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 한방건보 요양급여비용 중 약제비 점유율
복합제제 급여화, 약효 상승·복용 편리 등 ‘일석이조’
그렇다면 한방보험약제는 무엇이 문제일까?
현재 보험급여가 되는 제형은 단미엑스산제 68종과 단미혼합엑스산제 56처방이다. 그런데 단미엑스산제는 지나친 부형제 사용과 이로 인한 복용량 과다로 복용이 불편할 뿐 아니라 약의 역가 감소로 약효에 대한 신뢰성이 떨어져 있는 상태다.
실제 한의사를 대상으로 단미혼합엑스산제 사용의 문제점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과도한 부형제 함량으로 약효에 대한 신뢰 저하가 86.8%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투약할 대상이 되는 상별질환의 부재 63.7%, 낮은 수가로 수익이 적다 54.6%, 투약시 정액제금액 범위 초과로 환자부담 증가 49.5% 순(복수응답)으로 조사된바 있다.
현행 부형제 허가기준은 원료한약 1g으로 추출한 수침건조 엑스한약량이 150mg 이상이면 500mg, 150~50mg이면 250mg, 50mg 이하면 100mg의 단미엑스산제를 만들도록 하고 있다. 이 기준에 따라 만들어진 단미혼합엑스산제 중 한의사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오적산의 경우 1일 용량 43.40g 중 부형제 용량이 25.72g이고, 수침건조 엑스한약은 약 17.68g으로 엑스산제 중 순수 엑스한약의 비율은 40.74%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제약회사는 1987년 한약제제가 보험급여화된 이후 20여년간 단 한차례도 약가 인상이 없었고 1일 용량과 고시를 맞추다 보니 과도하게 부형제를 사용하게 되고 생산원가에도
미치지 못해 품질 개선 여력을 상실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한방건강보험 요양급여비용 중 약제비 점유율은 1994년 총 요양급여비용 618여억원 중 약 172억원으로 27.79%를 차지했던 점유율이 2004년 약 3.2%까지 급격히 감소한데 이어 급기야 2006년에는 1.94%까지 떨어졌다.
국내 현실은 이러한 반면 외국의 한방제제에 현황은 어떨까?
중국의 경우 위생국 약전관리국에서 1984년 12월부터 1990년 2월까지 6년간 9,000여종의 중국 전통의학처방 중 처방의 과학성과 방제의 합리성, 임상효과 등을 고려해 1,500여종의 한약제제기준집을 제정했으며 중성약과 한약재를 포함해 갑종(100% 비용 국가 지불) 135종과 을종(85% 비용 국가 지불) 440종이 급여화돼 있다.
한방 의료가 독립적으로 존재하지 않은 일본의 경우만 해도 국민건강보험에서 한약제제로 급여하는 품목에는 단미제 200종류를 비롯해 과립제, 산제, 캡슐 등 5가지 제형 148종류의 한약제제가 있다. 대만도 단미제 125종과 복방 180종이 있고 모두 제약회사에서 제조된 산제, 과립제 및 정제다.
이에 한의협 제38대 집행부는 출범한 직후 관련 정부 부처를 찾아 복합제제 보험급여화와 혼합엑스산제 관련 고시 개정을 건의하는 한편 한방보험제제를 생산하고 있는 제약회사 관계자들과의 간담회를 연이어 개최, 한방제제 품질 향상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 수립에 나섰다.
특히 한의협은 복합제제로도 기준처방을 보험급여화 한다면 각 단미엑스산제마다 들어가 있는 부형제를 최소화해 보험약의 효과를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약의 용량을 감소시켜 생산원가를 줄임으로써 건강보험재정 절감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에서 보험관련 제도 개선을 함에 있어 가장 민감하게 보는 것이 있다면 바로 국민에게 정말 도움이 되는 것인지, 또한 건강보험재정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한 문제일 것이다.
복합제제가 단미혼합제제의 효능을 비교한 논문 26개 관련 논문 중 19개 논문에서 ‘복합제제가 단미혼합제제보다 유의성 있게 효능이 뛰어나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또한 현재 생산되고 있는 혼합제제의 가격을 비교해 보면 복합제제가 혼합제제보다 가격이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적산을 예로 들면 1일분을 기준으로 혼합엑스산제는 1,728원이었으나 복합제제일 경우 약 900여원까지 가격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복합제제를 급여화할 경우 약효가 더 뛰어나고 복용량이 줄어 환자가 편하게 복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건강보험재정에도 도움이 된다니 정부에서 반대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는 주장이다.