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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7월 07일 (화)

‘한열’의 비밀, 생물학적으로 풀리나?

‘한열’의 비밀, 생물학적으로 풀리나?

한의학연, 한의학 ‘한열’ 특징 연구 착수

해녀 180여명 유전정보 수집



해녀



오한, 발열 증상을 합해 말하는 ‘寒熱’.

‘한열’은 한의학의 변증 진단 내용 중 가장 널리 알려진 한의학적 개념으로 음양이 치우쳐 성하거나 약해져 생기는데 양이 이기면 열이 나고, 음이 이기면 한이 생겨 음양성쇠(陰陽盛衰)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이같은 ‘한열’을 생물학적으로 접근해 그 비밀을 풀어내기 위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어 주목된다.



제주 해녀는 세계적으로 독특한 잠수문화를 간직해 오고 있는데 제주 해녀의 물질에는 어떠한 비밀이 숨어 있길래 추운 바다 속에서도 강한 적응력을 갖고 있는 것일까?

제주 해녀의 특징이 한의학에서 말하는 ‘한열’과 어떠한 관련이 있을까?

한국한의학연구원(원장 이혜정․이하 한의학연) 미병연구단 이영섭 선임연구원은 300년 이상 축적된 해녀의 추위 적응력이 해녀 가계 내 유전 특성으로 남아있을 것으로 보고 이를 한의학적 한열의 특성과 관련지어 서울대 의류학과 이주영 교수, 제주 하도리 어촌계와 공동으로 연구에 착수했다.



온도에 대한 민감도는 추위 또는 더위를 잘 탄다거나 뜨거운 혹은 찬 음식을 선호하는 등 개개인의 생리적 특성과 질병의 병리적 특성과도 연관이 깊다.

이러한 ‘한열’의 특성은 한의학에서 인체를 바라보는 대표적인 요소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개인마다 한열의 차이가 나타나는 이유에 대해 생물학적 접근법으로 기전을 밝히는 연구는 미진했다.



이에 이영섭 박사팀은 지난 8월 말 제주도 구좌읍 하도리에 거주하고 있는 현직 해녀 180여명을 대상으로 크게 설문정보(인구학적 정보, 한열허실․체질진단 등), 계측정보(체성분분석, 체표온도, 허리 둘레 등), 혈액정보(혈액검사, 호르몬검사 등), 유전정보 등을 통해 증례 수집을 실시했다.

추위에 대한 저항력과 적응력에 관여하는 유전인자 및 생리특성을 파악하기 위해서다.



해녀2



물질 능력의 유전적 특성을 확인하기 위해 해녀 중 물질이 뛰어난 상군 및 애기상군 여부와 더불어 모계 3대 이상에 걸쳐 해녀의 상군 및 애기상군 여부도 추적했다.(제주 해녀는 잠수 능력에 따라 상군, 중군, 하군으로 나뉘는데 물질이 뛰어난 해녀를 ‘상군’으로 부르며 그중에서도 어린 나이에 상군으로 인정받은 해녀를 ‘애기상군’이라 부른다)

그 결과 해녀 경험은 어머니가 해녀인 경우 72.7%, 어머니․외할머니까지 해녀인 경우가 34.1%로 확인됐다.



또 어머니가 상군일 때나 어머니․외할머니 모두 상군일 때 본인이 상군(42.0%, 시작나이 평균 24.0세)일 경우가 각각 61.9%, 68.8%로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높은 비율을 보였다.

어머니가 애기상군일 때나 어머니․외할머니 모두 애기상군(29.5%, 시작나이 평균 20.3세)일 때 본인이 애기상군인 비율도 60.7%, 75.0%로 높게 나타났다.

계절별 물질 횟수를 비교했을 때도 상군이나 애기상군이 일반 해녀에 비해 높았으며 특히 겨울철 물질 횟수가 상군은 7.1회, 애기상군 7.3회로 일반 해녀 4.5회 보다 상당히 높았다.



한의건강 설문조사에서는 애기상군은 한증이 59.6%로 일반 해녀의 65.7%에 비해 낮아 해녀로서의 물질 능력과 한의학의 한증 간 연관성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영섭 선임연구원은 “앞으로 해녀를 중심으로 한열의 근간을 이루는 내한성 유전지표를 유전체 분석법을 활용해 발굴할 계획”이라며 “이 유전지표를 바탕으로 세포 내 유전자 모델링으로 열 대사 영향력까지 파아갛게 된다면 한열 변증의 생물학적 실질을 규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번 조사를 토대로 향후 후속연구를 통해 한열의 생리학적 특성, 추위 적응에 대한 유전성과 임상적 특성을 규명하는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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