조제하는 경우 또는 한방의료기관이 조제실에서 한의사의 처방에 따라 한약제제를 조제하는 경우를 전제로 하고 있다.

 

법원은 이러한 규정에 의하면 한약사가 약국에서 한의사의 처방 없이 일반의약품 한약제제를 조제한 경우에는 그 행위료는 요양급여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더불어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와 같은 비용을 건강보험요양급여규칙 [별표2] 4호 자.목에 따른 비급여대상으로 해석한 것과도 부합한다고 밝혔다.

 

또한 현행 한약제제 급여목록 및 상한금액표3조제1항에선 한방요양기관이 국민건강보험법령에 따라 소요한 한약제제의 약가를 산정하는 경우에는 별표1 및 별표2에 따른다고 규정, 한약제제의 약가를 요양급여비용으로 산정할 수 있는 기관을 한방요양기관으로 한정하고 있다.

 

이에 법원은 위 규정은 한의사가 진단과 처방을 거쳐 한약제제를 직접 조제하는 경우 그 약가를 요양급여비용으로 지급하려는 취지인 점, ‘건강보험 행위 급여·비급여 목록표 및 급여 상대가치점수에서도 한약사가 약국에서 한의사의 처방 없이 조제한 일반의약품 한약제제를 요양급여대상으로 보고 있지 않는다면서 이러한 부분들을 고려하면 한방요양기관에 약국이 포함된다고 보기는 어렵고, 이는 보건복지부장관이 그동안 견지해온 행정해석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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