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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7월 09일 (목)

재난구호지역에서 한의치료 효과 ‘톡톡’

재난구호지역에서 한의치료 효과 ‘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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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부항·한약 등 환자 특성에 따른 맞춤형 한의진료 호평

향후 국가 재난구호시스템에 한의학 제도적으로 정착돼야



10일 현재 12명의 실종자 가족과 가족들의 아픔을 함께 나누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모인 자원봉사자들이 머무르고 있는 진도실내체육관. 아직 이곳에는 깊은 슬픔과 무거운 아픔, 실종자들이 하루 속히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오기를 바라는 바람만이 가득 차 있다. 세월호 참사 이후 50여일 넘게 그들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기 위해 진도실내체육관과 팽목항에는 한의진료소가 운영되고 있으며, 환자들이 꾸준히 방문해 진료를 받고 있다.



진도실내체육관 한의진료소 함승관 팀장에 따르면 이곳을 찾는 환자들은 대략 하루 평균 10여명 안팎이고, 근골격계 질환을 대부분 호소하고 있으며, 이밖에 △소화불량 및 극심한 스트레스, 가슴 답답함 △목소리가 쉬거나 목감기가 올 것 같은 느낌 등의 인후통 △설사 및 변비 △탈진 등의 증상을 호소하고 있다. 이러한 증상들에 대해 한의진료소에서는 환자의 특성에 따라 침·부항 치료는 물론 약침, 뜸, 파스, 테이핑요법, 추나 등을 활용한 다양한 맞춤형 한의진료를 통해 그들의 아픔을 보듬어주고 있다.



특히 한의진료소에는 재진 환자 비율이 높은 편으로, 한번 한의치료를 경험한 환자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고 있으며, 자원봉사자는 물론 실종자 가족들도 방문해 한의사의 인간적인 진료를 통해 그들의 가슴 속에 맺혀 있는 응어리를 잠시나마 호소함으로서 치료는 물론 심리적인 안정도 가져오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이와 관련 함 팀장은 “이곳에서 머물면서 가장 크게 느끼고 있는 점은 ‘한의학이 굉장히 뛰어난 학문이구나’라는 것이었다”며 “양방 분야에서는 그들이 강점을 가지고 있는 의료기기들을 이곳으로 가져오지 않는 이상 별다르게 처치해줄 것이 없지만, 한의진료소에서는 침 치료만으로도 환자들의 증상을 해소해 줄 수 있는 등 실제 응급상황이나 재난구호 현장에서의 많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던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한의진료소에서 진료활동에 참여했던 윤대환 교수(동신대 한의과대학)도 “학생들에게 한의학이 얼마나 유용하고, 우수한 의학인지를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진도에서 이뤄지고 있는 진료에 참여하도록 독려하고 있다”며 “이번 기회가 한의진료가 재난구호 상황에서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를 검증할 수 있는 계기가 된 만큼 앞으로 국가 차원의 재난구호시스템 정비과정에서 한의학이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리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정종길 교수(동신대 한의과대학)는 “이번 세월호 참사는 국가 차원의 재난구호시스템이 얼마나 미비했었는지를 깨닫게 해준 소중한 경험으로 삼아야 할 것이며, 현장에서 효과를 볼 수 있는 한의학의 치료효과도 다시금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며 “특히 한의 치료술이 심폐소생술 등의 응급처치법과 결합된다면 더욱 큰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는 만큼 앞으로 한의대 커리큘럼과 보수교육 등에 통해 응급의학과 관련된 교육을 강화해 재난구호 상황에서 제도적으로 한의학이 참여할 수 있는 토대를 굳건히 해나갔으면 한다”고 밝혔다.



한편 9일부터 지역 공중보건한의사가 진도실내체육관 한의진료실을 전담하게 됨에 따라 5월 중순부터 진도실내체육관 한의진료실을 지켰던 함승관 팀장은 일상으로 돌아가게 됐다. 함 팀장은 그동안 진도에서 이뤄지고 있는 한의진료에 대해 총괄하는 한편 잠수사들이 활동하고 있는 바지선에 한의사가 배치되기까지 실무 차원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진도에 머무르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함 팀장은 “해양수산부 장관이 바지선에 한의사를 배치하겠다고 발표한 이후에도 정작 실무자 차원에서는 제대로 된 의사전달이 되지 않아 바지선 투입까지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며 “초기에 한의학에 대한 무지와 무시로 인해 바지선내 한의진료소 운영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본 선입견들을 고쳐나가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그 결과 잠수사들이 한의진료에 대해 좋은 호응을 이끌어낼 수 있었던 것이 가장 큰 보람이자 기억에 남는 일 같다”고 말했다.



실제 바지선에 한의사가 배치되기 전 쌍화탕과 감기약(계마각반탕)을 바지선에 보냈었는데, 이 약들은 정확한 진단 후 복용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한약은 무조건 좋다’는 인식으로 나눠먹은 뒤 설사, 복통 등을 호소해 한약에 대한 좋지 않은 시선을 갖게 됐으며, 또한 침을 맞으면 그 구멍으로 물이 들어가 잠수사에게 위험하다는 인식까지 퍼져 있는 상황이었다고 한다.



이에 함 팀장은 “바지선에 한의사가 배치되기 전 바지선에 직접 올라 잘못된 한의학에 대한 인식을 개선키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며 “바지선에 탑승했던 많은 한의사분들의 노력과 함께 실제 한의치료를 접한 잠수사들이 이제는 한의학 치료를 먼저 요구할 정도로 한의치료에 만족하고 있어, 지면을 빌어 그동안 수고하셨던 모든 한의사분들과 함께 탑승한 한의과대학 학생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함 팀장은 이어 “초기부터 바지선에 한의사가 배치되지 못한 것이 많이 아쉬운 부분”이라며 “앞으로 재난구호 지역에서의 한의학의 역할이 이번 기회를 통해 제대로 정립되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많은 한의사 및 한의대생 등의 봉사를 통해 이뤄졌던 세월호 참사 현장의 한의진료소. 발목이 아파 한의진료소를 찾았지만 처음 침을 맞는다는 무서움(?)으로 엄마 손을 꼭 잡고 있었던 초등학생이 침 치료 후 ‘감사합니다. (침 맞는 것)하나도 아프지 않네요’라는 말과 함께 웃으며 한의진료소를 떠났던 뒷모습에서 한의학이야말로 진정한 치료의학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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