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영승 교수
(전 우석대한의대)
#편저자 주 : 한약물이용 치료법이 한의의료에서 차지하는 중요한 위치에도 불구하고, 최근 상황은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음은 안타까운 현실이다. 모든 문제 해답의 근본은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점에서, 전통처방의 진정한 의미를 이 시대의 관점에서 재해석하여 응용율을 높이는 것이 절대적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筋骨骼系질환중 肩胛痛(어깨질환)의 약물치료 관련처방을 본초학적 입장에서 분석하여 설명하고자 한다. 향후 대상질환을 점차 확대할 것이며, 효율높은 한약재 선택을 위하여 해당처방에서의 논란대상 한약재 1종의 관능감별point를 중점적으로 제시하고자 한다.
한의학에서 보이지 않는 인체에너지의 흐름을 뜻하는 ‘氣’와 보이는 물질로서 인체 영양물질을 뜻하는 ‘血’은 상호 의존적인 개념(氣生化血 血滋養氣)으로 생리병리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氣의 경우 유전적 기질에 바탕을 둔 ‘先天之氣’와 섭생의 결과물로서 인간의 노력과 조정이 가능한 부분인 ‘後天之氣’로 구분된다. 출생 후 인체의 생명 유지는 많은 부분이 後天之氣의 정상 여부와 관계가 있는데, 영양 섭취와 관련되는 水穀之氣와 호흡을 포함한 외부접촉과 관련되는 呼吸之氣는 後天之氣의 기본물질을 총칭하는 개념이다.
한편 氣는 건강의 평형을 유지하는 정상의 개념과 질병상태로의 변화인 비정상의 개념(예: 邪氣 濕氣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後天之氣 중 특히 水穀之氣가 精微로운 붉은색의 액체로 변화된 것인 血은, 氣의 박동에 의해 전신의 장부조직에 공급되어(氣行則血行) 정상적인 기능활동을 유지시켜 주고 있다. 즉 氣가 정체하면 血이 정체하고, 血이 정체하면 氣 역시 정체하여 血瘀 및 疼痛이 발생하는데, 肩胛痛에서 많은 부분이 氣血凝滯와 관련을 가지고 있다. ‘동의보감’에서는 肩胛痛의 風痛의 경우 烏藥順氣散을 소개하고 있으며, 나아가 ‘晴崗醫鑑’(우리나라 최초의 한의과대학인 同濟醫學校의 金永勳 선생 처방을 그의 문인인 李鍾馨 선생이 유고를 모아 편찬한 서적)에서는 氣血凝滯로 인한 肩胛痛에 여기에 蒼朮과 桂枝를 추가하여 疏經順氣散이라 명명하였고 이의 가감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위의 구성 한약재 중 첨가약물인 生薑을 제외한 12종의 본초학적인 특징을 肩胛部의 風痛 및 氣血凝滯痛을 기준으로 분석하면 다음과 같다.
1)氣를 기준으로 분석하면 溫性7(熱性1) 平性3 凉性1로서, 溫性처방으로 정리된다. 風痛은 동양의학대사전에서 ‘風邪로 인해 발생하는 疼痛을 가리키며 통증 부위가 일정하지 않고 이곳저곳으로 이동하는 것이 특징이다’라고 하였다. 風痛의 경우 이동성을 주특징으로 한다는 점에서 通經絡, 散寒, 行血止汗 작용을 나타내는 溫熱性 약물이 필요하다. 氣血凝滯痛의 경우에도 順氣와 活血로써 通經絡해야 하므로 溫熱性 약물이 적합할 것이다.
2)味를 기준으로 분석하면(중복 포함) 辛味11 苦味3(微苦1) 甘味3으로서, 辛味를 주로 하며 苦味로써 보좌하고 있다. 즉 辛味의 發散行氣活血작용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여기에 苦味의 燥濕消腫작용을 이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辛味는 기본적으로 체내에 들어가서 助熱, 發散, 利竅, 開腠理한다는 점에서, 風痛 및 氣血凝滯痛의 치료에 더욱 부합한다고 말할 수 있겠다.
