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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1월 01일 (목)

신미숙 여의도책방-18

신미숙 여의도책방-18

세상의 변방에서 한의학을 외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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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숙

국회사무처 부속한의원 원장

(前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교수)


 

“살면서 한의원 처음 와봐요!!” 

한의원을 처음 와본다는 50대 후반의 한 의원님의 방문. 선거 포스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지런한 치열을 고스란히 드러낸 환한 미소. 나는 이 미소를 ‘정치인의 미소’라고 부른다. 21년째 한의사로 밥 벌어먹고 있는 나에게 이런 멘트를 날리시며 지금 저리도 티없이 밝게 웃음지으실 타이밍인가?! 유명한 분은 아니었기에 얼른 인물 검색을 해보았더니 역시나 지역구 의원은 아니었다. 지역 관리를 해야 하는 분이라면 지역 내 모든 주민들의 생사고락을 밤이고 낮이고 함께 하겠다고 온갖 공약을 남발하는 민생탐방 초집중 기간(!!)이 있기에 지천에 널린 한의원을 한 번도 방문하지 않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어색한 정적이 길어질 뻔 했으나 의원님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으면서도 어깨뽕 확실히 올려드릴 수 있는 멘트로 무장되어 있는 나인 지라 “의원님, 의원님, 대단하세요. 이 연세까지 침 한 번 안 맞아보셨다는 건 건강관리 엄청 잘 하셨다는 거잖아요. 발목 한 번 삐끗하지 않으셨다는 건 정말 관리의 끝판왕….”을 연발했다. 

‘연세’라는 단어가 마음에 안드셨는지 나의 아부에 아랑곳하지 않으시고 “어제 골프장에서…허리를 처음…약을 먹었지만…통증이 여전…보좌관이 가보라고 해서…” 당신의 통증 발생 경위를 담담하게 말씀하셨다. 아무튼 살면서 한의원을 처음 와보신, 나이스샷 후유증으로 추정되는 급성 요통 의원님께 한의원에 대한 불안감을 덜어드리고자 “이거슨 침이며, 저거슨 뜸입니다”라고 치료 도구까지 자세히 설명드린 후 치료를 해드렸더니 요통벨트를 하고 힘겹게 걸으셨던 입장시의 모습과는 달리 다행히 허리를 펴고 무사히 퇴청하셨다. 돌팔이 소리는 겨우 면한 셈이다. 정형외과에서 받으신 며칠분의 약, 효과 없다고 버리지 마시고 그래도 하루이틀 이어서 드시라는 부탁도 잊지 않았다. 


한의학의 대중화…한의사들만의 염원일까?

적지 않은 초진 환자 상당수로부터 ‘살면서 한의원 처음 와본다’ 혹은 ‘살면서 침 치료 처음이다’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한의학의 대중화’는 한의사협회 홈페이지 한 귀퉁이에서 하염없이 반짝거리고 있을 것만 같은 배너광고처럼 영원히 불가능한 미션이자 3만명에 육박하는 이 땅의 한의사들만의 가슴 속 염원일 수도 있겠구나…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기야 개, 고양이에게 관심이 1도 없는 나로서는 그 흔한 동물병원 한 번 문 열고 들어간 적 없으며, 등이 깊게 파인 보라색 드레스를 입은 채 벌였던 타투입법 퍼포먼스로 또 한 번 유명세를 누린 92년생 의원님의 토픽인 타투샵 역시 단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다. 그저 서로 다른 전문 영역의 업장끼리의 호-불호, 필요-불필요의 선택사항일 뿐, ‘살면서 한의원 처음 와보았다’는 멘트에 이토록 예민하게 호들갑 떨고 있는 나는 한의학에 자격지심이 있거나 그게 아니라면 한의학에 대한 자부심이 지나친 것일지도 모르겠다. 최근 유행 중인 유투브 채널 피식대학의 카페사장 최준의 대사를 빌려 말하자면 딱 이거다. “철이 없었죠. 90년대에 한의대를 갔다는 게… 그 덕에 화성으로 여행을 가고 하이퍼루프로 서울부산을 30분만에 주파할 지도 모르는 이 시대에 한의사를 하고 있네요. 헐이죠, 헐!!”


