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사업의 안착을 위해 전문가들은 일차의료기관에 대한 환자들의 인식과 수가, 케어코디네이터의 확충 등 전반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은 지난 20일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사업의 성과와 문제점, 재도약 전략’이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은 이전에 진행됐던 지역사회 일차의료 시범사업과 만성질환관리 수가 시업사업을 통합한 것으로 지난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다.
2490개 의원, 282명의 케어코디네이터가 참여하고 있으며(2020년 9월 기준), 21만명이 환자가 등록해 관리를 받고 있다. 그 결과 6개월 이상 등록 고혈압 환자 중 16.7%는 혈압이 개선됐고, 당뇨병 환자 중 22%는 공복혈당이 개선되는 성과도 확인됐다.
“이용친화적 시스템․수가 개선이 중요”
하지만 현장에서는 포괄적 관리 필요성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서비스 이용자(환자)는 소극적으로 참여하고 있고, 서비스 제공자(의사 및 케어코디네이터)들은 정보시스템 이용의 어려움으로 인한 업무부담, 본인부담금 10% 발생에 따른 권유에 대한 부담, 케어코디네이터 고용의 어려움 등을 호소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강재헌 성균관대 의대 교수는 ‘만성질환관리에서 환자 교육 상담의 질적 향상을 위한 전략’ 주제발표를 통해 “일차의료기관이 활용 가능한 근거 기반의 모델을 고도화 하고, ICT 기술을 활용한 생활습관 모니터링 데이터 분석․활용이 온․오프라인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기 위해서는 제공자와 환자의 니즈 파악을 통한 이용자/사용자 친화형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며 “실제 환자들은 혈압․혈당 외 생활습관기록 기능 부재로 개별 맞춤형 상담을 제공받기 어렵고 중복되는 만성질환관리 교육 자료로 인한 흥미 저하가 발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현호 대한개원내과의사회 이사는 ‘우리나라 만성질환관리의 지나온 길과 나아갈 방향’ 주제발표를 통해 “만성질환관리사업에 대한 환자부담금 면제나 감면, 환자 인센티브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조 이사는 “의사의 시범사업 참여 권유에도 환자의 참여 거부율과 중도 관리 중단 또는 탈락률은 지속 증가하고 있다”고 진단하며 “낮은 수가와 까다로운 교육 상담료 등으로 인해 동네의원의 많은 노력에 대한 합리적인 보상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 이사는 대한의사협회가 일차의료 만성질환 시범사업 참여 의사 237명을 대상으로 한 개선이 가장 필요한 것 3가지를 꼽는 설문에서 응답자 22.4%(180명)는 ‘전체 환자부담금 감면(5%) 또는 면제’를 꼽았으며, 12%(96명)는 ‘어르신(65세 이상) 본인 부담금 면제’, 7.9%(63명)는 ‘환자 인센티브제 도입’ 등을 꼽았다고 제시했다.
“일차의료기관 신뢰 회복이 선결돼야”
이어 열린 종합토론에서 패널들은 만성질환관리사업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일차의료에 대한 의료소비자들의 인식 변화가 전제돼야 한다고 밝혔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만성질환관리제 시범사업의 안착을 위해 무엇보다 일차의료에 대한 의료소비자 신뢰 회복이 중요하다”며 “대형병원 의존도가 높다는 건 여론조사로도 나타나는 만큼 일차의료 전문 인력 교육 강화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 이유로 일차의료기관에서 정밀진단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이 꼽히는데 공공병원을 활용한 진단 검사 등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조동찬 SBS 의학전문기자도 “동네병원을 가는 게 더 낫다고 설득이 돼야 한다. 대학병원과 달리 개원가는 다 전문의 중심임에도 대학병원보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며 “공공병원까지는 아니더라도 각 개원의 과별로 서로 연계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유태욱 대한의사협회 부회장도 “환자들이 건강한 삶을 유지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의료제공자들의 고민이 있어야 한다”면서 “다만 만성질환에 대한 고혈압, 당뇨는 의사 혼자만의 역량과 시간, 노력만 가지고 되는 게 아닌 만큼 케어코디네이터와의 협력은 필수”라고 밝혔다.
한편 이스란 보건복지부 건강정책국장은 사업개선방향에 대해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의 구조를 개선해 나가겠다”며 “수가의 경우 현재 평가기준이 없는 상태에서 하기 어려운데다 환자본인부담 보험체계를 없앨 순 없지만 개선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만성질환관리사업 주체 확대해야”
한의계는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시법사업에 있어 만성병 관리에 맞는 다학제적 협력의 한 파트너로서 한의사가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사업을 비롯한 장애인주치의제, 치매국가책임제 등 지역사회의 일차의료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독점적 공급자인 의료계에만 기회를 주는 게 아닌 한의사, 치과의사, 전문간호사 등 다양한 직군이 참여해 구매선을 다양화해야 일차의료에 대한 신뢰를 구축하고 활성화시킬 수 있다는 것.
실제 임병묵 부산대 한의전문대학원 교수에 따르면 중국은 고혈압 및 당뇨병의 예방, 진료, 건강관리 등의 측면에서 중의약을 적극 활용하고 있고, 그 효과도 보고 있다.
중국은 의료위생기구의 의사 혹은 중의사가 대표해 만성질환 환자와 계약을 체결하고, 공중 보건 서비스와 일반의료 및 생활관리 서비스를 통합해 전문의 및 기타 의료 인력과 공동으로 종합적이고 지속적인 건강관리 및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급진료를 실시하고 있다.
또한 서비스팀의 인력으로는 중의사를 포함한 2급 이상의 종합병원 전문의와 일차의료기관의 일반의, 간호사를 필수적으로 포함하도록 하고 있다.
아울러 중국 국가위생위원회와 국가중의관리국의 국가관리지침에서도 고혈압과 당뇨병의 등급진료에서의 중의 치료 방안을 별도로 고지하고 있으며, ‘중의약발전 제13차 5개년 계획’에서 중의약 의료서비스의 대대적 발전과 중의약 의료서비스 품질 개선에서 만성질환의 효율적인 관리를 위한 중의약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대해 대한한의사협회 관계자는 “사업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의료공급자의 폭넓은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며 “한의계는 만성질환관리에 상당한 경험을 축적하고 있고, 효율적인 의료시스템이 잘 구축돼 있는 만틈 한의계를 비롯한 각 의료 직군의 만성질환관리사업 참여 확대가 필수”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