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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6월 20일 (토)

강연석 교수

강연석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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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東醫寶鑑’은 미래의 자산 下



8. 동의보감을 통한 한의학의 현대화·산업화



동의보감은 단지 의학의 종합지식만을 체계화한 것은 아니었다.

당대 가장 중요한 학문이었던 성리학의 맥락을 바탕으로 도교와 불교의 지식을 비롯하여 16세기까지의 모든 의학 지식을 새롭게 정리한 서적이라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에는 조선 사신들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 또 조선세시기라는 책에는 중국의 사신들이 조선에 도착했을 때 중국에서 만들어진 우황청심원이라는 처방의 제법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는데 유독 조선의 우황청심원을 구하려고 애를 쓴다는 구절이 나온다. 우황청심원을 만들줄 몰라서가 아니라 중국보다 품질 좋은 우황청심원을 만들었다는 의미가 아닌가? 이러한 조제약을 통해 사신들의 물물 교환에서 큰 이익을 얻었다는 것은 많은 의미를 갖는다.

정부가 추구하고 있는 한의학의 현대화와 산업화가 단순히 당귀나 황귀같은 약재를 재배하는 수준이 아니라 동의보감을 통한 약제의 제법을 바탕으로 부가가치 높은 한의약품을 만들 수 있어야 예나 지금이나 통용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향후 동의보감을 비롯한 한국의 의서들을 바탕으로 표준화된 방제집이 만들어야 할 것이고, 그것을 바탕으로 한의약의 제약산업은 초석이 놓일 수 있을 것이다.



9. 전통의학 분야는 국적을 앞세울 수밖에 없어



학문의 분야에 국적을 앞세울 필요없이 단지 과학, 의학이면 충분한데 왜 전통의학 분야에서만 중의학, 한의학, 월의학 등 국적을 표방하느냐는 견해가 있다. 맞는 말이다.

학문에 굳이 국적을 앞세울 필요는 없다.

하지만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전통학문 분야는 필연적으로 국적이 갖는 의미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전통학문 지식이 향후 지식재산권의 하나로서 자국인들은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지만 다른 국가들의 사용에는 재산권으로 제한하려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미 WHO에서도 동아시아 지역의 전통의학 분야를 정의할 때 “중의학 및 일본한방과 한의학처럼 중의학에 기반하고 있는 전통의학(Traditional Chinese Medicine(TCM) and traditional medicine based on TCM such as Kampo, or Korean medicine”이라고 하여 국적을 표방하고 있다.

한의학의 입장에서 중의학에 기초하고 있다는 표현을 여과없이 받아들이고, WHO의 활동에 참여해야 되는 것인지는 많은 의문이 생긴다.

현재 시점의 중국(China)이라는 표현에는 전국시대나 송대처럼 축소된 지역과 민족의 범주를 갖고 있는 것이 아니라 중국의 역사에서 보기 드문 넓은 영토와 민족의 범위를 갖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이익에는 크게 반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송대의 가장 중요한 본초서적인 경사증류비용본초의 인삼 조문에 인삼의 재배지인 요동지역을 고구려의 영토였다고 기록하였고, 본초강목에서는 같은 문장에 대해 인삼이 재배되던 고구려, 백제, 신라는 지금의 조선이라고 분명히 언급하고 있지만 현대의 중의서적에서는 요동에서 생산되는 인삼은 중국의 약재라고 하기 때문이다.

전통의학은 전통문화, 전통 지식과 기술로서 필연적으로 역사적, 국가적, 민족적, 직업적 구분이 발생하며, 전통의학의 동북공정이 진행된다는 것은 중국에서는 이 문제를 이미 심각하게 고민해 왔다는 것을 말한다.



10. 미래로 가는 한의학의 출발점, 동의보감



국제적으로도, 국내에서도 한의학 분야의 발전은 누가 해냈는가가 가장 중요하다. 어떠한 의학적 성과가 한의학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그 주체가 한의사가 해내던가, 아니면 한의과대학이나 한의학연구원에서 해내어야 된다. 그리고 그 성과물을 통해 한의학의 표준화, 현대화, 산업화의 방법을 통해 해외에 보여줄 때 가장 한의학적인 컨텐츠를 갖고 접근해야만 한의학이라는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다.

물론 한의학만의 컨텐츠일 필요는 없다. 단지 한의학적 전통과 잘 연계되어 전통을 극복하여 발전을 이루어낼 수 있으면 충분하다. 그리고 그 한의학적 전통이라는 것은 동의보감으로부터 시작할 수밖에 없다.

동의보감은 현대사회에서 한의학에 던져준 과제를 지난 400년간 해결해왔던 의서이다. 역설하자면 표준화, 세계화, 현대화, 산업화 등의 과제를 해결해 왔기 때문에 잊혀져간 많은 의서들과 달리 400년을 한의학의 원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을 것이다.

향후 미래사회에서 한의학이 폐기되지 않고 기여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동의보감의 정신과 전통을 계승하는 것으로 한의학의 출발점을 삼아야 한다. 그리고 그 출발점으로부터 미래사회의 요구에 따라 한의학 전통의 극복을 통해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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