3)歸經을 기준으로 분석하면(중복 및 臟腑表裏 포함), 脾6(胃4) 肺7(大腸2) 肝3(膽1) 心3(心包1) 腎1(膀胱3)로서 주로 脾肺經에 歸經한다. 脾는 濕을 싫어하므로(脾惡濕) ‘각종 濕으로 인한 腫滿은 모두 脾에 속한다’(素問 至眞要大論)는 내용과 脾統血의 의미로써, 濕으로 인한 소화장애 및 浮腫 등에 적용된다고 볼 수 있다. 한편 肺의 경우 肺主氣로서 전신순환장애의 風痛과 氣滯痛 및 이후 발생할 노폐물로서의 血滯 및 濕痰 부분에 해당된다고 설명된다.
4)효능을 기준으로 분석하면(중복 포함) 利脾氣藥6(順脾氣藥4 助脾氣藥2) 發散風寒藥3 活血祛瘀藥1 平肝熄風藥1 淸化熱痰藥1 順肺氣藥1이다. 즉 濕에 관련된 부분으로 脾惡濕에 부응하여 利脾氣藥을 주로 하였고, 氣滯 및 血滯에 대하여 活血行氣를 목적으로 發散風寒藥과 活血祛瘀藥을 배치하고 있다. 한편 통증에 관련하여 平肝熄風藥을, 노폐물 축적과 관련하여 淸化熱痰藥을 배치하고 있다. 한편 君藥인 烏藥의 경우 주된 효능 중의 하나인 順肺氣藥에 속하는 바, 이는 肺主氣로 이어지는 風痛 및 氣滯痛의 경우에 적합하다고 볼 수 있다.
5)한편 첨가 약물인 生薑의 경우, 辛微溫한 성질이 가지고 있는 發散行氣의 작용은 전체 약물 흡수와 순환 및 소화증진을 보조한다고 설명할 수 있다.
2. 肩胛痛에 사용된 疏經順氣散의 약물가감에 대한 의견
1)(동의보감-風痛-臂痛): 烏藥順氣散에 羌活 防風 薄桂 蒼朮 紫蘇의 추가
먼저 疏經順氣散의 본방에 속하는 烏藥順氣散에 대하여, 동의보감의 처방요약본에 해당하는 방약합편에서는 ‘治一切風疾 先服此 疏通氣道 進以風藥 又治癱瘓 歷節風’의 처방으로 風(調氣·通治), 瘧疾(少陽), 腰(風痛), 皮(癮疹), 足(通治), 小兒(痓痙·五硬)의 6개 부문 8개 病證에서 소개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風으로 인한 질환에 烏藥順氣散의 사용목적은 ‘疏通氣道 進以風藥’하고자 함이라고 하였는데, 여기에 羌活 防風 薄桂 蒼朮 紫蘇를 추가하여 관절통 手足疼痛 肩臂痛으로 응용범위를 확대시킨 것으로 설명된다.
①薄桂와 桂枝의 구분: 薄桂는 연수가 오래되지 않은 桂皮의 껍질로서, 桂皮의 溫裏효능과 桂枝의 發散風寒 효능을 일부 겸하고 있다. 따라서 肩臂痛에서 보다 상대적인 초기 表症의 경우에는 桂枝를, 상대적인 후기 裏症의 경우에는 薄桂를 사용해야 할 것이다.
②羌活 防風 紫蘇의 추가: 모두 發散風寒藥에 속한다는 점에서 活血行氣에 목적을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더욱이 羌活의 경우 白殭蠶과 더불어 熄風작용을 통한 鎭痛 효능을 부수적으로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2)濕鬱에는 羌活 獨活의 추가: 發散風寒藥에 속하며 發汗을 통한 祛濕의 역할로 주로 上半身痛에 祛風止痛하는 羌活과, 祛風濕止痺痛藥에 속하며 주로 下半身痛에 解表止痛하는 獨活을 추가한 것이다. 이 역시 白殭蠶의 鎭痛효능에 대한 보강을 의미하는 것이며, 상대적으로 羌活의 사용용량이 獨活보다 많아야 할 것이다.
