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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6월 18일 (목)

“보건·의료인력 부족은 환자 안전을 위협한다”

“보건·의료인력 부족은 환자 안전을 위협한다”

인력 부족으로 인한 다양한 환자 피해사례 쏟아져
보건의료노조, ‘보건·의료인력 부족이 환자 안전에 미치는 영향’ 증언대회

증언.jpg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위원장 나순자·이하 보건의료노조)은 3일 보건의료노조 생명홀에서 ‘보건·의료인력 부족이 환자 안전에 미치는 영향 증언대회’를 개최, 의료인력 부족으로 인해 현장에서 벌어지고 일들에 대한 피해사례들을 공유했다.


이날 증언대회는 장숙랑 중앙대 적십자간호대학장의 진행으로 전·현직 간호사 3명과 물리치료사 1명이 증언자로 나서 의료인력 부족으로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증언했고, 이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듣는 순서로 진행됐다.


수도권 공공병원에서 일하는 신규 간호사는 “인력이 부족해서 진료과를 넘나들며 부서가 이동되니 출근 전 동료들과 주사기 위치도 모르는데 어떻게 환자를 보느냐며 걱정하면서 환자 이름과 수액팩에 붙은 바코드를 수십 번씩 확인한다”면서 “동기들은 ‘이러다가 내가 환자를 죽일 것 같아’라며 불안한 마음으로 병원을 떠났고, 부족한 인력으로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고통받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지역 대학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간호사는 “전신화상 환자가 화상전문병원으로 이송됐지만 호흡기내과 전문의가 없어서 제가 일하는 병원으로 재이송돼 왔는데, 골든타임을 놓쳐 결국 사망했다”며 “만일 화상전문병원에 호흡기내과 전문의가 있었다면 그 환자는 안전하게 치료받고 일상으로 복귀했을 것”이라며, 의료인력 부족이 환자의 생명과 직결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보호자나 간병인이 없는 환자는 더 많이 신경써야 하지만 응급환자나 위급한 순서대로 처리하다 보면 우선순위에서 밀려난 환자가 심각한 상황에 빠지는 경우가 생긴다”면서 “가래를 제거하는 시간을 놓쳐 폐렴으로 중환자실로 옮긴 환자가 있어서 자책하며 범죄자가 된 마음으로 지냈다”고증언키도 했다.


이와 함께 전직 수도권 대학병원 간호사는 “아픈 환자가 불러도 바로 응대하기 어려울 정도로 업무가 많은데 입·퇴원과 응급상황, 수술과 처치, 보호자 불만 등이 동시에 벌어져 친절한 설명과 안내를 하기에는 늘 시간이 부족하다”며, 인력 부족으로 인하여 신규 간호사를 충분히 훈련시키지 못해 일어나는 투약 사고와 낙상사고, 욕창과 폐혈증 등 다양한 피해가 발생한다고 밝히면서 간호인력을 늘리는 것이 바로 ‘환자 안전’이고 ‘환자 권리’라고 호소했다.


이밖에 수도권 공공병원 물리치료사는 “물리치료사가 부족해 재활치료 환자가 혼자 이동하다가 낙상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많다”며 “근육마비로 균형 능력이 떨어진 환자가 낙상을 입으면 심각한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전문가 의견 발표에서 장숙랑 교수는 미국의 사례를 소개하며 “미국에는 간호법과 더불어 ‘간호인력최소배치기준법’으로 최소한의 배치기준을 법적으로 강제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의료법에 한 줄, 시행령에 서너 줄로 명시된 법령으로 명시돼 있다”며 “유명무실한 법령을 정비하고 환자가 안전한 인력 배치가 가능하도록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안기종 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오늘 현장 증언에 나선 보건의료인들의 발언은 사실 환자 입장에서 보면 의료사고”라며 “환자안전법 제정 당시 인력배치 수준을 명시하면 입법이 힘들어진다고 해서 뺐는데, 그 결과 법령이 만들어져도 실효성이 없어졌다”고 밝히며, 인력배치기준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또한 이주호 정책연구원장은 “반복되어온 의료현장의 환자 안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의사인력 확충과 간호사 대 환자 비율 1:5, 직종별 인력기준 마련, 업무범위 명확화가 필요하다”며, 보건의료인력 국가책임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나순자 위원장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그동안 병원 내부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일부 병원이나 의료진의 문제로 오해될 것 같아서 외부에 밝히기 어려웠으나 이는 개별 병원이나 의료진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의 문제라는 점을 알리기 위해서 오늘 증언대회를 갖게 됐다”며 “앞으로 환자 안전을 지키고 의료시스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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