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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7월 10일 (금)

장규태 한방소아과 교수

장규태 한방소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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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醫學)과 정명(正名)



정의(定義, definition)란 말이나 사물, 사상(事象)을 다른 말, 사물, 사상으로 규정하여 설명하는 일이다. 형식적으로 피정의항과 정의항의 두 항을 ‘=’로 연결하면서 순환을 피하고 모순이 없도록 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한의학에서는 예전부터 정의와 유사한 정명(正名)이라는 말을 사용하였다. 중국 송(宋)나라 주굉 선생의 활인서에 의하면 “천하(天下)의 모든 일(事)은 이름(名)을 바르게(正) 확정지어야만 실체(實體)를 분별(分別)할 수가 있게 되고 순리(順理)에 맞게 말을 해야만 일이 이루어지기 마련이다”라고 언급되어 있다. 정명(正名)은 단순한 정의가 아니라 시간의 흐름을 통하여 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주는 기본 전제라고 할 수 있다.



인체를 다루는 의학에 대한 정의는 어떻게 되어 있을까? 백과사전을 찾아보면 “의학이란 인체의 구조와 기능을 조사하여 인체의 보건, 질병이나 상해의 치료 및 예방에 관한 방법과 기술을 연구하는 학문”, “인간을 질병으로부터 구하고 건강법을 모색하는 학문”, “인체의 구조와 기능을 조사하여 인체의 보건, 질병이나 상해의 치료·예방 등에 관한 방법과 기술을 연구하는 학문”, “인류의 역사와 더불어 경험의료로서 존재해 왔으며, 일반과학이 진보함에 따라서 독자성을 지닌 과학으로 발전하여 인체에 관한 연구와 질병의 예방 및 치료를 연구하는 학문”으로 정의하는 경우가 많고 최근에는 “인간을 생리적·심리적·사회적으로 적극성을 띠게 만들고, 될 수 있는 한 쾌적한 상태를 유지시키는 연구를 하는 학문”이라는 정의도 눈에 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건강을 단순히 질병이 없거나 허약하지 않다는 것뿐만 아니라, 신체적·정신적·사회적 안녕의 완전한 상태라고 하고 정의된 후 의학은 건강을 유지하고 향상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과학이라는 입장에서 시대적으로 그 정의가 변천해 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한의학에서 의학의 정의는 어떻게 했을까? 동의수세보원의 저자 이제마 선생님은 “의학(醫學)은 리학(理學)이다”라고 하였다. 그럼 리(理)란 무엇인가? 황극경세(皇極經世)의 관물편(觀物篇)을 보면 “관물이란 눈으로 보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눈으로 보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보는 것을 말하며, 단순히 마음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리(理)로 보는 것을 말한다”고 언급되어 있다.



결국 리(理)의 관점을 가지고 인체를 바로 보는 것이 의학이라고 정명할 수 있다. 리(理)의 관점에 본다는 것은 기(氣)를 바탕으로 하지 않고서는 절대 접근할 수 없다는 것이 한의학의 가장 근본 철학이라고 할 수 있다.



한의학에서 바라보는 의학이란 자연(自然)과 인간(人間)의 기(氣)를 분류하고 시간과 공간을 통한 기(氣)의 오르내림과 들락거림을 관찰하여 균형의 상태로 되돌리려는 이치를 담고 있는 학문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의학은 건강의 기준을 어디에 두고 있느냐는 단순한 차이가 아니라 현실적으로 인체에서 벌어지고 있는 생명의 에너지인 기의 시간적·공간적 변화를 파악하는 것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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