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宋壽愛 先生(1920〜?)은 황해도 출신으로 그곳에서 한의학에 대한 연구를 계속했고, 월남한 후에는 동대문구 제기동에서 소생한의원을 개원해 한의사로 활동했다. 송 원장은 초창기 활동한 여류한의사이며 원불교 신자로서 ‘모가 나지 않은 성품과 이해가 깊고 굽힐 줄 모르는 신념을 가지고 있는 여성의료인’(『한국의료총람』 1973)으로 평가받았다.
1973년 한의사단체인 화요한의학회에서 『화요한방』 제2호를 간행할 때 송수애 선생은 「角膜實質炎에 대한 한방원리의 고찰」이라는 논문에서 角膜實質炎을 치료해서 성공했던 경험을 소개하고 있다. 그녀는 角膜實質炎을 한의학에서 大眥赤眼이라고 본다고 하면서, 다음과 같이 이 병을 설명한다.
“이 병은 균이 角膜의 實質을 침범하는 것으로서 그 조직 사이에 임파세포의 미만성침윤을 초래하며 각막주위충혈과 각막표면에 광택이 없고 우유빛 같은 뿌연 빛을 발하면서 여러 가지 증상을 나타낸다. 여기에 중요한 것이 두 종류가 있는데, 하나는 有血管性과 無血管性인데 有血管性은 羞明, 流淚, 發赤 때에 따라서 疼痛, 炎症이 강하며 紅彩充血, 紅彩炎, 紅彩毛樣體炎, 脈絡膜炎 등 합병증을 나타낸다.”
아울러 제기동에 사는 7세 여아의 角膜實質炎을 치료했던 醫案을 소개하고 있다. 이 환자는 20일간 각종 치료법을 다 섭렵했지만 아무런 효과를 보지 못하고 赤眼과 疼痛으로 밤을 세우고 운다는 것이었다. 안과에서 각막실질염이라고 진단받고 치료를 받았으나 효과가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송수애 선생의 한의원에 찾아와서 치료를 청하였다. 송수애 선생은 『回春錄』에 언급된 문장이 생각났다. 赤腫疼痛, 畏明, 羞光하면서 눈물이 澁해서 눈을 뜰 수 없고 瞖膜이 끼는 것은 肝積熱이라고 한 것이 그것이었다. 그리하여 四物龍膽湯, 瀉靑丸 加草決明, 石決明, 木賊, 靑箱子하여 5첩을 투여해 완쾌되었다. 이것은 매우 놀라운 치료결과였다.
송수애 원장은 이 처방에 대해 다음과 같이 方解하였다.
〇川芎, 當歸, 赤芍藥, 生地黃: 모두 凉血, 調血, 淸血의 역할을 한다. 〇羌活: 溫祛風濕身疼頭疼. 〇防風: 溫骨節痺諸風口噤頭暈. 〇草龍膽: 眼赤疼, 肝熱乘除. 〇防己: 氣寒癱腹風濕除. 〇梔子: 小便吐衄을 除하며 煩胃火除. 〇大黃: 破血瘀快亭腸積聚除. 〇石決明: 凉劑最能明目殺消瞖. 〇草決明: 肝熱目疼收淚止卓血. 〇木賊: 益肝退瞖止經消積良. 〇靑箱子: 肝熱赤障靑盲俱可. 〇荊芥: 淸頭目表祛風急除.
송수애 선생은 본 치료 경험을 다음과 같이 평가하고 있다.
“한의학의 내적 생명력을 배양해 생리를 균형케 하여 질병에 대한 저항력을 강화하여 치료하는 것이다. 여기에 한의학의 움직일 수 없는 진리가 있음을 재삼 강조하면서 치료의 우열을 논하기보다 얼마만큼 국민보건에 이바지할 수 있겠느냐가 중요한 것이라고 본다.”
논문의 서두에서 화요한의학연구회에서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개인적 발전에 큰 도움이 되었음을 깊이 감사한다는 인사말씀을 올리고 있다. 위의 논문은 한의학에 대한 무한한 자부심이 크게 배어나는 글로서 이러한 치료경험은 평생동안 잊지 못할 기억으로 후대에 남기고자 논문화시켜 전한 것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