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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6월 16일 (화)

美 의료제도 따라잡기, 무엇이 문제인가?

美 의료제도 따라잡기, 무엇이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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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의사 59%, 전국민 의료보험 지지



『릭은 토목절단 작업을 하던 중 가운데 손가락과 넷째 손가락이 잘렸다. 병원에서 접합수술에 들어가는 비용을 확인해본 결과 가운데 손가락은 6만달러, 넷째 손가락은 1만2000달러라는 얘기를 듣고 결국 가운데 손가락을 포기하게 된다.』 이것은 의료선진국이라 불리는 미국에서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참혹한 현실이다.



화씨 9·11로 유명한 마이클 무어 감독이 새로 만든 다큐멘터리 영화 ‘식코(Sicko)’에서는 이같은 미국 민영의료보험 제도의 맹점을 적나라하게 파헤치고 있다.



이 영화가 개봉하기 전부터 주목을 받는 것은 이명박 대통령이 ‘한국의 민영의료보험을 미국 수준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기획재정부도 지난달 10일 민영보험 활성화를 위한 작업반을 구성, 오는 10월까지 건강보험공단의 개인질병정보를 민간보험사에 넘기는 ‘민간보험사 특혜정책’을 추진하고 영리병원 허용방침을 올해 가을까지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내놓고 있는 등 미국 의료체계를 고스란히 따라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보건의료, 노동, 시민사회단체들은 현 정부의 의료시장화와 상업화 정책이 불러올 한국의료의 미래에 대한 문제점과 미국의료제도가 한국의료의 미래라고 주장하는 정부 정책의 문제점을 비난하며 정부부처 장관과 대통령에게 ‘무료 초대권’을 전달하는 등 ‘함께 보자 식코’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우리나라의 민영보험 확대는 어떠한 문제점을 안고 있을까?

이용재 호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무엇을 위한 민간의료보험 활성화인가?’를 주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정책동향 4월호에 기고한 글에서 민영보험 활성화에 대한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가 미국과 같이 국가의료보장을 전적으로 민간의료보험에 의존하게 돼 존규나 식코의 영화에서 본 것과 같은 일들이 발생할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하지만 보험사가 의료비 지출을 유발하는 노인이나 과거병력이 있는 사람들을 가입시키지 않으려는 크림스키밍(Cream Skimming) 현상으로 의료서비스 접근의 불평등을 초래할 수 있으며 민간보험을 통한 법정본인부담에 대한 전적인 보장은 이용자의 과도한 의료이용을 유발해 건보재정 추가지출은 물론 전체 국민의료비 증가를 가져올 것으로 지적했다.



따라서 이 교수는 건강보험 등 공적보험의 역할이 지금 수준보다 훨씬 강화된 이후 국가 의료보장체계속에서 민간의료보험 활용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실 2004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공공의료비 비중은 53%로 OECD 국가 전체 평균치인 72.5%에 비해 20%나 낮은 최하위 수준에 머물러 있는 상태다.



이와 함께 이 교수는 건강보험과 민간의료보험간 역할 설정이 필요한데 민간의료보험은 비급여 의료비를 중심으로 보장하는 형태로 전환돼야 하며 민간의료보험이 합리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규제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민영보험에 대한 인식은 어떨까?

최근 미국 인구조사 결과에서 의료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는 미국인은 220만명에서 4700만명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992년 이후 미 인구조사국이 보고해온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이같은 현실은 미국에서 전국민 건강보험 도입의 가장 강력한 반대집단이었던 의사들의 인식을 바꿔놓고 있다.



미국 내과학연보 최근호에서 미국 인디아나대 의대 아론 캐롤, 로날드 에크만 박사는 2002년 미국 의사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49%가 전국민 건강보험을 도입하기 위한 정부법안을 지지한 것으로 보고된 바 있었으나 그후 5년이 지난 지금 미국 의사의 59%가 제도 도입을 찬성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거의 모든 의료전문분야에서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전국민 건강보험 법안에 찬성했으나 외과 분과 전문의, 마취과 전문의, 영상의학과 전문의에서만 예외였다. 다시말해 임상 술기를 주로 담당하는 전문 분과 의사를 제외하고는 모든 의사들에게서 전국민 건강보험 도입 지지층이 높은 것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현행 의료제도를 ‘사회주의’ 의료라고 주장하며 전면 개편을 요구하고 있는 한국 의사들에게 시사하는 바 크다.



의료에 대한 공공적 인식이 강한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시장경쟁 원리를 의료영역에 도입하려는데 대한 저항은 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어떠한 이유에서라도 민간보험 활성화가 공적영역의 축소로 이어져 일반 서민들의 건강권이 박탈돼서는 않된다.

우리나라의 의료체계가 어떠한 방향으로 가야할지 다시한번 생각하게 해주는 영화 ‘식코’에 자꾸 눈길이 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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