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신용카드회사들은 의료기관의 경영여건 악화에도 불구하고 가맹점의 카드수수료를 인상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의료기관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카드회사들은 인상 움직임에 대해 현 유통가맹점의 카드수수료가 원가에도 못미친다는 이유로 수수료인상을 주장을 하고 있다.
카드수수료 인상움직임
이에 대해 소비자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이하 소시모)는 최근 “카드회사들의 부실을 수수료로 인상하려는 것으로, 수수료를 인상하면 공정거래위원회에 담합행위로 고발할 것”을 밝혀 주목되고 있다.
또한 카드회사들의 수수료인상과 관련 의협도 ‘수수료를 인상할 경우 의료기관의 부담이 가중되기 때문에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현재 국세청에 가맹점의 카드수수료율을 면제하거나 감면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현재 한의원 등 의료기관의 카드수수료는 의원급이 2.5∼2.7%, 병원급이 1.5% 등이며, 만약 수수료를 인상할 경우 이미 일반화되고 있는 환자 진료비의 카드사용에 따라 의료기관의 경영압박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반영되고 있는 업종병 가맹점 표준 수수료율에 따르면 한의원의 경우 2.5∼2.7%로 책정되어 있어 종합병원 1.5% 보다는 훨씬 높고 일반병원, 한방병원보다도 상향조정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주유소는 1.50%, 슈퍼마켓 등도 2.00%로 책정되어 있다.
같은 의료업인데도 불구하고 결재금액의 고저를 떠나 병원 종합병원 의원의 카드수수료율이 다르게 책정되어 있는 것에 대해서도 한의원 등 의료기관입장에서는 형평성을 지적하고 있다.
타의료기관보다 한의원 높아
한편 신용카드 가맹점의 수수료율은 정부나 공공기관에서 결정하지 않고, 한 업종에 대해 카드사가 요율을 결정하면 후발 카드사들이 이에 근접한 카드수수료율을 적용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한의원 등 의료기관들의 입장이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카드수수료율이 책정된다는 것도 지적되고 있다.
이와관련 의료계관계자는 “의료업종의 불합리한 카드수수료율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각 업종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된 가운데 수수료율이 투명하게 결정되어 반영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신용카드사들은 최근 1∼2년간의 실적호조에 따른 수익환원 차원에서 현금서비스 평균수수료율을 최고 8%까지 인하했으나, 상품가격인하와 함께 비용절감과 내부 구조조정 등을 집중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수수료율 결정 투명해야
그러나 현행 신용카드사들은 최근의 대출영업 제한조치나 연체율 증가, 과다한 대손충당금적립 등 지속적인 규제로 인해 많은 카드사가 영업손실로 이어져 2002년말 이후부터는 모든 카드사가 적자로 돌아서, 최근 들어서는 생존을 위한 자구책으로 현금서비스 금리를 상향조정하는 분위기로 돌아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카드사들의 이같은 상황 속에서 지난 2002년 책정된 카드수수료율이 현재의 경제상황악화가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의료기관의 여건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현재의 수수료율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경제논리나 형평성면에서도 제고되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경제여건 반영시급
이와관련 한의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환자들의 신용카드사용은 정부의 적극적인 권장정책으로 이제 일반화되고 있다”며 “시중 카드회사들은 현실여건에 맞는 의료기관의 경영여건을 정확히 파악하고 카드수수료율을 인하하는데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학계에서는 현재 의료기관들의 경영여건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병원관련 정책변화가 우선 이루어져야 하며 병·의원의 내부적인 관리변화도 있어야 할 것을 지적하고 있다. 즉 많은 병·의원들이 자체적으로 경영혁신, 의료의 질 향상 등을 이루기에는 역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협회를 중심으로 회원들의 경영개선에 도움이 되는 기능을 활성화시켜주는 역할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