3)氣鬱에는 香附子 蘇葉의 추가 혹은 香蘇散과의 합방: 정신적인 자극을 겸하고 있을 때는 氣病의 總司약물인 香附子를 추가하였고, 發散風寒의 효능을 추가할 목적으로 완만한 解表力의 蘇葉이 추가된 것이다. 이는 香蘇散(방약합편 中統17-香附子 蘇葉 蒼朮 陳皮 甘草)과 正氣天香湯(방약합편 中統84-香附子 烏藥 陳皮 蘇葉 乾薑 甘草)의 의미를 갖고 있다. 특히 香蘇散의 活套에서 手足麻痹가 濕으로 인한 경우에는 麻黃 桂枝 羌活 白芷 木瓜등을 추가하라는 내용은, 자연스럽게 疏經順氣散의 처방구성에 근접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4)痰飮이 있는 경우 半夏 南星 赤茯苓의 추가: 風性 및 氣血凝滯의 상태를 痰飮까지 확대한 경우로서, 이는 노폐물이 소화기 및 근골격계에 비정상적으로 축적된 2차 증상의 痰飮에 대비한 것이다. 실제적으로 비정상적인 津液인 痰은 風寒濕3痺의 주증상인 이동성(行痹)·한냉성(痛痹)·부종성(着痺)을 나타내게 되므로, 방약합편에서도 痰盛하면 導痰湯을 합방하라 하였던 것이다. 이런 면에서 化痰藥인 半夏 南星을 추가하는 것은 風痛 및 氣血凝滯痛의 痰性肩胛痛으로의 진행에 대한 대처이며, 여기에는 導痰湯과 導痰順氣散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5)瘀血(晝輕夜重)에는 當歸 赤芍藥 桃仁 紅花 白芥子의 추가: 風痛과 氣滯痛에 맞게 조성된 疏經順氣散에서, 活血祛瘀의 효능을 나타내고 있는 川芎의 血滯 사용에 대한 보완의 의미이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肩臂痛이 瘀血性으로 발생한 경우와 질병이 악화되어 氣滯단계를 지나 血滯에 진입되어 瘀滯卽痛의 심한 疼痛에 대하여는 活血行氣 혹은 止痛약물의 배합이 필요한 것이다. 이런 면에서 위의 배합은 보다 적극적인 瘀血대응 목적의 추가라고 볼 수 있다. 한편 여기에서 當歸는 活血祛瘀의 목적이므로 土當歸Angelica gigas를 사용해야 할 것이며, 溫化寒痰藥에 속하는 白芥子는 痰이 응체되어 肩胛部∼옆구리까지 부위가 확대된 肢體疼痛 등에 응용될 수 있을 것이다.
6)氣虛皮薄한 경우에는 麻黃을 제거: 강력한 발한력과 만만치 않는 부작용을 나타내는 麻黃의 虛症에 대한 사용을 경계하고 있다. 참고로 麻黃의 발한력은 蘇葉과 蔥白의 배합으로 비슷하게 가능하다는 문헌기록에 근거하여, 체력이 약한 肩臂痛의 경우 이러한 배합을 대신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생각된다.
3. 정리
肩胛痛의 氣血凝滯痛에 소개된 疏經順氣散은 烏藥順氣散에 蒼朮과 桂枝를 추가한 처방으로서, 이를 본초학적으로 정리하면 肩胛部의 근육긴장에 대하여 順氣 發汗 疎經을 위한 처방을 통하여 해소시킬 수 있으므로 五十肩(凍結肩) 등에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肩臂關節不遂 肩背痺痛하여 움직이면 괜찮고 쉬면 마비감이 생기는 肩臂痛(風痛) 및 濕多한 경우(비만체질로서 어깨부위 압력증대 및 소화불량 등)에 적합하다고 생각된다. 구체적으로는 이동성인 동통을 주증상으로 하는 風痛과 아직 血滯까지는 이르지 못한 氣滯肩胛痛에 유효한 實證처방으로 정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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