한의사·한의학, 어떤 모습으로 비춰질까?

살면서 한의원 처음 와 본다는 의원님의 대사가 오후 내내 귓가를 떠나지 않더니 갑자기 잊고 있었던 부산대 시절의 한 장면이 번쩍 떠올랐다. 

의과–한의과 협진 관련해서 의전–한의전 교수들끼리 모여 정책과제 신청을 위해 가끔 회의가 열리곤 했었다. 대부분 허드렛일은 한의전 교수들이 하고 의전 교수들은 내 너희들에게 나의 이름을 그대들의 보고서에 올리는 것을 감히 허하노라…하는 기울어진 운동장 방식의 노동량 분배가 대부분이었다. 굴욕적이었지만 의전–한의전 교수들이 협진을 위해 아름다운 협력을 하고 있는 모습을 대내외에 보여주어야 했기에 협진에 비협조적인 의전 교수들은 늘 갑이었고 협진에 목말라있던 한의전 교수들은 자주 을이 되었다. 이 역시 한의전 초창기, 내가 퇴사하기 전의 일부 연구에서 벌어진 일이며 지극히 개인적인 나만의 소회임을 밝혀두고 싶다. 연구를 주도하는 핵심적인 위치에서 의전 교수들과 동등한 관계를 유지하며 여러 과제들을 활발하게 수행 중인 한의전 교수님들이 절대적으로 많으실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그저 멀리서라도 그분들을 응원하는 것이 그곳을 떠나온 자의 소임일 것이다.  

“태어나서 한의사 처음 보는데 우리처럼 사람같이 생겼네예….”

촌스러운 부산 사투리였다. 분명하게 들렸다. 순간, 내 귀를 의심했다. 부산대 의전 교수라는 사람이 한의전 교수들 서너명을 처음 만나는 공식적인 소규모 모임에서 내뱉은 말이었다. 나는 하마터면 “한의사들 중에도 장애로 다리를 저는 분들이 꽤 많으세요. 그런데 교수님처럼 다리를 심하게 저는 장애인 의사는 처음 보네요. 의사까지 되시느라 정말 고생 많으셨어요. 정말 존경스럽습니다”라고 응수할 뻔 했다. 그는 소아마비가 원인이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다리길이 부전으로 좌우 골반축이 상당히 기울어진 병적 보행을 하는 재활의학과 전문의로 나중에는 부산대 재활병원 병원장까지 하셨다. 

의사 나고 사람 났지, 사람 나고 의사 안 났다는 듯한 저 근자감은 언제, 어디에서 형성된 것일까? 어렸을 때 김일성 부자를 돼지로, 북한군을 쥐새끼로 묘사했었던 반공만화가 있었다. 한의사들은 돼지나 쥐새끼처럼 생겼을 것으로 상상이나 해왔던 것처럼 사람들을 앞에 두고 사람처럼 생겼다는 표현을 아이스브레이킹용 농담으로 입 밖으로 꺼내놓으시던 퍽도 고매한 성품의 의사양반아!!! 괴롭지만 그의 얼굴을 다시 떠올려보니 영낙없는 꼰대 대마왕상이다. 일반 사람들 위에 군림하는 특수 계층이니 ‘나는 왕이로소이다’ 무드에 취해 아직도 잘 살고계시겠지. 솔직히 그의 안부가 궁금하지도 않다. 나이를 먹는다고 훌륭한 어른이 되는 것이 아니다. 많이 배운다고 인격자가 되는 것도 아니다. 이상한 젊은이가 세월을 입으면 그냥 노인이 된다. 가까이 하기 싫은 꼰대 냄새 폴폴 풍기는 역겨운 노인 말이다.


