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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6월 16일 (화)

“건강보험 위기는 이미 시작됐다”

“건강보험 위기는 이미 시작됐다”

정치화해 사회 보편적 의제로 논의

김창엽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



만성화되고 있는 건강보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김창엽 서울대학교보건대학원 교수는 건강보험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건강보험을 ‘정치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지난 18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대강당에서 개최된 대한임상보험의학회 학술대회에서 김 교수는 “짧은 시간 안에 건강보험 문제가 해결될 전망은 보이지 않는데 이는 당연한 소리”라며 “이는 문제가 구조적이기 때문이며 구조의 변동 없이 기술적인 접근만으로 문제가 해결될 것을 기대하는 것은 오히려 극히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핵심은 바로 ‘낭비형’으로 특징지워진 건강보험 구조다.



그 대표적인 것이 의료서비스의 공급구조로 이것이 ‘무정부적’ 낭비구조라는 점이다. 여기서 ‘무정부적’이라는 말은 국가와 정부의 개입이 없다는 의미가 아니라 적절하게 계획되고 조정되지 않는다는 뜻에 더 가깝다.



‘무정부적’ 성격이 나타나는 근본 원인은 대부분의 우리나라 의료기관이 사실상 ‘시장참여자’의 속성을 가지기 때문으로 의료기관 운영을 위해 수익을 올리지 않을 수 없고 각 개별 주체는 가장 ‘효율적’으로 시장에 반응해야 하는데 이러한 시장참여자가 만드는 전체 의료는 사회적으로 무정부적 비효율성을 면치 못한다는 설명이다. 물론 건강보장체계 내의 지출 구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중 우리나라 의료체계가 시장으로서의 성격을 강하게 갖는데에는 진료비 보상체계가 중요한 기여를 하고 있다.



진료보수 보상방식이 행위별 수가제인 상태에서 공급자가 시장형이면 일단 배출된 의료인력과 설립된 기관은 의료제공량을 최대화하려는 동기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구조는 의료공급자에게도 결코 유리하지 않다. 의료공급의 무정부적 팽창은 곧 보건의료재정의 팽창과 개별 의료공급자의 위기로 이어진다. 재정 조달의 증가가 의료서비스 증가를 따라가지 못할 경우 개별 의료기관의 경영 악화는 필연적이며 개별 기관의 경영악화는 의료내용의 왜곡을 포함한 ‘낭비형’ 의료서비스 공급을 가속화시키는 심각한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따라서 김 교수는 “구조를 고치지 못하고서는 건강보험의 안정과 발전을 이루기는 어려운 만큼 이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야말로 해결책을 제대로 구하는 출발”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김 교수는 구조문제보다 더 중요한 것은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과 관리의 취약성이라고 주장했다.



재정안정을 위한 대책은 우리 사회 전체가 최선의 해답을 찾아가는 길고도 어려운 과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중요한 문제이면서도 전혀 사회적 의제로 되지 못한 채 부분적인 행정의 대상에 머무르고 있는 셈이라는 것. 이러한 현상을 초래한 것은 건강보험 재정문제에 접근하면서 내용에만 집중했지 과정과 관리는 상대적으로 소홀히 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먼저 ‘정치적’ 리더십이 미흡하다. 간헐적이고 부분적인 문제 제기로서는 장기간을 요하는 문제해결 과정을 주도할 지도력을 가지기는 불가능하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이해당사자와 국민, 정부, 정치권 전체를 논의의 장으로 끌어들여 일정한 목표 아래 논의와 검토를 지속하는 것, 그리고 그에 기초해 새로운 개혁 프로그램을 만들어내는 것이 바로 정치적 리더십의 실체로 일차적 책임은 정부에 있다는 것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둘째로 근거있는 정책 수립과 집행을 위한 기반이 여전히 취약하다. 그리고 이에 대한 투자나 기반 구축에 대한 사고도 미약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는 정보체계, 통계, 지식 등 기반이 구축돼 있지 않기 때문으로 이런 상태로는 구체적인 정책에 대한 시비가 계속되는 것은 물론 구조개혁을 위한 새로운 제안도 공허한 주장의 수준을 벗어나기 어렵다.



셋째는 국민의 참여와 민주적 의사결정이 아직도 미흡하다는 것이다.

국민은 여전히 논의의 객체일 뿐 이 문제에 대해 책임 있는 당사자로서 참여하고 있다고 할 수 없는 만큼 목표를 가지고 이해를 구하고 이를 바탕으로 참여의 폭과 수준을 높이도록 노력해야 하는 사항이다.



따라서 김 교수는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건강보험을 ‘정치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정치화’해야 한다는 것은 전체 사회의 보편적 의제로서 논의하게 하는 과정을 말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선도와 지체도 흔히 나타나며 건강보험은 분명 우리 사회의 발전 과정에서 대표적인 의제로서의 지체가 나타나고 있는 영역이다.



이 지체를 만회할 주체는 일차적으로 정부와 국회의 몫으로 건강보험의 구조 개혁에 정치화의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김 교수는 “건강보험의 위기는 이미 시작되었고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해 책임 있는 당사자는 새로운 역할을 즉시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며 “그렇다고 해서 정부와 국회만 새로운 역할을 부여받고 있는 것은 아니며 모든 당사자들이 소승적 이해관계를 떨치고 위기를 넘어 새로운 건강보험의 미래를 공유해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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