85년생 제1야당 당대표 선출…2030세대가 사회 주도

지난 6월11일, 85년생이 제1야당 당대표가 되어버린 사건 아닌 사건이 발생했다. 그의 존재, 특히 젊은 나이가 모든 이슈의 중심이었다. 젊은 꼰대라는 비판도 있지만 일명 준스톤이라 불리우는 이 대표는 당선 전부터 바람몰이를 제대로 했다. 언론과의 허니문 기간임을 감안하더라도 이 벼락인기의 유효기간은 상당히 연장될 조짐이다. 10여년 전 정치권에 불어닥쳤던 새정치의 아이콘, 안철수현상과 거의 비슷하거나 그 이상이다. 현 국회의원들 상당수가 60년대 태어나 80년대 학번으로 대학을 다닌 이른바 운동권 세대인 386 세대다. 그들의 나이는 대개 5060이다. 20년 가까이 정치의 중심세력이었던 그들 앞에 나타난 30대 야당 당대표는 모든 세력의 중심축이 2030으로 옮겨져야 한다는 세대 전환의 당위를 부여받은 듯하다. 실제로 힙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인재들이 80년대생들이 많은 데다 ‘90년생이 온다’의 주인공들인 MZ세대의 특성들은 많은 산업 마케팅의 트렌드를 이끌어가고 있다.

준스톤 현상의 나비효과 중 하나일지 모르겠지만 70년대 태어나 90년대 학번으로 대학을 다닌 이른바 X-세대, IMF세대라 불리운 나같은 40대들은 갑자기 패싱당한 느낌이다. “너희들은 늙어봤냐? 우리는 젊어봤다.” 젊은 날의 추억에서는 아직도 모락모락 김이 올라오고 있는데 젊지도 않고 아직 늙지도 않은, 애매하게 끼어있는 찐 중년, 40대들은 2030에 비해 정치사회적으로도 큰 방점 하나 남기지 못하고 그냥 이렇게 중고가 되어가나 싶어서 갑자기 서글퍼진다. 그래서 서점 곳곳에는 나같은 ‘중년’을 대접하느라 그렇게도 많은 중년만을 위한 서적코너(『그렇게 중년이 된다』, 『중년 예찬』, 『중년의 배신』, 『중년은 아프다』, 『중년 파산』 등등)가 특별히 마련되어 있었나보다. WHO와 UN이 아무리 18∼65세까지 청년이고 중년은 66세부터라고 연령 구분의 세부 지침을 새로 발표를 해도 전혀 위로가 되지 않는다.


『나는 지금 화창한 중년입니다』(사카이 준코, 2018년, 도서출판 살림)

갑자기 노크 소리가 들려 문을 열자 그곳에는 앞치마를 두른 수상한 미녀가 서 있었다. 아, 그러고 보니 조금 전 여관 안주인이 ‘침술이나 마사지는 어떠세요?’라고 물어서 ‘하겠다!’고 답했었지. 행사 책자에도 ‘슈퍼침술사’가 참가했다고 쓰여 있었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침술사라니… 슈퍼라기보다는 ‘절세미인 침술사!’ 곧바로 침술사에게 몸을 맡겼다. 평소 마사지를 받아본 적은 있지만 침술은 약간 무서워서 받아보지 않았다. 친절한 분위기에 몸을 맡기는 동안 어느새 몸 이곳저곳에 바늘이 꽂힌다. 그리고 인생 최초로 뜸에도 도전!

뜸이라고 하니 어렸을 때 할머니가 자주 했었다는 사실이 떠오른다. 할머니는 몹시 아픈 듯한 표정으로 뜨거움을 견뎠고, 불에 덴 흔적 같은 것이 할머니 몸에 남아 있어서 ‘뜸만은 절대로 하지 말아야지’하고 생각했는데… 그러나 절세미인 침술사는 ‘생강뜸’이라는 걸 준비해줬다. 얇게 썬 생강 위에 뜸을 올리고 불을 붙이기 때문에 그리 센 뜸은 아니다. 얼마나 뜨거울까 긴장했지만 견딜 수 없어지기 전에 뜸을 치워주셔서 전혀 아프지 않았다. 뜸도 발전한 것이다. 

배 위에 올린 뜸에서는 연기가 폴폴 솟아오르고 머리에는 바늘이 꽂힌다. 목욕을 마치고 돌아온 지인은 ‘뭐, 뭐야!’하며 내 모습에 깜짝 놀라지만 정작 나는 아주 편안하다. 너도나도 해달라며 지인들이 침술 순서를 기다리는 동안 완전히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침술사는 ‘미인침’이라는 기술도 갖고 있다고 하니 다음에는 그 쪽에 도전해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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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12일, 방랑식객으로 불리우던 임지호 쉐프가 돌연 심장마비로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접했다. 아버지가 한의사셨고 양어머니의 사랑으로 안락하게 성장하면서도 가슴 한 켠에는 늘 친모에 대한 궁금함과 그리움이 컸다고 한다. 그 허전함을 달랠 길 없어 어느날 집을 떠나 거리를 떠돌다 배고픔을 달랠 요량으로 전국 방방곡곡의 다양한 식당의 주방을 전전하며 자연스럽게 요리를 접하게 되었다는 그의 드라마틱한 인생은 영화 『밥정』으로 제작되기도 했다. 수많은 요리, 여행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시며 한약재인지 식재료인지 구별이 애매모호한 재료들을 즉석에서 버무려서 한 폭의 수묵화같은 자연밥상을 뚝딱뚝딱 만들어 내시는 모습에 감탄하지 않은 사람들이 없었을 것이다. 

음식을 앞에 두고 하시는 임 선생님의 자연스러운 설명과 묘사가 좋았다. 그 대사들은 절대로 방송작가가 써줄 수 없는 내용들이었다. 긴 시간, 많은 길을 걸으며 스스로와 끊임없이 대화를 나누고 여러 번의 깊은 성찰을 거친 후에야 얻어질 수 있는 단단하지만 동글동글한 조약돌같은 말들이었다. 그의 요리를 접한 대부분의 출연자들은 “약이 따로 없네요”, “이게 보약이네요”, “보약이 필요 없네요”, “몸과 마음이 치유되는 기분이네요”를 외치며 그의 손맛과 미적 감각을 찬탄했다. 요리를 통한 치유의 힘을 믿는 그만의 독특한 철학은 그 스스로를 다른 그 누구와도 비교될 수 없는 완벽하게 독보적인 존재로 만들었다.   


한의학도 2030세대의 시각서 정책방향 고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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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선생님도 이른바 ‘한식의 세계화’와 관련된 많은 국내외 행사에 초청되어 한국 대표로 많은 활동들을 하신 바 있다. 개별 쉐프들의 해외 진출보다 최근 발견할 수 있는 ‘한식의 세계화’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라면, 만두, 김치, 떡볶이와 전통 장류 이른바 K-푸드의 수출물량이 보여주고 있다. 

‘한의학의 세계화’의 현주소는 어떨까? 별다른 가시적인 성과는 없었다고 봐야 한다. 몇 년에 한두번 다뤄지는 한의학 다큐들은 학부시절 보았던 것들과 수십년째 내용은 대동소이하다. 해외에서 한의원을 찾아보면 거의 모든 간판은 ‘Chinese Medicine’이며 치료과목에는 acupuncture, massage, herbs 세 단어가 3단 콤보로 기재되어 있을 것이다. 일본의 료칸이나 호텔에서는 룸 마사지 서비스에 침 치료가 포함되어 있는 곳들이 종종 있다고 들었다. 침구사가 의료인이 아니므로 의료기관이 아닌 곳에서도 『나는 지금 화창한 중년입니다』에서처럼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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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메디슨의 카테고리 안에서 한의학은 여전히 변방이고 부록이며 사이드메뉴이다. 한의사들 스스로가 바라보는 한의학, 환자들이 기대하는 한의학, 국내에서 평가되는 한의학, 국외에서 발견되는 한의학, 국회에서 다뤄지는 한의학이 각각 다른 그림일 수도 있겠다는 비판적인 생각도 들었다. 이 다양한 그림들 속에서나마 공통점을 찾아가고 가능성 있는 영역에는 영역표시도 해 가며 마지막까지 남겨야 할 의미를 붙들고 만들어가야 할 것 같다. 여태까지 해왔던 것과 전혀 다른 방식도 시도할만한 가치가 있다면 2030세대들의 과감한 방식으로 일단 밀어붙여보는 거다. 화창할 것으로 기대했었던 6월은 30도에 육박하는 여름날씨와 짧은 장마의 지속적인 반복이었다. 2021년의 전반전이 끝나가고 있다. 어그러진 새해 결심은 되도록 빨리 잊어버리려고 한다. 그래야 후반전은 좀 가볍게 뛰어볼 수 있을 것 같다. 칙칙함은 가라!! 아직 중년이니까!! 아직 가능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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